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근 회장, 세무조사 무마 청탁... '혹 떼려다 혹 붙였다'
이중근 회장, 세무조사 무마 청탁... '혹 떼려다 혹 붙였다'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6.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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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부영그룹 70억 지원설 수사한다

▲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곤혹스런 입장에 처했다. 세무조사 무마를 위해 K스포츠재단에 80억 지원 의혹에 대해 검찰이 조사에 나설것으로 보이기 때문. 혹 떼려다 홀 붙인 격이다. 

언론에 따르면 지난 2월 이 회장은 안종범, K스포츠재단 인사와 만난 자리에서 K스포츠재단에 대한 70~80억원 추가 지원을 대가로 부영그룹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 무마를 논의했다.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는 청와대 안종범과 K스포츠재단 정현식 사무총장, 박헌영 과장 등 3명이 모였다.

이들은 비즈니스룸에서 부영 이 회장과 김시병 사장을 만나 K스포츠재단이 추진하는 체육인재 육성사업에 수십억원을 투자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 과장은 밖에서 대기했고 회의실에는 안종범 전 수석을 비롯해 4명이 사업 설명과 투자 검토 등의 얘기를 나눴다.

부영 측은 이에 이중근 회장이 당시 자리에 나간 것은 맞지만 인사만 하고 나왔다""세무조사 편의 얘기도 이 회장이 한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현장에서 안종범 수석은 보지 못했다""앞서 재단에 3억원을 낸데다 세무조사를 받고 있어 우리가 추가로 투자하면 오해를 살 수 있어 정중하게 거절했다"고 했다.

그러나 안종범이 이 회장을 만났고 이 회장이 세무조사 편의 청탁을 직접 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K스포츠재단 관계자는 "당시에 안 수석과 사무총장, 부영 이 회장과 김 사장 4명이 이야기를 나눴다""박 과장은 밖에서 대기하다 회의내용을 기록해 최순실씨에게 보고했다"고 말했다.

당시 부영은 회의 전 이미 K스포츠재단에 3억원을 낸 상태였다. 이날 작성된 회의록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에 최선을 다해서 도울 수 있도록 하겠다다만 현재 저희가 다소 부당한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 이 부분을 도와주실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세무조사에 편의를 봐달라는 요구를 직접 전달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부영그룹은 당시 해외법인을 통한 소유주 일가의 탈세 의혹과 관련해 특별세무조사를 받고 있었다. 국세청은 이후 4월 검찰에 부영과 이 회장을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했다.

한편, 이 회장이 80억원 추가 투자를 빌미로 세무조사 뒷거래를 시도한 정황이 확인되면서 검찰 수사도 부영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게 업계의 전망이다.

정현식 전 사무총장은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 중 롯데와 SK, 부영과 접촉할 때 안종범과 최순실이 논의한 사실에 대해 상세하게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일각에선 이 문제가 최순실 게이트 관련수사를 받고 있는 안종범에게 뇌물죄 적용 여부를 정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부영그룹의 세무조사 무마 청탁 의혹이 최순실 게이트 관련 재계 첫 타깃이 될 것인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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