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수 LG화학 부회장, 답 없는 '체질개선' 리더십 위기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답 없는 '체질개선' 리더십 위기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6.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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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신사업을 적극 육성 중인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의 리더십이 위기에 처했다.

신사업 투자에 관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수익성에서 부진한 실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망까지 어둡다. 그룹 체질 개선에 몰두하며 뚜렷한 색깔을 내지 못해 불확실성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LG화학은 지난 3분기 주력인 ABS·아크릴 등 기초소재에서는 성과를 거뒀으나 전기차배터리·바이오 등 신사업에서 모두 적자를 벗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동기대비 15% 이상 하락한 영업이익 460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가장 오랜 기간 투자를 이어온 전기차 배터리에 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LG화학은 전기차 업체 패러데이 퓨처(Faraday Future)’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야심차게 발표했다. 그러나 패러데이 퓨처는 생산공장조차 짓지 못하는 상황이다.

패러데이 퓨처는 지난 103(현지시간) LG화학과의 파트너십 체결을 공식 발표했다. 패러데이 퓨처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패러데이 퓨처의 전기차에 배터리 제조 선도기업인 LG화학이 리튬 이온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패러데이 퓨처는 중국판 넷플릭스로 알려진 러스(LeEco)의 관계사로 2014년 설립됐다. 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두고 있다. 이 기업은 ‘3년 안에 테슬라를 잡겠다고 선언한 지 6개월 만인 지난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최고 속도 시속 320의 전기차 시제품을 발표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패러데이 퓨처는 “LG화학과의 협업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에너지 밀도가 높은 전기차용 배터리를 개발했다개발된 배터리는 패러데이 퓨처가 전 세계적으로 적용할 전기차 전용 배터리 플랫폼에 탑재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올해 10억달러(11700억원)를 투자해 미국 네바다 주에 전기차 생산공장을 짓고 내년 하반기 상용차 양산에 나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패러데이 퓨처는 지난 17(현지시간) 전기차 생산 공장 건설을 중단한다고 말했다. 공사 자금난 때문이다. 패러데이 퓨처가 대금을 밀리기 시작한 것은 이미 9월 대외적으로 알려진 사실이다. 네바다주 정부도 패러데이 퓨처 창업자인 자웨팅 러에코 회장이 충분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약속했던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없다고 버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LG화학의 배터리 공급 가능성에도 업계의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된다.

게다가 LG화학은 중국 정부로부터 인증을 받아야 자사 제품을 탑재한 전기차가 보조금을 받을 수 있지만 올해 안에 인증 획득이 불투명한 처지다. 전지 부문에서 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향후에도 부진을 떨치기 어려울 전망이다.

LG화학은 지난 28일 이사회를 열고 LG생명과학을 흡수합병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팜한농을 인수하면서 그린바이오에 진출한 데 이어 레드바이오에까지 손을 뻗쳤다. LG화학은 그동안 장기적 관점에서 수처리·전기차배터리·바이오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신사업군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박진수 부회장의 경영법에도 물음표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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