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장, '내 땅값 올리기' 부동산 투자 민낯
지자체장, '내 땅값 올리기' 부동산 투자 민낯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6.0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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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장이 추진한 지역 개발 사업이 해당 지자체장이 소유한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실태가 드러났다.

최근 뉴스타파는 지난 6개월 동안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의 시장, 군수 소유의 부동산에 대해 벌인 전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1년 사이(2015-2016) 지자체장이 자신의 관할 지역에 소유한 부동산 평가액의 상승률(6.8%, 공시지가 기준)이 일반적인 지가상승률(2.4%, 한국감정원 기준)보다 3배 가량 높았다.

군수와 시장 4명 중 1(40)10억 원 이상의 부동산을 보유한 이른바 땅 부자였다. 132명의 시장, 군수(165)들이 자신의 관할 지역 안에 부동산을 가지고 있었다.

많은 지자체장들이 임기 동안 부동산 가치 상승의 수혜를 누렸다.

뉴스타파 취재에 따르면 이교범 하남시장의 경우 지난 6년 사이 하남시내에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에서 무려 17억 원의 평가 차익을 얻었다.

이 시장은 하남시내 교산동 일대에 10,000가 넘는 토지와 창고 건물 등을 소유하고 있다. 현재 보유 부동산 신고액만도 70억 원이 넘는다. 이들 부동산의 가치는 2010년 이후 매년 평균 3억 원 가량 증가했다.

교산동 일대는 80년대부터 주요 투기 지역이었지만 개발제한구역에 묶여 있어 실제 개발로 이어지진 않았다. 그러나 이 시장이 천현교산 친환경 복합물류단지 개발 사업을 자신의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면서부터 개발제한구역 해제 논의가 가시화 됐다.

지난 2011년 하남시는 교산동 일대 120의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하고 1조 원 이상의 사업비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교산동 일대의 부동산 시세가 꾸준히 오르는 원인에는 이 친환경 복합물류단지 사업이 주효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 시장의 부동산 역시 꾸준히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직접 추진한 개발사업이 자신의 부동산 가치를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는 셈이다.

이 시장은 인허가 비리 등에 연루돼 구속 기소된 상태다. 하남시 측은 이 시장의 부동산이 선대로부터 상속받은 것이고 교산동 일대 개발사업은 이시장의 땅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준 예천군수는 군내에 25억 원이 넘는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최근 6년 사이 이 부동산의 신고액은 10억 원 이상이 올랐다.

이 군수가 보유한 부동산은 예천군 대심리에 있는 시외버스터미널 부지로 대심리 일대에서는 가장 좋은 땅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2014년 대심리로 군청 신청사 이전이 추진되면서 일대의 부동산 시세가 대폭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보류돼있던 신청사 이전을 추진한 당사자가 바로 이 군수다. 예천군은 20년 전 대심리에 신청사 부지를 매입해 놓고 있었다. 하지만 군청을 이전하게 되면 구청사가 위치한 예천읍의 상권이 침체될 것이라는 주민들의 우려로 이전 사업이 보류돼 왔다. 해당 상인들은 이 군수가 치적을 위해 빚까지 내가며 청사 이전을 강행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이 군수는 자신의 부동산 시세만 오른 것이 아니라 예천군 전체의 부동산 시세가 오른 것이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김규선 연천군수는 연천군내에 소유한 부동산이 20억 원이 넘는다. 최근 6년 사이 1억 원 이상 신고액이 상승했다. 김 군수는 김규배 전임 연천군수의 동생이다.

김 군수의 부동산 투자는 연천군의 주요 개발 사업들과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02년 대북 화해 분위기로 연천군 전곡리 일대서 투기 바람이 불었을 때, 당시 김 군수는 친인척으로부터 전곡리의 볼링장 부지 지분을 사들였다. 현 정부 들어 대북 관계가 악화되면서 연천군의 부동산 경기는 침체됐지만 김 군수가 땅을 매입한 전곡리 일대는 장기적인 개발 호재가 작용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가 2006년 형 김 전임군수로부터 사들인 밭 바로 앞에는 전곡읍사무소와 공원 등 생활 편의시설이 들어섰다. 80년대 매입한 장탄리 토지 앞에는 37번 국도가 새로 들어설 예정이다.

김 군수는 해당 땅들은 모두 친인척의 사정으로 인해 사들인 땅이라며 투기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 대부분이 도시계획 변경 등으로 인해 처분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거제시내에 보유한 부동산 가치가 6년 사이 4배 이상(364.5%) 뛰어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지난 6년 간(2010-2016) 자신의 관할 지역 내에 보유한 부동산의 가치가 상승한 지자체장 상위 10명의 부동산 평가액 상승률은 평균 65.5%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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