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가 위기다.
최순실 게이트가 삼성家의 경영승계와 관련 암투로 번지고 있다. 그간 풍문으로 돌았던 이재용 부회장을 둘러싼 삼성가의 권력암투가 수면으로 부상했다.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조사하던 특검에서 최순실 측근의 입을 통해 밝혀졌다. 박원호 전 대한승마협회(67)전무의 증언이다.
박 전 전무는 최순실로부터 2014년 경에 삼성가의 권력 암투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건희 회장의 부인이자 이 부회장의 모친인 홍라희 여사가 이 부회장에 경영능력을 탐탁치 않게 여겨 직접 경영을 하기 원한다는 이야기다. 이는 이건희 회장이 지병으로 쓰러진 뒤, 삼성의 경영이 이재용 부회장으로 승계가 이루어지던 기간이다.
박 전 전무는 특검에서 최순실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1년 전인 2014년경에 이 같은 내용의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박 전 전무는 2015년 독일에서 삼성의 지원을 받은 최순실의 딸 정유라(21)의 승마훈련을 도와주는 등 최순실의 최측근이다. 삼성과의 관계를 잘 알고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6일 경향신문은 박 전 전무가 특검조사에서 "최씨가 ‘이 부회장이 꼭 삼성그룹의 후계자가 돼야 한다. 그래야 국가 경제가 발전한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박 전 전무는 최순실이 홍라희 씨(이 부회장 어머니·삼성미술관 리움관장)가 이 부회장을 탐탁지 않아 한다. 홍 씨는 딸 이부진하고만 친하고, 자기 동생(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과 함께 자기가 실권을 잡으려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박 전 전무는 지난달 21일 특검에 출석해서도 이 같은 진술이 사실이라고 재차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전무는 최순실이 이 같은 발언을 한 시점에 대해 정유라가 금메달을 딴 2014년 9월 인천아시안게임 이전이라고 기억한 것으로 보도됐다.
당시 최순실은 정유라의 승마경기를 보러 한국마사회 경기장에 왔다. 승마협회 회장사를 한화 대신 삼성이 맡아야 한다면서 이런 얘기를 꺼냈다는 것.
박 전 전무는 “최순실이 '한화는 의리 없는 사람들이라서, 삼성 같은 데서 맡아야 승마협회가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 부회장뿐 아니라 모친 홍여사에 대한 언급까지 나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박 전 전무가 최순실의 발언을 접한 뒤인 2015년 3월 승마협회 회장사가 삼성으로 바뀌었다. 이어 박 전 전무는 2015년 4~11월 독일에 체류하면서 정씨의 승마훈련을 도와줬다. 같은 기간 삼성은 최순실 모녀에게 213억 원을 지급하기로 약속한 뒤 지금까지 77억9735만 원을 지원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박영수 특검의 구속영장 재청구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지난달 19일 법원에서 기각되자 중요한 영장 기각 사유인 삼성과 청와대 간의 부정한 청탁 여부를 보강 조사하기 위해 이틀 뒤 박 전 전무를 조사했다.
박 전 전무에 대한 조사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금융위원회 압수수색 등 이 부회장 혐의 입증을 위한 특검팀의 보강수사도 총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3일 특검은 박근혜 정부가 이 부회장을 정점으로 하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돕기 위해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를 도입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공정위와 금융위를 압수수색했다.
특검은 지난해 10월 최씨의 국정농단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삼성이 최 씨 모녀에 대한 ‘우회 지원’을 추진한 것도 재수사하는 등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