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세론... 제2의 '이회창 대세론' 전철 밟나?
문재인 대세론... 제2의 '이회창 대세론' 전철 밟나?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7.0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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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본격 대선정국의 막이 올랐다. 59장미 대선이다. 문재인 대세론이 견고하다. 17YTN 대선 지지율 조사결과, 문재인(31.4%), 안희정(20.2%), 안철수(11.4%), 이재명(9.3%), 홍준표(5.9%) 순이다. 문 캠프에 폴리페서(Polifessor, 정치+교수)’와 관료까지 몰려들고 있다. 싱크탱크, 자문단, 지지모임 등의 인원이 1400명이 넘어섰다. 새 정부에서 요직을 기대하는 행보가 아니냐는 의심에서 자유롭긴 어렵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이 없다. 대세론에 몰려든 인사들에게 연이어 문제가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이회창 대세론의 전철을 밟는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공정뉴스>는 문재인 대세론 분석을 통해 청와대의 이 누구에게 열릴 것인가에 대해 알아본다.

문재인은 강해졌다. 대세론이다. 17YTN대선 지지율 조사결과, 문재인(31.4%), 안희정(20.2%), 안철수(11.4%), 이재명(9.3%), 홍준표 (5.9%)이다. 지지율만 보면 문은 차기 청와대의 주인자리를 예약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잔칫날만 기다리면 되는 형국이다.

문 캠프에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전문가 1000여 명이 참여하는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을 출범시켰다. 올해 들어서도 114일에는 각 분야 전문가 지지자모임 더불어포럼을 창립했다. 214일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장차관 출신들이 대거 참여하는 자문단 ‘10년의 힘 위원회를 공개했다. 국민의당 공천관리위원장을 지낸 전윤철 전 감사원장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하는 경선캠프를 공개했다. 1400여명이 문을 지지하고 있다.

대선 때마다 대선 캠프에 줄대기가 횡행하는 이유에 대해 정치·행정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인사권을 남용하면서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자리가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자리는 중앙부처 장차관, 공공기관 기관장, 감사 등 3000~4000개에 이른다. 법원, 검찰, KBS, 각종 협회 등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까지 포함하면 수만 개는 된다는 주장도 있다.

줄 대기의 폐해는 집권 후 새 정부에서 패거리 인사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문제라는 지적이다. 줄 대기에 능하거나 지연, 학연 등으로 얽힌 이들만 요직을 차지하면서 반대편에 선 인사는 물론 중립적인 인사들까지 배제되기 십상이다. 이런 이유에서 대선주자를 향한 줄 대기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도 높다.

대선주자의 입장에서는 캠프에 몰려드는 인사들을 뿌리치기 어렵다. 자신의 세를 과시하는데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이유에서 역대정권마다 줄 대기와 낙하산 인사가 반복되어 온 것이다.

문 캠프 설화로 신뢰 곤두박질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이 없다. 요즘 문재인 캠프의 처지다. 영입인사들이 잇따라 구설에 휘말리고 있다. 합류한 사람들이 워낙 많은 탓에 다양한 목소리가 여과 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외부에서 수혈된 인사들이 논란의 중심에 서는 모습이다.

문재인의 첫 번째 영입인사인 표창원 의원이 설화와 구설의 포문을 열었다. 표 의원은 지난 1표현의 자유를 향한 예술가들의 풍자 연대와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 BYE! 을 열었다. 이중 박근혜 대통령을 나체로 묘사한 그림이 전시돼 여성혐오프레임으로 논란이 일은 것. 이는 당시 새누리당과 민주당내 소위 여성 의원들의 반발까지 불러 일으켰다. 결국 표 의원은 캠프에서 물러났다.

문재인 지지를 표명한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은 5·18과 관련해 저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발포를) 지시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그래서 그들이 감옥에도 가고 그런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호남 민심에 반하는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문 전 대표 캠프 국정자문단 ‘10년의 힘 위원회공동위원장을 맡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정남 피살 사태에 대해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납치사건과 비교하며 우리가 비난만 할 처지가 아니다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며 도마에 올랐다.

문재인이 당 대표시절 영입한 양향자 최고위원도 지난 6일 기자들과 식사 자리에서 “(반올림이) 전문 시위꾼처럼 귀족노조들이 자리를 차지하는 방식으로 (활동)한다. 유가족도 아닌 사람들이 그러는 것은 용서가 안 된다고 말해 논란이 되자 사과를 했다. 실제로 삼성전자 반도체 문제 관련 유가족 대표 8명 중 무려 6명이 삼성전자와 반올림 협상단이 지난 16개월 동안 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어떠한 진전도 없었다. 유가족들의 요구 사항을 들어주는 게 아니라 정치적인 행보만 보이고 있다며 반올림과 결별, 직접 삼성전자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거센 비난에 묻혔다.

손혜원 의원도 설화의 주인공이 됐다. 9일 팟캐스트 <정치, 알아야 바꾼다>에서 정청래 전 의원, 이동형 작가, 손수호 변호사와 함께 출연하면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 설화로 논란이 됐다. 당시의 대화는 다음과 같다.

정청래 :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진짜 고도로 치밀하게 계산된 승부사다. 그냥 툭툭 던진 게 아니고 정교하게 계산해서 툭툭 던지는데 계산된 발언언지 사람들이 눈치 못채게 하는 것일 뿐이다

손혜원 : “그런데 마지막으로 떠나실 때는 그것은 계산된 것... 계산 했으면 그러면 어떻게 됐던 것이냐

정청래 : “그것은 계산을 안했다

손혜원 : “계산한 것이다. 내가 이렇게 떠날 때 여기서 모든 일이 끝날 것이라고 했고 실제 끝났냐?”

