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내부고발자, 정의선 겨냥 총알 김위철 사장 맞고 '낙마'
현대 내부고발자, 정의선 겨냥 총알 김위철 사장 맞고 '낙마'
  • 최남일 기자
  • 승인 2017.0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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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현대차그룹 계열사 CEO 김위철서 성상록 사장으로 교체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지난 6일 그룹 임원 인사에서 두 건설계열사인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의 연임 여부가 엇갈렸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은 유임된 반면 김위철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은 물러났다. 김 전 사장의 후임에 성상록 사장이 선임됐다. 김 전 사장은 임기(2019년 3월 만료)가 많이 남은 데다 지난해 경영실적이 좋았던 편이라 업계 안팎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2016년 매출액은 6조9406억으로 전년 7조3485억 원보다 4000억 원이 감소했다. 해외 건설 수주가 악화된 탓이다. 실적 부진이 김 전 사장의 교체에 일부 빌미를 제공했다는 해석이 있다.

일각에서는 2011년 6월 사장을 맡은 뒤, 6년 여동안 매년 성장을 해 왔던 점을 들어 교체 이유가 다른데 있다고 보고 있다. 후계승계 구도와 맞물려 해석하는 시각도 일부에서 흘러 나왔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글로비스와 더불어 정의선 부회장의 지배력을 갖춘 기업이다. 정 부회장은 개인 최대주주(11.7%)이다. 현대엔니니어링이 성장해야 정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실탄이 된다. 이런 이유에서 현대그룹 내부 공사물량을 현대건설보다 더 많이 수주했다. 그룹의 혜택을 받으면서도 성장 날개가 꺾인 것이 김 전 사장의 교체 이유라는 설이 분분하다.

다른 한편에서는 2015년에 발생한 내부고발자 사건이 김 전 사장을 교체하는데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있다. 현대그룹은 과거 현대차 비자금사건의 단초가 내부고발자의 고발이었고, 정몽구 회장이 구속된 바 있다. 이후 내부고발자에 대해 노이로제와 같은 증세를 갖고 있는데 현대엔지니어링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한게 CEO교체 이유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2015 년 7월 재경본부장을 지낸 내부고발자의 분식회계 폭로가 그를 물러나게 했다고 추측한다. 당시 내부고발자는 영업이익이 1000억 원도 안되는데 4000억 원으로 맞추라는 지시가 내려와 공사원가율을 조정했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건설업을 모르는 재경본부장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전면부인했다. 내부고발자의 주장은 입증할 자료가 없어 '사실무근'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김사장의 교체는 다소 의외다. 임기가 남아있고 기업의 성적도 나쁜 편이 아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교체된 데는 지난 2015년 내부고발이 이유인 것으로 추측된다. 그룹사와의 문제 등으로 경질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현대차 그룹의 럭비공 인사는 과거부터 지속되온 인사관행처럼 굳어져 있다. 이런 이유에서 CEO의 목숨은 파리목숨이라는 지적도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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