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친화' 내세운 서원유통, 납품업체 직원에 "밥 차려라"
'가족친화' 내세운 서원유통, 납품업체 직원에 "밥 차려라"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7.0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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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길 서원유통 회장

부산지역 대형 유통업체인 서원유통(회장 이원길)이 판촉 사원에게 갑질을 자행했다는 파문에 휩싸였다.

7일 부산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원유통이 운영하는 탑마트에서 납품업체 소속인 판촉 사원에게 탑마트 직원이 맡아야 할 업무를 지시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장에 물품을 납품하는 업체의 직원에게 타사 물품 진열과 판매는 물론 매장과 화장실 청소, 직원 식사준비까지 시켰다는 것이다. 이들 판촉사원은 자사의 제품관리 업무만을 담당하면 되지만 서원유통 측이 직영 직원이 해야 할 일까지 떠넘긴 것이다.

서원유통은 부산·경남을 중심으로 매장 77개를 운영하는 대형 유통업체다. 201514천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매출액 기준 부산지역 업계 순위 6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올해도 추가 점포 개설을 추진하는 등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서원유통은 홈페이지 메인에 여성가족부로부터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받았다는 문구를 자랑스럽게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탑마트는 납품업체 직원을 정당한 대가 없이 부려 논란이 된 데다 자체적으로 운영 중인 노동조합도 없는 상태다.

서원유통 김기민 대표이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부분 점포가 직원 1020명이 일하는 소규모이기 때문에 과거 납품업체 직원에게 여러 가지 일을 시킨 것은 맞지만 2014년 유통법 개정 이후에는 거의 개선됐다“100% 개선될 때까지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갑질이라고 하기에는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서원유통 측은 납품업체 직원이 여러 명인데 일부 직원이 휴무하면 일종의 품앗이형태로 그 일을 다른 업체 직원이 대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공정거래사무소는 지난해 9월 서원유통의 부당 행위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으나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서원유통은 지난 2013년에도 갑질 논란이 일었던 업체다.

당시 서원유통은 탑마트 입점 제과점에 대해 타인 양도와 권리금 포기를 명시한 특약을 추가해 점주들과 마찰을 빚었다. 기존의 탑마트는 입점 제과점에 대해 타인 양도를 관례적으로 인정하며 영업권에 해당하는 권리금도 점포에 따라 수천만원대로 형성됐다. 하지만 제과점 점주들이 특약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등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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