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 회장 ‘품질경영 리더십’ 동네북 전락
정몽구 현대차 회장 ‘품질경영 리더십’ 동네북 전락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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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이 내세운 품질경영이 동네북으로 전락했다. 그동안 정몽구 회장이 강조해온 품질경영과 현재 현대차가 처한 상황의 간극 때문이다.

애초 품질을 그룹의 최종 지향점으로 선택, 누구보다도 앞세워온 인물이 정 회장이다. 품질은 그를 상징하는 단어 중 하나가 됐다. 곧 현대차의 품질이 정 회장의 얼굴이라는 얘기다. 현재 현대차는 각종 문제에 품질 논란까지 불거져 만신창이 상태다.

현대차는 판매량 감소에 따른 부진한 실적과 노조파업 여파 등으로 초대형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시련이 찾아왔다. 이달 중으로 올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데 IMF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을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지난 실적을 뒤로 한다 해도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조합원 투표를 통해 가까스로 임금 ·단체협상(임단협)을 타결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노조가 24차례에 이르는 파업과 12차례 특근거부로 14만대 이상의 생산차질과 손실액만 3조원 이상이 발생할 정도로 내상을 입었다.

여기에 품질 문제까지 대두되면서 현대차는 뿌리까지 흔들리는 형국이다.

먼저 미국 시장에서 생산·판매한 쏘나타 885000대의 엔진 결함문제로 소송을 당해 수리비용 전액을 보상해야 할 처지다. 국내 소비자들과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내수 차별 논란이 일자 뒤늦게 국내 보증 기간도 미국 수준으로 맞춰주겠다고 발표했다.

게다가 지난해 싼타페의 에어백 결함을 발견하고도 적법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표이사가 검찰에 고발당하기까지 했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지난 10일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으로부터 지난해 6월 생산된 싼타페 조수석의 에어백 미작동 사실을 알고도 은폐한 혐의로 고발됐다.

국토부가 업체를 상대로 검찰 고발까지 진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현대차는 자체적으로 결함을 시정했다고 뒤늦게 국토부에 알렸으나 사실 은폐 또는 축소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부는 또 세타엔진결함 여부를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현대차가 부품 결함 의혹에 휩싸인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사실을 밝히고 리콜을 결정하기보다 자체 시정 조처와 해명으로 무마해왔다는 평가다. 품질경영을 꾸준히 강조해온 기업에서 앞과 뒤가 맞지 않는 대응으로 논란을 빚은 셈이다.

그 비판의 중심에는 정 회장이 있었다. 그간 그는 품질경영을 강조하며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아왔다. 반면 주주들은  정 회장의 신념과 정확히 반대로 가고 있는 현대차를 주목하고 있다. 주주들 사이에서는 이 모든 위기 상황을 총괄하는 정 회장의 리더십도 어느 때 보다 금이 갔다는 말이 나온다. 정 회장의 경영철칙이자 그룹을 지탱해온 품질경영이 현재로써는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우려다.

최근 정 회장은 재도약을 다짐했다. 연말 신형 그랜저 출시에 앞서 국내 영업본부장을 교체하는 등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창저우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해외시장 점검에도 나섰다. 현대차 관계자는 창저우 공장에서 최고 품질의 신차를 양산해 판매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새 청사진을 아우를 정 회장의 품질경영에도 시선이 모인다. 수렁에 빠진 현대차를 일으켜 세울 익숙한 빛이 될지, 또다시 리더십을 위협할 이 될지는 지켜봐야한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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