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줄줄이 철퇴...다음은 한진?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줄줄이 철퇴...다음은 한진?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6.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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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이 오너 일가 부당 지원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철퇴를 맞을 전망이다.

최근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동생인 재환 씨 소유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CJ CGV72억 원의 과징금 제재를 받았다. 다만 일감몰아주기로 총수 일가에 부당 이득을 제공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이 시행되기 전의 위법행위라 이 회장은 제재 대상에서 제외됐다.

공정위는 지난주 태광산업, 흥국생명 등 태광그룹 계열사의 부당 내부거래 혐의에 대해 현장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또한 한화, 한진, 하이트, 태광의 부당 지원도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기업들이 차례로 적발되자 업계도 긴장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CJ그룹 계열사인 재산커뮤니케이션즈에 극장용 광고영업 대행 일감을 몰아준 CGV에 과징금 717000만 원을 부과하고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지난 29일 밝혔다. 재산커뮤니케이션즈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동생 재환 씨가 지분을 100% 소유하면서 대표로 재직 중인 회사다.

공정위는 재산커뮤니케이션즈가 2005년부터 2011년까지 7년간 CGV와의 내부거래로 약 102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CGV2005년 재산커뮤니케이션즈가 설립되자 기존 거래처와의 광고영업 대행계약을 일방적으로 종료하고 재산커뮤니케이션즈와 전속계약을 맺었다. 또 수수료도 기존 거래처보다 25%나 많이 지급하기로 했다. CGV2006년 광고영업 위탁 극장 수가 12개에서 42개로 늘어나 수수료를 내릴 수 있는 여건이 됐지만 높은 수수료율을 유지했다.

결국 재산커뮤니케이션즈는 200533%의 시장점유율이 201159%로 껑충 뛰었다. 편법지원을 받은 기간중 평균 영업이익률(50.14%)은 광고대행 업종 평균(8.52%)6배에 달했다. 이 같은 지원을 등에 업고 1위 시장 사업자의 자리를 유지해온 것.

CGV의 부당지원은 201112월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고 기존 거래처와 비슷한 수준으로 수수료율을 내리면서 끝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재산커뮤니케이션즈가 CGV로부터 과도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받은 반면 CGV로부터 거래가 끊긴 기존 업체는 결국 시장에서 퇴출되는 등 중소기업의 사업 영역이 대폭 축소됐다고 전했다.

단 이번 공정위 제재는 CGV 법인에 대해서만 이뤄졌다. 지난해 2월부터 시행된 현저히 유리한 조건으로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의 대기업집단 총수일가 사익편취 행위를 제재하는 조항이 적용됐다면 이 회장과 재환 씨 모두 검찰 고발이 가능했지만 해당 위법 행위가 2005~2011년 사이에 일어나 이 조항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는 태광그룹 계열사들이 이호진 전 회장 일가 소유의 회사에 부당지원을 했다는 의혹에 관해서도 조사에 착수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주 태광산업, 흥국생명 등 태광그룹 계열사의 부당 내부거래 혐의에 대해 현장 조사를 벌였다.

시민단체 태광그룹 바로잡기 공동투쟁본부는 지난달 태광그룹 계열사들이 티시스·메르뱅 등 이 전 회장이 소유한 회사의 김치·커피·와인 등을 사들이는 등 부당 내부거래를 했다며 공정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티시스는 이 전 회장이 지분 51%를 보유한 회사이고 메르뱅은 이 전 회장의 부인 신유나 씨가 지분 51%를 갖고 있다.

공정위는 제기된 의혹과 유사한 정황을 포착하고 태광그룹 계열사를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앞서 한화, 한진, 현대, 하이트진로 등의 대기업 총수일가 일감 몰아주기 조사를 벌여왔다. 한진그룹의 경우 계열사들이 조양호 회장 일가가 소유한 기업에 일감을 몰아준 정황을 포착, 지난 7월 심사보고서를 상정했다. 한진그룹도 일감 몰아주기로 공정위 제재를 받을지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이 중 현대그룹 총수일가 회사인 현대로지스틱스는 계열회사 쓰리비를 부당하게 지원한 것이 적발돼 128500만원의 과징금과 검찰 고발 조치로 최종 제재가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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