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주가조작을 다룬 영화, ‘작전(2009·감독 이호재)’을 방불케 한다는 지적이다. 거래소와 금감원, 공정거래위원회, 검찰 등 관계기관의 계좌추적과 관리 감독이 시급한 배경이다.
에스에프씨의 자전거래는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집중됐다. 특히 7월 25일 장중 저점 대비 21.07%가 급등했던 10일과 11일, 자전 거래가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자전거래는 키움증권 계좌를 통해 총 445건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해당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거래가 우연의 일치 아니었을까”라고 반문했다.
더욱이 그런 거래가 하루에 수백 건이 발생했다면 말이다.
이처럼 자전거래(cross trading)는 동일 증권사에서 동일 시간에 같은 종목·수량·가격으로 매도와 매수주문을 동시에 일으키는 매매이다. 따라서 거래되는 시·분·초가 같다. 다만 체결량의 차이는 선주문, 대기 중이던 수량이 체결됐거나 수량을 달리 주문했기 때문이다.
작전세력들은 이러한 방법을 악용한다. 물량을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한다. 그러면서 그들이 원하는 임의의 주가를 만든다.
또 이들은 자전 거래를 통해 거래량을 늘린다. 이는 임의로 발생시킨 눈속임 거래량인 것. 자연스레 개인투자자(개미)의 시선을 끌 수 있다. 그러면서 원하는 가격에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이다.
이처럼 세력들은 시세조종을 노린 자전 거래를 통해 주가를 견인하거나 세력이 보유한 물량을 털기도 한다. 결국은 시세차익을 노리는 게 그들의 목적이다.
즉 에스에프씨의 그래프는 최근 누군가에 의해 매우 수상하게 음봉과 양봉의 형태로 채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런데 이날 고점 3735원을 기록한 게 10시 정각이었다. 기사 송출 동시에 이날 고점을 찍었다는 분석이다. 또 이날 에스에프씨는 전날 대비 무려 13배에 달하는 대량거래가 발생했다. 자전거래를 통한 눈속임 거래가 그 역할을 담당했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자전거래 주체인 소위 세력들이 차익실현을 할 때이다. 뻘건 불기둥(장대양봉)을 보고 달려든 개미들의 피해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11일, 에스에프씨는 제삼자 배정을 통해 156억 원규모의 유상증자를 일으켰다. 시쳇말로 거액의 돈을 찍은 것이다.
이와 관련 취재진은 에스에프씨 측 입장 수렴을 위해 수차례에 걸쳐 전화와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에스에프씨 측은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시감위에 따르면 이들의 수법은 크게 4단계로 나뉜다. 경영권을 확보한 후 3자 배정 유상증자나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한다는 것.
이어 허위사실 유포나 호재성 공시로 주가를 끌어올린 다음 주식을 매도해 차익을 남기고 빠져나가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미공개정보를 이용하거나 억지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세력들 간에 통정(자전)거래 등의 방법도 이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무자본 인수합병(M&A)을 숨기기 위해 전문가를 실제 인수자처럼 내세우는 방법도 동원됐다.
시감위는 상장사를 인수한 최대주주가 인수자금을 차입으로 마련했거나 인수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경우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최대주주 변경 전후에 지나치게 언론 홍보에 나서거나 신주인수권, 전환권 행사 전후에 거래량이 급변하는 경우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에스에프씨의 그래프가 어찌 살아(?) 움직이는지 집중해서 관찰할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