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진욱이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가운데 그를 모델로 기용한 업체들도 한숨을 쉬고 있다.
그간 기업들은 반듯한 이미지의 이진욱을 아웃도어, 패스트푸드, 가전, 가방 등 다양한 분야의 유명 브랜드 광고 모델로 발탁해왔다. 이 씨를 앞세워 마케팅에 나섰던 만큼 해당 업체들의 피해도 막심한 상황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씨가 성폭행 혐의로 피소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그를 모델로 기용한 기업들도 난감한 입장에 처했다. 현재 이 씨가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기업 및 브랜드들은 롯데리아, 블랙야크, 현대렌탈케어, 쌤소나이트 등이다. 해당 기업들은 그의 성폭행 혐의가 알려지자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 광고 등을 내리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가장 타격이 큰 곳은 롯데리아다. 롯데리아가 야심차게 내놓은 신제품 ‘AZ(아재)버거’는 지난 8일부터 이 씨를 모델로 TV광고까지 선보이며 본격 제품 홍보를 시작했다. 앞서 롯데리아는 그의 세련된 이미지가 수제타입 아재버거와 잘 부합한다며 6개월 광고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이 씨의 ‘성폭행 혐의’ 피소 사건이 보도되자 지난 15일 부랴부랴 광고를 내리고 진화에 나섰다. 모델 발탁 이후 약 10일 만에 해당 광고를 내린 것이다. 이처럼 광고 마케팅에 제동이 걸리면서 매출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아재버거 티비 광고는 잠정적으로 중단한 상태이며 향후 계획된 이벤트도 어려울 것 같다”면서 “광고 피해 관련한 법적대응이나 계약 해지 등과 관련해서는 조사가 진행 중이라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의 현대렌탈케어도 ‘큐밍’이라는 신규 브랜드를 내놓은 이후 이 씨를 메인 모델로 발탁했다. 이 씨의 이번 사건이 신규 브랜드에 미친 타격도 클 것으로 보인다. 현대렌탈케어 관계자는 “관련 기사가 나오자마자 광고는 중단된 상태”라면서 “광고 계약은 내년 3월까지이며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 씨를 내세워 대대적인 마케팅을 전개했던 블랙야크 역시 해당 광고를 잠정 중단했다. 블랙야크는 올해 2월 이 씨와 1년 계약으로 ‘세상은 문 밖에 있다’ 등의 브랜드 캠페인을 펼쳤다. 블랙야크는 준비하고 있던 신규 광고 제작 추진을 잠정 중단했다.
쌤소나이트는 이 씨와의 계약이 오는 8월까지로 예정 돼 있다. 아직까지 쌤소나이트는 대리점 등에 배포된 그가 나온 광고 제작물을 수거하지 않고 있다. 쌤소나이트 관계자는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고 이 씨와 추가로 광고가 진행될 예정인 것이 없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신세계는 다른 표정이다. 지난 2014년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프리미엄 마운틴 스포츠 살로몬 아웃도어의 새로운 얼굴로 이 씨를 발탁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하지만 거품이 빠진 아웃도어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신세계는 살로몬 사업으로 연간 100억원의 적자를 냈다. 결국 지난 가을·겨울시즌을 마지막으로 살로몬 사업의 철수를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