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쥐꼬리 성과급에 '직원들 뿔났다'
LG디스플레이, 쥐꼬리 성과급에 '직원들 뿔났다'
  • 박철성 칼럼리스트
  • 승인 2017.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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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등 타기업 높은 성과급에 상대적 박탈감

▲ LG디스플레이 대표 한상범 부회장.
'비통해요! LG'  LG디스플레이(대표 한상범 부회장) 생산직 근로자들이 공통으로 외치는 소리다. 쥐꼬리 성과급(OPI)으로 상대적 박탈감과 상실감이 팽배해 있는 것.

설 연휴를 앞두고 기업들의 성과급 잔치 소식이 대서특필됐다. 지난해 국내 산업계 전반이 어려운 와중에도 실적이 대폭 개선된 반도체, 디스플레이, 정유업계가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지난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영업이익을 거두며 깜짝 실적을 냈던 삼성전자는 지난 26일 임직원들에게 사업부별 성과급을 일제히 지급했다. 반도체사업부와 무선사업부가 최고 수준인 연봉의 50%를 성과급으로 한꺼번에 받았다. 이재용 리스크가 있었음에도 직원들은 귀성비를 두툼하게 챙겼다.

반도체사업부는 지난해 13조 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일궈냈다. 무선사업부는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에도 불구하고 연간 11조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뒀다. 연봉이 6000만 원인 직원이라면 이번에 성과급 3,000만 원을 일시에 받은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부 직원에게 연봉의 최대 4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지난해 OLED 패널 생산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결과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사상 최대인 13,4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부의 경우 개인 연봉의 50%이기 때문에 연차가 낮은 사원급이더라도 1,700여만 원은 받았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낸 정유업계도 성과급 지급을 논의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4대 정유사는 지난해 7조 원 대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연봉의 50% 수준을 지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과장 1년 차는 2,500만 원가량을 성과급으로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GS칼텍스는 지난해 월 기본급의 600%를 격려금과 성과급으로 지급한 데 이어 추가 지급을 검토 중이다.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에 속해 있는 현대·기아차·현대모비스의 경우 330만 원+기본급의 350%에 달하는 금액이 성과급으로 지급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기아차는 그 외 재래시장 상품권 50만 원과 주식 10(146만 원) 등이 추가로 지급된다.

▲성과급 비교표. 구미 한 중소기업이 1300%의 성과급을 지급, 화제가 되고 있다. (미디어캠프 신원 제공)
기본급은 연차와 직급별로 달라 개별수령액은 각자 다르지만 대리 이하를 기준으로 볼 때 평균 840~910만 원의 성과급을 챙긴 셈이다.

또 구미 공단 한 중소기업이 지난해 말 성과급 1,300%를 지급했다. 화제가 되고 있다. 구미시 공단동 국가산업 1단지 내 에스티아이는 지난해 1230일 임직원 50여 명에게 평균 성과급 1300% 이상을 지급했다.

이 회사가 지급한 성과금은 기본급이 아니다. 통상임금 기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했다. 이는 작년 연봉의 2배를 훌쩍 넘는 임금이다. 성과급 지급액은 부서별로 달라 1600%에 이르기도 하고, 적은 부서도 800%나 된다.에스티아이는 광섬유를 만드는 초기 공정의 열처리 장비제조업체이다. 광섬유·비철·금속·세라믹 분야의 열처리 장비와 도예용 전기가마를 생산한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79,360억 원, 영업이익 9,043억 원을 달성했다고 지난 24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매출은 6%, 영업이익은 1,392% 증가했다. 또 당기순이익은 8,247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335% 증가했다. 훌륭한 성적표다.

그런데 사무직(엔지니어)경우에는 교대근무를 하는 기능직 사원과 다르다. 연봉제이다. 따라서 사무직 경우에는 연봉을 12개월로 나눈 것을 기준으로 한다. 반면 현장 오퍼레이터는 월 기본급 기준으로 지급한다는 것. 그나마도 설 연휴가 끝난 1월 말 또는 2월 3일 지급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 직원들은 풀이 죽어있다.

직원임이 인증돼야 가입되는 SNS 블라인드(BLIND) 게시판은 낙심한 LG디스플레이 직원들의 성토장이 됐다. 블라인드는 회사 동료끼리, 같은 업계 사람끼리 소통하는 모바일 익명 커뮤니티.

▲SNS 블라인드 게시판은 LG디스플레이 직원들의 성토로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미디어캠프신원 제공)
LG디스플레이 직원 A 씨는 말도 안 되는 처우에 분통 터진다면서 “LG에 다닌다는 게 창피하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또 “2015년도에 영업이익을 1.6조 원이나 했고 2013년도부터 해마다 이익률이 올라가는데 고작 기본급의 250%가 말이 되느냐면서 “2015년 영업이익이 많이 나왔어도 경기불황 핑계에 양보하였고 내년에 경기가 좋으면 보상해주겠다고 하였는데, 경영진의 감언이설에 더는 안 속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LG디스플레이 직원 B 씨는 말이 대기업이지 노예생활을 하는 기분이라면서 부정·부조리, 노조비 사용 내용조차 공개하지 않는 LG디스플레이의 노조가 사측과 담합(?), 결국 근로자들만 희생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삼성디스플레이 성과급이 연봉의 40%인데 우리는 고작 기본급의 250%”라면서 연봉 5,000만 원으로 계산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성과급만 2,000만 원 인데 LG디스플레이는 고작 300~400만 원이 성과급의 전부라고 길게 한숨을 지었다.

블라인드 게시판에는 대표인 한상범 부회장을 원망하는 소리도 적지 않다. 익명의 직원 C 씨는 한 부회장 당신은 임기 채우고 가면 그만이지만 난 평생직장이라면서 말로 1등을 찾을 게 아니라 직원들 대우를 1등으로 해주면 자연히 1등 기업이 되는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그는 또 협력업체들에 상생을 부르짖으면서 협력업체 돈 덜 주려고 성과급을 150%로 정했다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 식이라면서 한 부회장 성과급은 얼마나 챙길지 두고 보겠다고 덧붙였다.

성과급(成果給)은 작업성과나 능률에 대한 평가를 시행, 그 결과에 따라 지급하는 보수이다. 업적급·능률급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성과급은 생산성을 높이려는데 주된 목적이 있다.

한상범 부회장은 대표 취임 초기 회의할 때 안녕하세요.” 대신 “1등 합시다라는 구호로 회의 시작과 끝을 내게 했다. 하지만 쥐꼬리 성과급으로 추락한 직원들의 사기가 “1등 합시다는 말로 해결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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