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도덕성 논란 황창규 회장 연임 확정 이유는 '실적'
KT, 도덕성 논란 황창규 회장 연임 확정 이유는 '실적'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7.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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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창규 KT 회장
황창규 KT회장이 최순실 리크스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연임에 확정됐다. 오는 3월 주주총회 의결 등의 절차를 남겨두고 있으나 단독 후보인만큼 내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 30일 업계에 따르면 황 회장은 KT CEO추천위원회가 실시한 면접 심사에서 만장일치로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됐다.

최순실 리스크

KT는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되면서 쓴 맛을 봤다.

검찰 조사에서 KT는 청와대의 청탁을 받고 국정농단의 주역 중 하나인 차은택의 측근을 마케팅 담당 임원으로 채용했다. 최순실이 실소유한 회사인 포레카에 68억원 규모의 광고를 몰아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KT 새 노조와 일부 야권 의원들은 황 회장이 최순실 게이트연루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연임 반대 의사를 밝혀왔다.

KT의 이 같은 행태로 황창규 회장의 연임이 물 건너 간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황 회장의 연임이 확정되면서 실적개선이 더 높은 가산점으로 적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위원회는 황 회장 연임을 추천한 이유로 눈에 띄게 개선된 ‘KT 실적을 꼽았다. 3년 전 황창규 회장은 이석채 전 KT 회장이 불명예 퇴진한 이후 KTCEO에 부임했다. 당시 KT는 이석채 회장의 불명예 퇴진으로 큰 어려움을 겪던 시기였다.

부동산 헐값 매각 논란부터 인공위성 매각, 1조원을 투입한 고객전산시스템 폐기에 1200만명 고객정보 유출, 자회사 불법 사기대출 등 내부혼란은 절정에 이르렀다. 이 때 KT의 구원투수로 나선 것이다.

따라서 황 회장은 2014년 취임 이후 난제 풀기에 몰두하며 KT 경영 정상화에 주력해 왔다.

2014KT4000억원 규모 적자였지만 1년만인 지난 2015년에는 영업이익 12930억원으로 흑자 전환을 이뤄냈으며 3년 만에 ‘1조 클럽에 재가입에도 성공했다.

또 지난해도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12137억원을 기록해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아울러 부채 비율도 한 때 186%까지 치솟았지만 지난 3분기 말 130%대까지 낮춰 재무건전성 개선을 높게 평가받았다.

그러나 업계일각에서는 황 회장이 실적에선 뛰어나지만 윤리·도덕적인 경영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관계자는 최순실 게이트와 연루됐다는 여러 비판과 차은택의 진술이 나왔음에도 황 회장이 연임에 도전했을 때부터 도덕성이 결여됐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배구조 개선 숙제

황 회장이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숙제는 지배구조 개선이다. 3년마다 반복되는 CEO 리스크 해결과 외부의 낙하산 근절이 핵심이다.

KT는 민영화된지 1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권력자들은 공기업 KT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정권의 인사 청탁은 단골손님이었다.

낙하산 근절을 외친 황 회장도 여기서 완벽히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때문에 외풍으로부터 KT의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CEO 추천위원회도 황 회장에게 과감한 신성장 사업 추진과 함께 투명하고 독립적인 기업 지배구조 구축을 특별히 요구했다.

황 회장 이전에 연임에 성공한 CEO들이 두 번째 임기를 채운 사례는 없었다. 남중수, 이석채 전 CEO 모두 중도에 불명예 퇴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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