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하만 9조4천억 투자’ 책임경영 시동...결과는 글쎄?
이재용, ‘하만 9조4천억 투자’ 책임경영 시동...결과는 글쎄?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6.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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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적한 현안 산더미...난제 해결해야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약 94000억원에 하만을 인수하면서 책임경영이 시험대에 올랐다.

업계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올라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책임경영이란 경영자로서 주주들의 평가와 의견을 주고받아 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갤럭시노트7 사태 등 각종 위기에 놓인 삼성전자를 이끌 이 부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렸다.

이 부회장이 첫째로 해결해야할 과제는 최순실 게이트다.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로서 참석한 첫 이사회 당일 삼성그룹이 최순실, 정유라 모녀가 독일에 설립한 비덱 스포츠에 약 35억원을 지원한 혐의가 포착되면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삼성 서초사옥 압수수색과 이 부회장 검찰 소환조사까지 진행된 상태다.

둘째로 이 부회장은 8년전 특검까지 부른 삼성SDS 사건으로 '편법·불법 경영권승계' 꼬리표를 달고 있다.

이건희 회장에게 증여받은 60억원 중 증여세를 내고 남은 44억원으로 그룹 비상장 주식과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저렴하게 사들였다. 해당 회사들은 계열사들의 일감 몰아주기로 급성장한 후 증권시장에 상장하면서 이 부회장의 종잣돈을 천문학적 수준으로 불려줬다.

지난 2008년 법원은 불법행위로 인한 부당 이득을 이유로 유죄로 판단했고, 당시 이건희 회장은 사퇴하며 1조원 사재출연을 약속했다. 그러나 여전히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셋째,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올해 초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30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재단은 장기적인 투자수익 확보를 위해서라고 했지만, 삼성이 공익법인을 경영권 승계에 악용했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었다.

19대 국회 때 발의됐던 이른바 '이재용법'이 다음 달 재발의될 예정이어서 이 부회장 등이 부당하게 증식한 재산에 대한 논란이 다시 뜨거워질 전망이다.

넷째,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미래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첫 번째 카드로 하만을 인수한 것은 험난한 도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한 것은 무엇보다 기존 주력 분야인 전자 부문과 신성장 분야로 정한 전장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배가시키려는 전략적인 선택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커넥티드카용 전장 사업에 적용 가능한 정보기술(IT)과 모바일 기술, 각종 전기전자 부품 사업 등에서는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전장 사업에 대한 노하우와 고객 네트워크 등에서는 역량 강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즉 내실다지기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삼성은 갤럭시노트7 사태로 약 20조원의 시총을 잃어버렸다. 이번 인수를 통해 약 94000억원을 투자했다. 삼성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이번 인수 후 경영결과에 따라 이 부회장의 리더십이 평가될 수 있다새로운 삼성의 도전인지 무모함이었는지는 두고봐야한다고 했다.

모바일과 생활가전 등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삼성전자에 글로벌 전장 사업에서 입지를 다진 하만의 차별화한 사업 능력이 접목될 경우 기대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과제가 쌓인 이 부회장의 발걸음은 무거울 것이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조직개편도 마무리 되지 않았으며 최순실 게이트의 결말이 무엇일지 삼성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 부회장이 책임경영을 통해 난제를 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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