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에 성공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당당한 성적표'를 공개했다.
포스코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1조3650억원. 포스코의 1분기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어선 건 2011년 이후 6년 만이다. 게다가 지난달 말 발표한 잠정치(1조2000억원)를 10% 이상 웃도는 수치다. 권오준 회장이 뚝심있게 내세운 WP(월드프리미엄)제품 판매 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다.
포스코는 18일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조365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89.4%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소폭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189.4%나 뛰어올랐다. 철강부문 이익 증가와 트레이딩 및 비철강부문 계열사의 고른 실적 호조에 힘입은 결과다. 영업이익률은 전분기 3.1%에서 6%포인트 늘어난 9.1%를 기록했다.
부문별 합산 영업이익의 경우, 철강 부문과 트레이딩 부문은 전분기대비 각각 60.8%, 60% 증가한 1조 234억원, 1267억원이다. E&C(포스코건설) 부문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에너지 부문도 전분기대비 26.7% 증가한 750억원을 달성했다.
해외 주요 철강법인의 실적도 크게 호전돼 전체 영업이익 증가에 기여했다.
중국 스테인리스스틸 생산법인 장가항포항불수강과 인도 냉연 생산법인 포스코 마하라슈트라의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각각 41.7%, 80% 증가한 520억원과 387억원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 PT크라카타우 포스코, 베트남 봉형강공장 포스코SS-VINA의 영업적자도 큰 폭으로 축소됐다.
별도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각각 9.7%, 63% 늘어난 7조674억원과 7954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8396억원이다.
이같은 성적은 WP(월드프리미엄)제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증가와 원가절감 등이 효과를 본 덕분이다. 지난해 1분기 전체 판매에서 44.5%를 차지한 WP 비중은 올해 1분기 53.4%로 상승했다.
WP 제품은 세계에서 포스코만 단독으로 생산할 수 있는 월드퍼스트(WF), 기술력과 경제성을 갖춘 월드베스트(WB), 고객 선호도와 영업이익률이 높은 월드모스트(WM) 제품을 의미한다. 권 회장은 ”우리만 만들 수 있는 제품 판매를 늘려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글로벌 돌발 위기가 발행해도 포스코만 생산 가능한 제품의 판매 비중이 늘면 타격을 적게 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부채비율의 경우 별도기준 17.6%, 연결기준 71%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포인트, 6%포인트 감소했다. 포스코 측은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포스코는 2014년 49개였던 국내 계열사를 올해 말까지 32개로 줄여 구조조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또한 그룹 핵심역량을 근간으로 한 스마트 포스코로의 체제 전환을 통해 ‘미래 50년’을 본격 준비한다. 올해부터 3년간 2조5000억원을 미래 성장동력 확충에 투자한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그룹사업 스마트화는 권 회장이 연임 확정 후부터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분야다.
권 회장은 지난 달 30일 여의도 NH투자증권 대강당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내년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지금이 새로운 50년의 성공 역사를 쓰기 위한 미래성장을 준비할 수 있는 적기”라고 했다. 이날 권 회장은 자신의 임기 3년 안에 그룹 연결 영업이익을 5조원까지 대폭 늘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기 체제' 돌입 이후 기분 좋은 첫 성적을 낸 권 회장의 발걸음도 빨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