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사망설 둘러싼 ‘4가지 의혹’
이건희 회장 사망설 둘러싼 ‘4가지 의혹’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7.0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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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물산, 에버랜드 이병철 창업주 묘 인근 공원화 사업 ‘왜?’

삼성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건희(), 이재용(감옥) 경영공백이 원인으로 보인다. 경영권과 관련없는 수상한 내부 정황들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경영권 승계 삼성물산 사업변경 소유와 경영 분리 등이다. 이 세 가지의 움직임은 이건희 사후를 대비하는 움직임이라는 게 재계일각의 시각이다. 본지는 삼성의 수상한 정황들에 대해 취재해 보기로 했다.

이건희 회장 명의 토지계획 변경 누가’?

▲ 에버랜드 일대 도시계획 변경 고시를 담은 용인시보
삼성 후계구도의 정점에 선 삼성물산에 사업변화가 눈에 띈다. 지난해 1021, 용인시는 2016-448호 고시를 통해 에버랜드가 위치한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일대에 대한 도시관리계획 변경결정을 고시했다. 이 일대 토지는 이건희 회장과 삼성물산 명의의 땅이 어지럽게 섞여있다. 삼성물산은 이 일대에 에코파크를 조성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할 경우 주변 토지 소유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 시기는 이건희 회장이 와병중인 시점과 겹친다. 이 회장의 동의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장남인 이재용 부회장의 재가없이 불가능한 사업이다. 갑작스레 이곳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한 데에는 무언가 이곳을 바꿀만한 중요한 일이 있어서 아닌가하는 의혹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 이건희 회장 명의 땅으로 가는 길을 차단기로 막고 있다.

2017819, 기자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 그러자 SUV에 타고 있던 삼성 에스원 직원이 현장을 확인하는 기자를 가로막았다.

에스원 직원 : “이곳은 사유지다. 들어가실 수 없다

기자 : “에버랜드 땅 아니냐?”

에스원 직원 : “사유지다

기자 : “이건희 회장 땅이라서 못 들어가게 하는거냐?”

에스원 직원은 답변을 회피했다.

물론 이건희 회장의 사유지를 에스원 직원이 지킬 수는 있다. 하지만 기자가 취재차 해당 장소에 간 날은 토요일이었다. 주말에도 직원이 차량을 동원해 지키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에코파크 조성 예상지역에는 주변에 공원처럼 나무 백 여 그루가 심어져 있었다. 그리고 멀리 묘역처럼 보이게 조성된 곳이 보였다. 성역(기자가 어릴 때 소풍간 헌인릉·선정릉 등의 왕릉 묘역과 같은 느낌을 주는 곳)처럼 보였다. 그 곳은 일각에서 이건희 회장의 묘자리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장소다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는 이병철 창업주의 묘소가 있다. 더군다나 이 장소는 20145월부터 공사가 시작된 걸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쓰러진 시기와 시간적으로 겹친다. 이래저래 의혹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 이건희 회장 묘역으로 추정되는 장소 위성사진(출처=다음지도)

이에 대해 삼성물산 측은 문자를 통해 해당 지역은 에버랜드가 준비중인 수목원(에코파크)의 부속 시설이라고 밝히고, “전체 유원지 계획 내에서 진행되므로 별도 동의가 필요하지 않은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말실수 논란

이 회장에 대한 의혹은 이것만이 아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이 25일로 예정된 가운데, 이건희 회장의 생존 여부에 대한 의혹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지난 8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심리로 열린 공판 중이던 이재용 부회장은 의미심장한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이 이날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3차 독대 내용을 진술하던 중 “(이건희) 회장님이 살아계실 때부터...”라고 말한 것. 직후 다급하게 회장님이 건재하실 때부터...”라고 정정했지만 논란이 일었다.

20145월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지난 3년간 이 회장의 생존 여부를 둘러싼 의혹은 가라앉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발언이 다시 의혹에 불을 붙인 것이다.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자신의 운명이 걸린 재판에서 한 발언을 과연 실수로만 볼 수 있느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던지기도 한다.

이건희 회장, 갑작스러운 IOC위원 사퇴

이러한 가운데 지난 11일 이건희 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직을 전격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IOC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 회장이 위원직을 사퇴했다고 발표했다. IOC에 따르면 이건희 씨 가족이 IOC EB에 이 씨를 IOC 위원으로 재 선출하지 않을 것을 IOC에 요청했다고 통보했다(the IOC EB was informed that the family of Mr Kun-Hee Lee has asked the IOC not to consider Mr Lee for re-election as an IOC Member).”는 것이다.

이 회장은 1996년 제105IOC 총회에서 IOC 위원으로 뽑혀 지금까지 위원직을 유지해 왔다. IOC 위원의 임기는 8년이지만, 1999년 이전에 선출된 위원의 경우 정년이 80세까지다. 이 회장은 정년인 80세까지는 아직 5년이나 남아 있는데다 와병중인 지난 3년 동안 IOC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먼저 사퇴를 요청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돌연 사퇴해 의혹이 일고 있다.

수륙재 지낸 홍라희 관장

이 보다 전인 지난 720,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은 부산 해운대구 해운정사에서 수륙재(水陸齋)를 지냈다. 와병 중인 남편과 구속 수감된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수륙재가 열린 대웅전에는 이건희 배상, 이재용 배상이라고 적힌 꽃이 세워져 있었다.

홍 전 관장은 집안에 우환이 있으니 조상을 잘 모셔야겠다며 조계종에 수륙재를 지낼 만한 곳을 수소문했고, 조계종 측이 종정 진제스님이 있는 해운정사를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륙재는 물과 뭍에서 헤매는 영혼 등 의지할 곳 없이 떠도는 외로운 넋이 극락세계로 갈 수 있도록 명복을 비는 대표적인 불교의례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수륙재의 성격을 두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해명에도 끊이지 않는 의혹

지난 531<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경찰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일부 대기업 총수들의 자택 인테리어 공사를 전담해온 업체의 세금 탈루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건희·이재용씨 자택 공사 비용을 삼성물산이 수표로 줬다는 업체 핵심 관계자의 증언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횡령 또는 불법 비자금일 가능성 등 이 돈의 출처와 성격을 가리기 위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직원이 이 회장 자택 공사비용을 납부한 의혹을 받는 상황에서 와병중인 이 회장이나 아들인 이 부회장이 선뜻 자기 땅을 에코파크 조성 용도로 삼성물산에 넘겼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또한 기자가 목격한 에스원 직원도 의문이다. 일반적으로 에버랜드 일대에서 근무하는 에스원 직원은 삼성물산과의 계약을 통해 일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회장의 사유지를 지키는데 동원된 게 맞다면, 이는 삼성물산의 배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014516, 한 언론은 이건희 회장의 사망설을 단독 보도해 논란이 일은 바 있다. 이후에도 이 회장의 사망설은 주기적으로 나오며 삼성그룹 주가가 요동치기도 했다. 그때마다 삼성 측은 이 회장의 건재함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 회장 신변의 변화를 암시하는 정황들이 나오면서 이러한 의혹은 다시 수면위로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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