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우 신한지주 회장 "신한사태, 억울해도 내려놓아야"
한동우 신한지주 회장 "신한사태, 억울해도 내려놓아야"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7.03.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퇴임을 앞둔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69)14일 신한금융 전직 경영진들 간의 갈등사태인 신한사태와 관련해서 후계 승계프로그램이 없어서 발생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회장은 신한사태 당사자들에게 억울해도 신한금융을 사랑한다면 내려놓아야 할 때라고 메시지를 전했다.

신한사태는 2010년 신한금융 라응찬 전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 등 경영진이 충돌한 사건으로 회장의 연임이 무한정 가능한 시스템이 근본 원인이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법적 공방이 6년 넘게 이어진 끝에 신 전 사장과 이백순 전 행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지난 9일 나왔다. 벌금형 확정으로 사실상 대부분 혐의를 벗게 된 신 전 사장은 명예회복에 대해 신한이 응답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한 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과거 일이 미래의 걸림돌이 돼선 안 된다마음의 응어리가 있더라도 신한의 미래를 위해 내려놔야 할 때라고 밝혔다. 신한을 사랑하는 선배들이 각자 과거의 짐을 내려놓는 것이 진정으로 이기는 길이라고 했다.

신한사태는 누가 옳고 그르고의 문제가 아니라 지배구조와 승계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라는 게 한 회장의 주장이다. 그는 다른 부분에 있어선 신한이 시스템화를 잘 했지만 라응찬 전 회장이 있어서 그랬는지 선진화된 승계 프로그램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 회장은 신한사태로 당시 라 회장과 신 사장이 모두 물러난 뒤인 20112월 취임했다. 그는 오는 23일 신한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용병 회장 내정자에게 바통을 물려주고 퇴임한다. 다만 퇴임 후에도 신한금융의 고문역할을 할 계획이다.

한 회장은 “(신한금융) 회장 임기를 만 70세로 제한한 룰이 연임을 가로막는 자승자박의 룰 아니냐는 얘기도 있지만 잘 정해진 제도라고 생각한다그 룰을 만든 당사자로서 물러나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지급이 보류된 신 전 사장의 스톡옵션 건에 대해서는 새로운 멤버가 들어올 이사회에서 활발한 토론을 벌여 결정할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한 회장은 최근 금융환경과 관련해선 인공지능(AI)이나 핀테크(금융+기술) 등 새로운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만으로 1등 금융그룹 자리를 수성할 수는 없다무엇보다 본업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회사들의 상품 등은 사실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중요하다고객 자산을 어떻게 불려줄지 진심으로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새로 그룹을 이끌어갈 경영진에 대해선 조용병 회장 내정자는 리더십과 포용력이 있는 사람이고 위성호 행장은 남보다 훨씬 전략적인 접근을 하는 사람이라며 신한 최강의 멤버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재일교포 주주들은 새 경영진에 대해 불안해하는 상황. 그는 앞으로 고문으로 있으면서 교포 주주들이 어떤 점을 걱정하시는지를 후임자에게 조언해주겠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후배들에게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면서 따뜻한 금융을 제공한다는 마음가짐을 잊지 말라는 두 가지를 당부했다. 한 회장은 새로운 대출 서비스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담보 잡고 하는 대출만 고집해서는 곤란하다장기적인 신뢰를 위해서는 고객을 위한다는 진정 어린 자세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