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감 잡은' SK네트웍스?...최신원 , 성장 '방향타'로
다시 '감 잡은' SK네트웍스?...최신원 , 성장 '방향타'로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6.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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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동력 찾고 과감한 사업 재편 “면세점도 되찾는다”
▲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동양매직을 품에 안았다.

SK네트웍스는 지난 28일 글랜우드-NH 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이 실시한 동양매직 매각 본입찰에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SK네트웍스가 동양매직 인수에 성공하면서 최 회장은 올 3월 대표이사에 선임된 후 처음으로 뛰어든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게 된다. 이로써 SK네트웍스는 실적 부진의 늪에서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동양 매직 인수, 사업 다각화 박차

 

이날 오후 마감한 본입찰에는 SK네트웍스를 포함해 현대홈쇼핑, AJ네트웍스, 유니드-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등 4곳이 참여했다. SK네트웍스는 본입찰에서 약 6000억 원대 초반의 통 큰인수 가격을 써내 5000억 원 안팎을 제시한 다른 후보들을 큰 격차로 따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매각 측이 인수후보들에 요구해온 임직원의 고용까지 전부 떠안겠다는 조건을 수용했다. 이에 매각 측은 빠른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SK네트웍스는 이르면 10월 쯤 매각 측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SK네트웍스는 SK그룹 오너 일가의 맏형인 최 회장이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된 이후 첫 M&A를 성공리에 마무리 짓게 됐다. 최 회장은 본입찰을 앞두고 인수 실무진에게 “5500억원 이상이면 뛰어들지 말라고 주문했었다. 하지만 실무진의 의견을 받아들여 과감히 베팅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다소 무리를 하더라도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인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는 SK그룹의 모태인 선경직물이 전신이다. 주력 매출 부문인 상사와 정보통신, 에너지 등의 실적이 감소하면서 매출이 3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1%가 채 되지 않는다. 여기에 작년 7월 신규 면세점 사업자 선정과 11월 워커힐 면세점 사업 재허가에서도 연달아 고배를 마셨다. 총체적 난국에 휩싸인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 회장이 17년 만에 SK네트웍스로 복귀하면서 내부에서는 난국 타개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됐다. 현재 그가 이끄는 SK네트웍스는 렌털·면세업 등 역량과 성장성·시너지를 지닌 소비재 부문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달라진 SK네트웍스 워커힐 재탈환

 

SK네트웍스는 동양매직 인수로 사물인터넷(IoT)과 가전 렌털의 접목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2014년 동양그룹에서 분리한 동양매직은 가스레인지·식기세척기 등 주방가전과 정수기·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을 제조·판매·렌탈하는 회사다. 지난 8월말 기준 렌탈 계정이 90만을 돌파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은 20133219억원에서 지난해 3903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29억원에서 383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올해 예상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는 약 85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고 내년에는 10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최근 렌탈 사업은 급성장하는 추세다. 국내 렌탈 시장은 2011106000억원에서 2015169000억원 규모로 커졌다.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적은 비용으로 관리까지 맡길 수 있는 렌탈 수요가 늘었다. SK네트웍스는 공유경제가 확산되는 추세에 따라 생활가전 렌털 사업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SK네트웍스는 정보통신기술(ICT) 기기 유통, 자동차 렌털, 상사 등의 사업을 하면서 기업 간 거래(B2B)’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에서 채널 관리 역량을 다져왔다. 동양매직을 인수하면 현재 가진 관리역량을 바탕으로 시너지를 내는 한편 상사가 가진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흥국 중심으로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렌털 부문 강화에 성공하면서 최 회장은 면세점 특허 취득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그룹 이사회에 참석해 면세업 특허 재취득 의사를 강하게 표명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말 면세 특허를 잃은 후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지만 공격 경영으로 정면 승부하라고 강조하셨던 선친의 말씀을 되새겨 어떤 사업자보다도 경쟁력 있고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면세점으로 특허 획득에 나설 계획이라며 국가관광산업 발전의 선봉에 선다는 자신감과 사명감을 갖고 혼신의 노력을 다한다면 워커힐면세점을 반드시 되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과 면세점을 비롯한 워커힐 전체 매출을 향후 3년 내 연간 1조 원대로 키우는 동시에, 서울 동북권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SK네트웍스는 사업계획서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다음달 4일에는 서울 시내 신규면세점 입찰 마감 뒤 대규모 복합 리조트 투자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호텔 전반을 복합 리조트로 탈바꿈해 면세점을 강화하고 새로운 관광 인프라 기반을 닦아 미래형 관광 레저산업을 정조준하겠다는 것이 최 회장의 구상이다.

반면 유통과 제조를 겸해 온 패션 사업 부문은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과감히 칼을 빼 들어 눈길을 끌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최근 현대백화점그룹과 패션 부문 양수도를 위한 비공개 협상을 시작했다.

동양매직 인수를 매듭짓는 대로 최 회장의 신성장동력 확보 및 사업재편 행보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업계의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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