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드라마 여주인공 되고 싶었던 이유
박근혜, 드라마 여주인공 되고 싶었던 이유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6.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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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배우는 아이 수준”

박근혜 대통령이 길라임이라는 가명으로 차움병원을 출입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드라마 사랑에 대한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이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최순실에게 의지했던 불우했던 기억이 드라마에 큰 관심을 갖게 했다는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도 박 대통령의 드라마 사랑에 관한 이야기들을 언급한 사실이 있다. 평소 드라마를 굉장히 좋아했으며, 저녁 시간대에는 드라마를 보기 위해 일정도 잡지 않고 TV를 봤다는 내용의 이야기다.

지난 11일에도 언론을 통해 드라마 관련 이야기가 나왔다. 김갑수 문화평론가는 MBN아주 궁금한 이야기에서 "한 2년 전 굉장히 유명한 분이 대통령을 독대했는데 대통령이 예능프로에 나온 사람들을 줄줄 외우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 분 얘기를 듣고 대통령이 어떻게 그렇게 잘 아실 수 있을까 생각했다면서 저녁 67시 지나면 누구도 (대통령을) 볼 수가 없다더라. 그 시간에 드라마를 보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함께 출연한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도 8시 이후에는 일정 안 하시고 TV만 보신다. 저녁 만찬과 조찬 일정이 없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대통령이 가장 즐겨본 드라마로 베토벤 바이러스를 들었다.

네티즌들은 박 대통령이 길라임이라는 가명을 사용한 것은 현빈앓이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2011122MBN과의 인터뷰에서 앵커로부터 "공군 출신 조인성, 해병대 출신 현빈, 육군 출신 비 중 누가 제일 좋은가"라는 질문을 받았을때 "세 사람 다 좋아하면 안 돼요? 글쎄, 뭐 다 좋지만 해병대에 있는 현빈을 하겠다"고 답했다.

<불우한 과거가 드라마 사랑으로?> 

박 대통령은 40년 가까기 지근거리에서 함께 했던 최순실이 지난달 30일 귀국 후 구속 수감됐다. 수 년간 함께 했던 청와대 관계자들도 구속 수감됨은 물론 압수수색이 진행되면서 박 대통령의 정신적 충격은 컸을 것이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강창희 박관용 전 국회의장과 김용갑 새누리당 상임고문 등 여권 출신 정계원로를 만나 최순실 사태에 따른 수습책을 논의했다. 30일에는 고건 이홍구 전 총리와 조순 전 서울시장 등 각계 원로를 만나 재차 수습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대통령은 주로  경청하는 자세를 취했고 원로들의 이야기를 수첩에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후에야 박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오후 우병우 민정수석과 이른바 '문고리 3인방' 등 실세 비서관을 교체했다. 언론과 국민, 정치권에서 줄기차게 교체를 요구했지만 결국 이제서야 사표를 수리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혼자 결정하는 것이 아닌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결정하는 걸음마도 때지 못한 애 같은 대통령이다. 최순실의 오랜 국정농단도 이 같은 박 대통령의 스타일 때문일 수 있다. 직접 결단하기보다 자신이 믿는 주변 측근들의 말에 더욱 귀를 기울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어린 시절을 청와대에서 보내면서 또래들과는 다른 성장기를 보냈다. 친구들과 떨어진 채 청와대에서 생활했던 박 대통령은 육영수 여사가 흉탄에 쓰러지고 박정희 전 대통령마저 서거하면서 최태민 모녀에게 심리적으로 더욱 기댔을 것이란 추론이 가능해진다.

더구나 부모의 사망 이후 '측근에 의한 배신'에 대한 트라우마가 심해진 박근혜에게는 곁을 지킨 최태민 모녀에게 더욱 마음을 줬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은 각종 의사결정을 최태민 모녀와 상의한 뒤 결정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태민 사후에는 최순실씨가 그 역할을 담당했을 것이다.

<박 대통령 발달 장애?>

황상민 전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지난달 31 언론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의 심리는 발달장애의 상황에서 일어나는 특수한 케이스"라며 "대부분의 사람의 사회적 지능이 발달하는 것은 사회생활을 하면서인데 청와대에서 성장기를 보낸 박 대통령은 그런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박 대통령은 유년기와 퍼스트레이디 대행을 하던 청와대 생활 동안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움직였기에 본인이 의사결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면서 "어떤 의사결정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할 수 있는 것은 주변에 묻는 것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최순실 사태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주변과 논의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전에 최순실과 이 같은 상담 역할을 했다면 최근까지는 청와대 최측근 참모가 그 역할을 대행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병우와 문고리 3인방도 이젠 없다. 그렇다고 박 대통령의 스타일이 한 번에 변할 리는 없다. 의지하던 사람들이 없기 때문에 이젠 다른 그룹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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