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로보틱스 지주사 체재
현대중공업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로보틱스 지주사 체재
  • 권민정 기자
  • 승인 2017.0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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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서 현대중공업·로보틱스·건설기계·일렉트릭 등 4개사 공식출범

 현대중공업이 지배구조 개편에 돌입했다. 현대중공업·로보틱스·건설기계·일렉트릭 등 4개사로 분할 '각자도생'에 나선다. '제2의 창업' 수준의 대변신, ‘글로벌 톱5’ 도약에 나선다.

현대중공업그룹은 3일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기념행사를 갖고 현대중공업·로보틱스·건설기계·일렉트릭 등 4개 회사가 공식출범한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오늘이 현대중공업의 제2 도약을 위한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면서 “앞으로 기술과 품질을 모든 경영의 핵심 가치로 삼아 각 분야 글로벌 톱5 진입을 목표로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말 현대그린에너지(태양광)와 현대글로벌서비스(선박 서비스)를 분사시켰다. 이번에 4개 독립 회사 분할을 마무리 지었다.

현대중공업이라는 하나의 회사가 총 6개 독립 법인으로 쪼개진 셈.

현대로보틱스를 지주회사로 하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지주사 규제 요건을 2년 안에 모두 충족해야 한다.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수조 원에 달하는 자금이 그룹 내에서 오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분사로 '현대로보틱스→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으로 이어지는 지분 구조가 생겨났다.

지주사는 손자회사의 국내 계열사 주식 소유가 제한되기 때문에 현재 4단계 구조를 3단계로 줄여야 한다.

결국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새롭게 생긴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해소하는 것도 숙제다.

현대미포조선은 분사에 따라 보유하게 된 로보틱스 지분 7.98%를 오는 9월 말까지 매각해야 한다.

또한 2년 안에 로보틱스가 중공업·건설기계·일렉트릭 등 지분율을 20%까지 늘리는 것도 과제다. 로보틱스는 13.4%만 보유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현대중공업의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로보틱스 자사주와 정몽준 등 대주주가 보유한 나머지 3개 회사 지분(각각 10.2%)을 스와핑 방식을 거론한다.

로보틱스는 중공업·건설기계·일렉트릭의 지분 20%를 확보할 수 있고, 정몽준 등 대주주는 지주회사인 로보틱스의 지분율을 높여 경영권을 확고히 알수 있다.

이 과정에 자회사 간 인수·합병(M&A)도 방안도 제시됐다.

현대중공업·로보틱스·건설기계·일렉트릭 등 4개사는 오는 2021년까지 총 3조5,000억원을 기술 개발에 투입할 계획이다.

계열사별로는 △현대중공업 2조500억원(시설투자 3,900억원 포함) △현대일렉 6,800억원 △현대건설기계 6,600억원 △현대로보틱스 1,100억원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궁극적으로 매출액 대비 기술 개발 투자를 글로벌 선진기업 수준인 6~7%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런 기술 중심 기업으로의 변화를 위해 설계 및 연구개발(R&D) 핵심 인력을 현재 4,000여명에서 1만명까지 대폭 늘릴 계획이다.

4개사의 최고기술책임자(CTO)에는 부사장급을 앉힐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금까지 각 사업이 한 울타리에 있어 필요한 기술 투자에 제약에 있었다”면서 “완전 독립 법인으로 분할된 만큼 개별 상황에 맞는 투자가 적기에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다는 지적을 받아 온 직급 체계도 이번 기회에 대폭 손질한다.

기존 4급-대리-과장-차장-부장으로 이어지는 5단계 직급 체계를 단계적으로 3단계까지 간소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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