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중국사업 고배...베트남 찍었지만 '만만찮네'
정용진, 중국사업 고배...베트남 찍었지만 '만만찮네'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7.0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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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중국 이마트사업에서 뼈아픈 실패를 맛봤다. 국내 유통업체 중 가장 먼저 중국에 진출한 이마트가 20년 만에 현지 사업에서 손을 떼게 될 처지다.

앞서 정용진 부회장은 중국사업 확대를 추진하며 공격적으로 이마트 매장을 확대했다. 사실상 도전에 실패한 정 부회장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통업계들이 너도나도 포스트 차이나로 떠오른 베트남에 몰린 상황. 격전이 예고되며 이마저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중국사업 확대 펼쳤지만 쓴 맛..."그만 접고 베트남 갈까"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미 지난 2011년부터 중국 사업 구조조정에 돌입해 현재 불과 7개 매장만 운영 중인 상태다. 이달 말 임대 계약이 끝나는 상하이 라오시먼점은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폐점하기로 했다.

현재 운영 중인 루이홍점, 무단장점, 난차오점, 창장점, 시산점, 화차오점 등 6개 점포도 폐점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이마트 중국사업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는 것은 실적 부진이다. 여기에 최근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문제가 불거지며 중국 내 반한 감정까지 커지자 사업을 끌고 갈 동력을 잃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마트 측은 중국 사업을 모두 접기로 결정한 것은 아니며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매각 가능성도 나온다. 현재로선 이마트 중국사업 인수에 구체적으로 관심을 갖는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지난 1997년 상하이에 1호점을 오픈한 이후 한때 중국 내 매장을 27개까지 늘리며 사업을 확장했다. 당시 정 부회장은 10년 내 이마트 100호점까지 점포를 늘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목표치의 3분의 1도 안되는 27개 점포를 오픈했을 때 적자는 엄청난 속도로 불어났다.

중국의 배타적 문화에 따른 현지화 실패, 높은 점포 임차료 부담, 입지 선정 실패, 중국 경기 둔화 등 시장에 대한 준비 부족으로 고전한 것이다.

이마트는 매년 매장수를 줄여 영업 적자 폭을 지난 2014440억원, 2015351억원, 2016216억원으로 줄였다. 그러나 최근 3년 간 누적 적자만 1000억원에 육박했다. 최근 사드 문제로 인해 높아진 중국 내 반한 감정도 사업 철수 검토 요인이 되고 있다.

이마트는 대신 베트남사업을 신중하게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정 부회장은 과거 이마트 베트남 점포는 동남아시아 시장 가능성을 실험하는 자리라면서 사업 성패에 따라 다른 동남아 국가로의 추가 진출을 고려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 정 부회장은 “(중국과 같은) 더 이상의 실패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른 유통기업들도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에 길이 막히면서 성장성이 강점으로 꼽히는 베트남을 지목하고 나섰다.  결국 베트남이라는 제 2라운드에서 이들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태세다.

우선 롯데마트 역시 중국 사업에 실패한 만큼 베트남 시장에 공을 들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CJ그룹도 베트남 시장 진출에 관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중국에 이어 베트남에 제3CJ를 건설하겠다는 사업 비전을 밝힌 바 있다. 정 부회장이 베트남에 한 발 먼저 진출한 롯데마트와 베트남 공략 의지를 밝힌 신세계와의 경쟁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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