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이해욱 부회장, 연이은 악재에 '골머리'
대림 이해욱 부회장, 연이은 악재에 '골머리'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7.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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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대교 붕괴사고,입찰 담합 등 악재 연이어

▲ 대림산업이 시공중이던 평택 국제대교 붕괴 현장
지난 26일 대림산업이 시공 중이던 평택 국제대교가 붕괴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로 인해 입찰 담합으로 받은 1400억의 공정위 과징금 등 대림산업이 다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무리한 공사가 사고 불렀나

26일 오후 320분께 평택시 현덕면 신왕리와 팽성읍 본정리를 잇는 평택 국제대교(1.3) 건설 현장에서 230m의 상판 4개가 20m 아래로 무너져 내렸다. 이 사고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평택시는 27일 오후부터 평택국제대교 교량 하부를 지나는 국도 43호선 세종평택 자동차전용국도중 오성교차로신남교차로(14km)를 전면 통제하고 있다.

사고 발생 다음날인 27, 손병석 국토교통부 1차관은 사고 현장에서 현황을 확인하고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던 위험천만한 사고였다면서 전문가로 구성된 민관 합동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붕괴 원인을 명확히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28일 국토부는 12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이 와중에 며칠동안 계속된 폭우 속에서 공사가 진행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현장 한 관계자는 비가 오는데도 공사 중단 없이 작업을 계속 했다연결된 바로 다음날에는 엄청난 비가 쏟아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붕괴된 슬라브(상판)은 지난 1일부터 19일까지 ILM(슬라브를 교량에 밀어 넣는 방식) 공법으로 설치가 이뤄졌는데 이 중 13일 동안 비가 내렸다. 토목 전문가들은 ILM 공법으로 교량에 슬라브를 설치할 경우 일반적으로 20일 가량의 기간이 소요된다고 본다. , 폭우에도 아랑곳없이 쉬지 않고 시공이 이뤄진 것.

여기에 대림 측이 슬라브 콘크리트 양생(콘크리트 굳히기) 과정에서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스팀(Steam) 양생으로 진행한 탓에 콘크리트 기준 강도가 적정기준에 80% 밖에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을 진행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날씨가 교량 접합 시공에 영향을 주었거나 공기를 줄이기 위한 양생이 사고 원인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결국 무리한 공사 강행으로 인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김상효 국토부 건설사고조사위원장은 실내에서 상판을 양생해 제작한 뒤 완성품을 조립하듯 교각에 올리는 공법이어서 붕괴 사고가 비와는 관련성이 낮아 보인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어떻게 조사할 건지는 파악 중이라며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원인을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견을 전제로 아무래도 복합적인 원인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사고 원인을 파악했냐는 물음에 회사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로는 사고가 나지 않아야 정상인데 현장에 못 들어가서 알 수 없다저희는 (국토부 건설사고조사위의) 조사를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CEO목숨은 파리목숨? 리더십 공백 우려

지난 810, 대림산업은 대표이사 변경을 공시했다. 김한기 대표이사 사장이 건강상의 사유를 들어 사임한 데 따른 변경 공시였다.

김한기 전 대표는 1984년부터 대림산업에서 30년 이상 근무해 잔뼈가 굵은 대림맨이다. 지난 20163월 취임해 임기는 20193월까지였다. 하지만 임기를 1년 반 이상 남기고 물러나게 돼 뒷말이 무성했다.

김 전 대표가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사퇴했지만 업계에선 석연치 않다는 반응이다. 한국주택협회장은 한동안 유임하는 것으로 결정됐기 때문. 대림산업 측은 일신상 사유이며 문책성 인사는 아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림산업의 실적을 보면 2015년 매출액 95140억 원에서 201698540억 원으로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20152068억 원에서 지난해 2653억 원으로 30% 가까이 늘어났다. 올해 대림산업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반기 매출도 지난해 48175억에서 56176억으로 18% 가량 늘어났다. 당기 순이익 2539억 원으로 반기 만에 2016년 한해 당기 순이익을 올리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김한기 전 대표의 취임 후 회사의 실적이 더 나아졌기 때문에 실적 부진에 의한 퇴진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오너 체제하 전문 경영인의 한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림과 관련해 부정적인 이슈가 터질 때마다 전문 경영인이 책임을 지고 물러난 사례가 한 번이 아니라는 것.

실제로 지난 2014년 임기를 2년 정도 남긴 채로 김윤 전 부회장이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실적 부진으로 3196억 원의 영업 손실을 입은 것이 원인으로 꼽혔다. 이어 지난해에는 당시 대표이사인 김동수 사장과 이철균 사장이 모두 임기를 1년가량 남긴 상태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정기 주총 직전에 터진 이해욱 부회장의 운전기사 갑질논란에 대한 비판 여론을 책임지는 경질 인사라는 게 건설업계 일각의 분석이다.

공정위 칼날이 발목잡나

대림산업은 공정위의 단골(?)고객이다. 공정위는 지난 201410월 포항 영일만항 외곽시설 축조공사 입찰 담합 사건으로 대림산업에 과징금 55억 원을 부과했다. 20164월에는 액화천연가스 저장탱크 건설공사 입찰 담합으로 368억 원을 부과했다. 담합에 참가한 국내 굴지의 업체 13개 중 4위에 달하는 과징금 액수였다.

지난해 10월 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공정위로부터 1474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아 건설업계 2위에 올랐다. 위반 횟수와 과징금 부과 건수로는 5, 소송계류 건수로는 3위다.

문재인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적폐청산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관련자 처벌과 함께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공정위의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규제와 갑질제재다. 과연 대림산업이 새 정부의 칼날을 잘 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27일 대림산업이 시공사로 선정된 서울 서초구 신동아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에 불안한 시선이 쏟아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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