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격호, 치매 치료 매년 수십억원 연봉
롯데 신격호, 치매 치료 매년 수십억원 연봉
  • 최남일 기자
  • 승인 2016.07.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0년 분당 서울대병원 치매 소견 치료제 복용...2015년 계열사로부터 31억원 연봉 챙겨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모럴해저드 논란에 빠졌다.

신 총괄회장은 2010년 분당서울대병원으로부터 치매 소견을 받아 치매치료제를 복용하고 있어 사실상 경영활동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매년 계열사로부터 거액의 연봉을 챙겨온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

13일 사단법인 사회정상화운동본부(김두진 이사장)는 롯데그룹의 7개 계열사가 지난 3월 공시한 '2015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신격호 총괄회장이 31억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신 총괄회장은 롯데쇼핑(16억원), 호텔롯데(10억), 롯데건설(5억원), 롯데알미늄 등으로부터 연봉을 받았다.

신 총괄회장은 2010년 병원에서 치매 소견을 받은 이후 매년 연봉과 배당으로 50억원 이상을 챙긴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의 경우 비상장 알짜 계열사가 많다. 이들 회사로부터도 배당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회장은 (15.03억원),호텔롯데(10억),롯데건설(5억원), 롯데케미칼(20억원) 등으로부터 45억원대에 연봉을 챙긴 것으로 확인된다.

이밖 계열사 임원 연봉도 억대다. 한국 롯데를 지배하는 호텔롯데는 신영자 사내이사(22.67억원). 신동주 전 사내이사(5.77억원), 송용덕 대표(6.1억원)등이 거액의 연봉을 받았다. 롯데쇼핑은 이인원 부회장(12.58억원). 이원준 대표(8.16억원), 신영자 사장(5억원), 롯데건설은 김지현 대표(6.24억원), 신영자 이사 (5억원), 신동주 전 이사(14.88억원)가, 롯데케미칼은 허수용 대표(8.3억원), 롯데칠성음료는 이재혁 대표(7.29억원)가 억대 연봉 대열에 합류했다.

신격호·신동주·신동빈·신영자 등 신씨 오너일가를 제외하고는 복수 계열사 임원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두진 사회정상화운동본부 이사장은 "신격호 회장께서 2010년 치매 소견을 받아 실질적 경영활동은 불가했던 것으로 보인다. 1997년 3월 개정된 무노동 무임금(No work, No pay)의 원칙에 위배된다. 노동자에게만 무노동무임금을 강요하고 있지만, 신 총괄회장의 경우도 정작 일하지 않고 호의호식하며 매년 수십억원에 연봉을 챙기고 있는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2014년 정부는 재벌 총수의 연봉공개를 추진했다. 베일 속에 감춰졌던 연봉이 공개됐다.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구속된 일부 재벌들이 거액 연봉을 받고 있는 사실도 밝혀졌다. 또 기업적자로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기업의 오너들도 수억원의 연봉을 챙긴 것도 밝혀졌다. 상대적 박탈감에 반기업 사회정서로까지 번지는 계기가 됐다.

이런 상태에서 병을 앓고 있는 구순의 신 총괄회장이 여러 기업에서 매년 억대에서 십억원대 연봉을 챙긴 것이 확인되면서 롯데에 대한 반 기업정서가 확산일로다.

사실 롯데는 반부패기업이다. 롯데홈쇼핑 갑질사태로 경영자가 감옥에 가기도 했다.
 

<창업주의 몰락>

신 총괄회장은 롯데의 창업주로서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셔틀 경영을 해 왔다. 2010년 이후 치매 소견을 받고 주로 국내에 머물었다. 2013년경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롯데제과 지분 매집을 하면서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예견됐다. 당시 신 총괄회장에 치매 증세가 심해진 것이 형제간 분쟁에 단초가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신 총괄회장에 건강을 비밀처럼 관리했다. 하지만 지난해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면서 건강상 비밀이 해제됐다.

올초 신 총괄회장의 여동생 신정숙 씨가 낸 '성년후견인 개시 심판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신정숙은 2010년 치매진단을 받고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다는 주장했다. 최근 검찰의 롯데 수사가 신 총괄회장까지 겨냥해 오자 장남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도 같은 주장을 했다.

앞서 신 회장 측근들은 경영권 분쟁이 시작될 무렵 "신 총괄회장이 3~4년전부터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고 약을 먹고 있다"는 증언을 한바 있다.

신 총괄회장의 '경영지시서'를 근거로 동생(신동빈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후계자라고 주장해 온 신 전 부회장까지 자충수를 둔 치매사실을 밝혔다. 이는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에서 신 총괄회장을 보호하기 위한 조처로 보인다.

치매약 복용시점은 2010년 경. 당시 큰딸 신영자(구속)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아버지의 증상이 걱정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의료진의 치매 소견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신 총괄회장은 이후 경구용 치매치료제 '아리셉트' 처방을 받아 복용해 왔다는 것.

아리셉트는 뇌 신경전달물질 아세틸콜린 분해효소(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AchE)의 작용을 억제해 아세틸콜린을 증가시킴으로써 기억력과 인지 능력을 향상시키는 작용을 하는 치매치료제다.

아리셉트는 경·중증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뇌혈관 질환을 동반한 혈관성 치매 치료제로 쓰이며 신경세포의 위축과 퇴화를 막는 신경보호 기능도 일부 갖추고 있다. 진료기록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졸피뎀과 같은 마약성수면유도제 스틸녹스(Stilnox)도 필요에 따라 함께 복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12년 신 총괄회장의 가족과 의무실장 등은 병원 측에 약의 부작용을 호소했고 이때부터 신 총괄회장은 항정신병약물 케티아핀이 주성분인 '세로켈(Seroquel)'을 처방받은 것으로 알려져 과거의 부작용은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 형제간 경영권 분쟁의 중대 가늠자 역할을 할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 후견인'지정 여부를 놓고 재판을 진행 중인데, 과거 치매약 복용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큰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남일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