손 의원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이 계산됐다는 발언이 논란이 됐다. 비난 여론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손 의원은 제 무지의 소치였다고 사과하고 더문캠 홍보 부본부장직을 사퇴했다.

문 경선캠프로 합류한 전윤철 전 감사원장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악성 노조까지 고려하면 민간 기업에서 일자리를 창출할 여력이 적다고 발언했다가 문제가 됐다.

네티즌 사이에서 소위 페미나치로 불리는 남인순 의원도 구설의 주인공이 됐다. 그의 영입문제는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었다. 캠프에서 내보내지 않으면 지지철회까지 하겠다는 네티즌의 반응이 나왔다. 이에 대해 더문캠의 공식적인 대응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표는 구설과 설화가 발생하면 곧바로 비판하거나 인사 조치를 주문하는 등 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설화가 계속되자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다른 당이나 대선주자들은 문 전 대표가 직접 책임질 일이라면서 공세 수위를 높였다. 국민의 당 장진영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전인범, 양향자에 이은 손혜원의 망언폭탄, 문재인 전 대표 영입인사는 지뢰밭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문 전 대표 본인이 직접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장 대변인은 손 의원의 망언은 일베를 능가하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능욕이라며 영입인사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영입을 추진한 문재인 전 대표 본인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인재 과유불급, 2의 이회창 대세론?

문재인 캠프의 인재 러시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평가다. 대세론에 안주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대선까지는 불과 50여일. 영입인사와 내부인사들의 구설과 설화가 문재인 대세론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
작금의 정치 상황이 이회창 대세론이 일었던 199715대 대선과 200216대 대선 당시와 흡사하다는 분석이다. 당시 이회창은 유력 대통령 후보였다. 재벌·정치인·교수 등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유명 인사들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1997년에는 DJ에게, 2002년에는 노무현에게 막판 뒤집기 한판으로 패했다. 1997년은 IMF외환위기, 이인제 신한국당 경선불복 탈당 출마, DJP연합, 세풍, 총풍 등이 막판 변수가 됐고, 2002년에는 국민경선제, 월드컵 바람 탄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단일화파기 등이 이회창 대세론을 막았다.

대세론은 이다. 결과가 아니다. 변수가 있다는 의미다. 현재 지지율 1위를 지키고 있는 문도 안심할 수 없다는 의미다.

KBS 정치부 기자 출신인 김구철 정치평론가는 저서 <김구철의 대선 전략>을 통해 문재인 대세론을 분석했다. 김구철 평론가는 역설적이지만 문재인의 강점이 문재인의 약점이다면서“2002년 이회창이 노무현에게 진 것은 한나라당 내부에 경쟁자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문재인이 201612월 이후 지지율 1위를 기록했던 것처럼, 이회창도 1998년 이후 4년 내내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였다. 스스로 가장 준비된 대통령 후보라고 자만했다. 당내는 물론 외부에서도 경쟁자를 찾아 볼 수 없었다. 결과는 달랐다. 노무현의 승리였다.

당시 새천년민주당은 16부작 정치드라마로 불리는 국민경선제를 실시했다. 제주를 필두로 해서 전국 16개 시도를 돌면서 당원(50%)과 국민(50%)들이 직접 투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노무현, 김근태, 김중권, 유종근, 이인제, 정동영, 한화갑 등이 후보로 출마했다. 국민경선제 도입 이전에 부동의 1위는 이인제였다. 노무현은 군소후보로 지지율 10%미만이었다. 경선 국면이 시작되면서 노무현은 영남후보론과 이인제를 겨냥해 정체성 시비20%대 지지율에 진입했다. 제주, 울산을 거쳐 최대승부처인 광주경선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대선열차에 올라탔고, 서울 경선에 승리하면서 대선후보가 됐고, 이회창을 무너트리며 대통령이 됐다.

구철 평론가는 문재인은 인간의 속성을 읽고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타협과 협상을 배워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세론에 여야는 대선과 동시 개헌, 대통령 임기단축 등 개헌으로 반문 연대가 추진되고 있다. 문재인을 제외한 비문재인으로 후보가 뭉친다면 문은 고립되어 고전할 수밖에 없다는 것. 이런 이유에서 타협과 협상을 통해 비문계를 끌어 안아야한다는 조언이다.

1990YS는 내각제 합의각서를 쓰고 3당 합당하여 대권을 거머쥐었다. 1997DJJP에게 내각제 개헌과 총리·장관 자리를 협상 카드로 내밀고 DJP연합으로 대권을 잡았다. YSDJ는 모두 국민여론을 핑계로 내각제 개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정치는 결국 승자의 독식이라는 것이다.

문재인 대세론에 줄 서기를 경계해야 한다. 문재인 캠프에 1400명이 활동하고 있고, 관료사회마저 줄서기를 하고 있다. 김 평론가는 캠프 참여하는 인사들은 전쟁에서 승리하면 보스 주변에서 물러나야 한다. 그래야만 전쟁에서 이기고 전쟁 뒤에도 통치를 잘 할 수 있다면서 인사는 만사다. 국가경영을 잘하기 위해서는 인사경영을 잘해야 한다. 인재영입 단계에서부터 꼼꼼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 그 과정에서 문제가 되는 인사들은 과감히 쳐내야 한다. 이러한 재정비 없이 좋은게 좋은 것식으로 넘어간다면 청와대 문을 열고 들어가기는 힘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사위는 던져 졌다. 이변이 없는 한 문재인은 당내 경선을 거쳐 더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대권 3수는 없다고 강조한 문재인은 대세론에 매몰되지 말고 대세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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