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회장 "박근혜·안종범 요구, 수준 이하"
황창규 KT회장 "박근혜·안종범 요구, 수준 이하"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7.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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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창규 KT 회장 (사진=KT)

최순실 국정농단사건과 관련해 28일 증인으로 나온 황창규 KT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지인 채용 요구를 상식 밖’, ‘수준 이하라고 표현했다.

황 회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수석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광고감독 차은택씨 인맥인 이동수·신혜성씨 채용과 스키단 창단 제안 등 청와대의 지시사항 등에 대해 증언하며 이같이 말했다.

황 회장은 지난해 2월 박 전 대통령과 독대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잘 검토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봉투 두 개를 전해 받았다. 이 봉투에는 최씨 회사인 더블루K가 작성한 연구용역 제안서와 최씨와 조카 장시호씨 회사인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가 작성한 KT 스키단 창단 계획서가 들어 있었다. 황 회장은 대통령 요청이라서 검토는 했지만 용역 대금이 높고 역량도 떨어져 보이는 등 수용할 수 없었다제안서는 우리가 전혀 수용할 수 없는 상식 밖의 이야기였다고 했다.

안 전 수석으로부터 피어링포털이라는 벤처기업이 KT에 사업 적용가능한지 검토해봐달라 요구에 대해서는 내용 자체가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VIP 지시사항이라고 들었느냐는 질문에는 확실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쨌든 수준 이하의 제안을 계속적으로 이야기하고 검토해달라고 하는 것을 볼 때 그런 느낌은 충분히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지시사항을 전달한 안 전 수석의 말에 압박보다 의논한 것이 아니냐는 변호인 신문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 경제수석이 대통령 지시사항이고 요구사항이라고 하는 데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또한 제안을 거절한 이유로 KT 기업가치와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상식에 맞지 않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동수 씨를 채용하게 하고 보직 변경까지 요구한 데 대해서도 이씨가 입사한 지 8개월만인 그해 10, 안 전 수석이 이씨를 KT 광고업무를 총괄하는 IMC 본부장으로 전보해주길 여러 차례 요구했다청와대 경제수석이 사기업체의 보직 변경을 요구하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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