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의 경제시스템 구축
「동행」의 경제시스템 구축
  • 김선제
  • 승인 2016.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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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소설에서 능력 있는 군주는 조조이지만 후대에서 높게 평가받는 군주는 유비이다. 조조는 빈틈없이 일을 추진하는 카리스마적 리더십을 행사했다면, 유비는 주위에서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들게 만드는 폴로우십(followership) 리더이기 때문이다. 능력에서 조조에 비해 떨어진 것으로 평가받는 유비의 성공비결은 인간미를 느끼게 하여 사람을 끄는 덕망에 있다. 인간은 시키는 일을 할 때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동참한다는 느낌을 가질 때 만족과 행복을 느낀다.권리와 의무를 같이 주어졌을 때 가장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일을 추진한다. 사람은 배만 부르게 해 주면 만족하는 개와 돼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는 스티브 발머 라는 폴로우십(동역자) 덕분에 최고의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이끌 수 있었다. 스티브 발머는 프로그래머로서 팀원이 되어 인사부터 인수합병까지 다양한 업무를 회사성장을 위해 능력을 발휘하였다. 혼자의 힘만으로 백만장자가 된 사람이 없듯이 성공한 기업을 이루려면 우수한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폴로우십 리더가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리더 자신이 먼저 다가가고 먼저 베풀어야 한다. 품고 베푸는 데에는 어떠한 목적이나 조건 없이 인격적인 만남이어야 한다. 명령이나 통제가 아니라 헌신과 희생으로 얻어지는 결과를 얻어야 한다.

우리나라 경제생활 전반적으로 폴로우십 리더가 부족한 듯하다. 어려운 경제상황이 지속되면서 난파선에서 서로 뛰어 내리려고 아우성치는 상황과 흡사하다.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는 대기업, 이런 대기업에 의존하는 중소기업, 내수에 기반 하는 영세자영업자 모두 지금은 어려운 상태이다. 사회 전반적으로 갑의 문화가 만연된 것 같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에게, 중소기업은 자영업자에게, 자영업자는 영세민에게 갑의 행세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상대방을 배려하고 같이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동행의 자세이다. 동행은 리더가 권위를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는 것이다. 어려운 상황에도 경영자들이 한명의 직원이라도 더 보듬고 가려고 하면 직원들은 감동하여 더 열심히 일하려고 할 것이다.

기업의 성공여부는 전략적 의사결정을 하는 최고경영자(CEO)의 판단에 좌우된다. CEO는 바다에서 항행하는 배의 선장이다. 회사가 어려움에 처한 것은 CEO의 판단 미흡이며, 회사가 잘 되는 것은 CEO의 올바른 결정이 영향을 미친다. 한 중소기업 경영자는 우리나라 경제의 대기업위주 문제점만 나열하였다. 직원들을 교육시켜 놓으면 이직한다고 한다.

중소기업이지만 직원들을 보듬어 주고 비전을 심어주면 이직을 하겠는가? 젊은 청년들은 취업이 되지 않고 있지만 그 중소기업 경영자는 젊은 청년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하여 한명의 신입사원이라도 더 채용하려고 했는지 묻고 싶다. 세무법인 같은 전문 직종 경영자도 신입사원을 뽑지 않고 경력직원만 뽑으려고 한다. 중소기업 경영자도, 전문 직종 경영자도 일반국민들에 비하면 더 경제력이 좋지만 더 약한 사람들에 대한 동행의 자세는 없다. 인품 좋은 리더하고 같이 일을 하고 싶도록 만드는 동행의 매력이 기업의 경쟁력으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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