윤종규 연임 '빨간 불'?...KB노조, 회장 선임절차 제동
윤종규 연임 '빨간 불'?...KB노조, 회장 선임절차 제동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7.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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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KB금융 계열사 노농조합이 현재 진행 중인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임 절차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1일 시작된 선임 절차가 깜깜이라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에 유리한 구조라고 비판하고 있다.

윤종규 회장의 임기가 오는 1120일 만료됨에 따라 확대지배구조위원회(확대위)는 차기 회장 인선 절차에 착수했다. 지난해 마련한 경영승계규정에 따라 내부출신 18, 외부인 5명 등 총 23명의 후보군을 마련한 상태다. 오는 8일 확대위 회의를 열어 후보군 평가와 압축작업을 할 예정이다.

KB금융그룹 계열사 노조로 구성된 KB노동조합 협의회는 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장과 은행 부행장이 상시위원회에 참여해 경영승계규정이나 공모 절차도 없이 헤드헌팅 회사에서 추천 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후보자군(롱 리스트)를 선정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현재 KB금융그룹의 가장 큰 문제는 제왕적 최고경영자(CEO)”라며 경영진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맡은 사외이사가 회장 눈치만 보는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평가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윤 회장에 의해 연임을 보장받은 사외이사들이 차기 회장 선임을 준비하고 있다. 회장이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데 참여하고 사외이사가 다시 회장을 선임하는 회전문 인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 일방적으로 IR뉴스를 통해 지주 계획을 발표하는 행위는 마치 윤 회장의 연임을 위한 요식행위로 보인다며 이번 경영승계 절차가 2016년에 제정된 경영승계규정에도 못 미치며 퇴보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와 관련, KB금융그룹의 낡은 지배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새 사외이사로 하승수 변호사를 추천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하 변호사는 참여연대 출신으로 현대증권이 KB금융에 인수되기 전 노동조합 추천을 통해 현대증권 사외이사로 재직한 바 있다.

노조는 지주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 가능한 성장에 충실할 수 있는 근원적인 해결책은 바로 주주와 직원, 고객 등 이해관계자의 직접 참여를 통한 '경제 민주주의 실현'에 있다“‘경영진 견제라는 사외이사 본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끔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자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에 KB금융 관계자는 “KB금융지주의 회장 후보 추천 과정은 지배구조위원회규정과 경영승계규정에 따라 진행되고 있으며 이 규정은 제정되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논의가 필요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이사진들이 가장 중점을 두고 논의한 부분은 회장 후보 추천의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이었다고 반박했다.

또한 올해 4월 상반기 회장 후보자군 확정시에는 외부 후보자군의 최신성 유지·공정성 제고를 위해 전문기관으로부터 추천받은 신규 후보·기존 후보를 모두 전면 재평가하는 절차를 거쳤다후보군 확정 사실은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와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시됐다고 말했다. 따라서 KB금융지주의 경영승계 프로그램은 사실상 작년 12월부터 가동되어 온 셈이라는 것.

이어 이번 확대위 일정은 관련 규정과 실무 절차 진행을 위해 필요한 기간, 장기간의 추석 연휴 등을 고려해 그 시기를 정했으며 금년 초에 개최된 타사의 최고경영자 추천 일정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오는 8일 개최될 2차 확대위에선 3인 내외를 최종 후보자군으로 선정하게 된다. 윤 회장은 상기 평가 외에도 지난 3년간의 경영성과에 대한 평가를 별도로 받게 돼 한층 더 엄격한 절차를 거치게 된다는 게 KB금융 측 입장이다.

확대위는 최종 후보 선정을 위한 심층평가 일정, 방법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추후 확정 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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