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체제’ 효성그룹, 글로벌 공략 강화
‘조현준 체제’ 효성그룹, 글로벌 공략 강화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7.0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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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래 전 효성 회장 경영일선 퇴진, 창업 2세 경영 막 내려
▲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조석래(82) 전 효성 회장이 지난 14일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효성그룹은 이날 조 전 회장이 고령과 건강 상의 이유로 효성의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966년 동양나일론에 입사해 시작한 그의 기업인 인생이 51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사실상 그룹 회장직을 넘겨받은 1981(효성중공업 회장)부터 따져도 36년 만에 그룹 총수에서 물러나는 것이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그룹의 경영도 창업 2세에서 3세로 넘어가게 됐다.

 

글로벌 기업으로 이끌어

 

조 전 회장은 일본 와세다대 이공학부와 미국 일리노이 공과대학원에서 공부한 공학도였다. 이런 공학도 특유의 꼼꼼함은 공장 현장 등을 둘러보며 세심한 부분까지 살펴보고 지시하는 업무 스타일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그는 조 대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효성그룹 회장 취임 후에는 경영혁신과 주력 사업부문의 글로벌화를 이끌며 효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전국경제인연합회장, 한미재계회의 위원장, 한일경제협회장 등을 역임하며 민간경제 외교관 역할도 맡았다.

효성은 1966113일 창업한 동양나이론을 모태로 한 기업이다. 창업주인 고 조홍제 회장은 이병철 삼성 회장과 삼성물산을 공동 창업하기도 했다. 이후 독립해 세운 회사가 나일론 원사를 만드는 동양나이론이다. 조홍제 회장은 1981년 장남 조 전 회장에게 효성을 물려줬고 차남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과 셋째 아들 조욱래 디에스디엘(DSDL·옛 동성개발) 회장에게는 각각 한국타이어와 대전피혁의 경영을 맡겼다

효성은 앞으로 조현준 회장이 중심이 돼 이끌어 갈 전망이다. 창립 50년 만에 3세 경영이 본격화되는 셈이다.

조 회장은 미국 예일대 정치학과 학사, 일본 게이오대학교 법학대학원 정치학부 석사를 거쳐 일본 미쓰비시 상사와 모건 스탠리에서 근무했다. 이후 1997년 효성그룹 전략부문 부장으로 입사했다. 지난해 1229일 부친인 조 전 회장의 뒤를 이어 회장으로 승진했다.

조 회장은 2007년부터 섬유·정보통신PG장 겸 전략본부장(사장)을 맡아 섬유PG 부문을 현재 효성 그룹 영업이익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주력 제품인 스판덱스의 경우 2010년 시장점유율 세계 1(23%)로 올라선 이후 꾸준히 시장지배력을 높여 지난해는 점유율 32%2위와의 격차도 더 벌렸다.

이같은 스판덱스의 돌풍은 조 전 회장이 공들여 세운 기둥이기도 하다. 그의 오랜 집념에 힘입어 효성은 1990년대 초 국내 최초 독자기술로 스판덱스 개발에 성공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본격적인 수익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효성은 현재 재계 서열 25위로 섬유, 산업자재, 중공업, 화학, 무역, 건설 등 6개 사업군에 걸쳐 사실상의 지주회사 효성을 비롯해 총 45개 국내 계열사(해외 65)를 거느리고 있다.

 

조현준 체제 안정화 판단

 

조 전 회장 사임으로 2인 대표이사체제를 유지하던 효성은 김규영 사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가 됐다. 현재 사내이사인 조현준 회장이 대표이사직에 오를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룹 관계자는 조 전 회장이 그간 고령에도 불구하고 효성의 경영안정화를 위해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다해 왔다회사가 2년 연속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하는 등 글로벌 경영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고 조현준 회장 중심의 경영체제가 안정적으로 구축됐다는 판단 하에 사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맡을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표이사직을 맡기 위해서는 임시 이사회에서 승인만 받으면 된다.

조현준 체제효성은 올해 1분기 매출 28711억원, 영업이익 2323억원 등의 실적을 달성했다. 1분기 실적으로는 역대 최대치다. 지난해에도 매출 119291억원에, 영업이익 1163억원을 달성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1조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업계는 첫 시험대에 오른 조 회장이 실적 성장을 이어가며 경영 리더십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1269억원) 대비 27% 늘어난 1611억원을 기록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이 같은 실적은 섬유, 산업자재 부문 등의 호조에 따른 것이다. PP(폴리프로필렌) 생산성 확대와 건설 부문의 경영효율성이 극대화된 것도 주효했다. 향후 조 회장은 해외투자 확대를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조 회장은 원천 기술력을 바탕으로 어떠한 시장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고 승리할 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속적인 품질 개선, 신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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