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면제 받은 방산기업 오너일가‘군 면제 비법서’
軍면제 받은 방산기업 오너일가‘군 면제 비법서’
  • 고혜진 기자
  • 승인 2016.0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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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부름에 ‘나 몰라라’ 국가 혜택은 ‘내가 먼저’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사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구본상 LIG넥스윈 부회장 최평규 S&T중공업회장

국가 부름에는 를 닫고, 국가 혜택에만 를 여는 이들이 화두에 올랐다. 화제의 중심에 선 주인공은 바로 국가 방위에 쓰는 군수품을 생산하는 방산기업 오너들과 일가들이다.

14세기 백년전쟁 당시 영국군에게 포위당한 프랑스의 도시 칼레는 거센 공격을 막아내다 결국 항복 하게 된다. 그러나 당시 영국 왕 에드워드 3세는 누군가는 그동안의 반항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며 칼레 대표 6명의 죽음을 요구했다. 혼란에 빠진 칼레 시민들 사이에서 가장 부자인 외스타슈 드 생 피에르가 죽음을 자청했다. 이후 시장, 상인, 법률가 등의 귀족들이 처형에 동참했다. 다음날 처형을 위해 교수대에 모인 그들은 임신한 영국 왕비의 간청에 의해 죽음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영국 백년전쟁 이야기를 토대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사회 상류층들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조언하고 나섰다. ‘국방의 의무를 회피하는 재벌가의 도덕적 해이를 바로잡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국가 방위에 쓰는 군수품을 생산하는 방산기업이 군대를 가지 않는 것이 과연 합당한 것인가, 모순적이다. 그들이 군대를 가지 않기 위해 부리는 꼼수는 가히 군 면제 비법서라는 책이 만들어질 정도다라고 비판하고 있어 논란이 더욱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군 면제 비법서로 혜택을 누린 대단한 이들. 그들은 대체 누구인가.

 

현대차 정의선, ‘담낭 절제

20152, 현대로템 정의선 부회장이 군면제혜택을 받았다. ‘담낭 절제가 이유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정 부회장이 병역 회피를 위해 담낭을 절제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담낭 절제 수술의 경우, 수술 이후에도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다는 점을 이용해 병역 면제 수단으로 악용했다는 것이다.

한 외과 전문의에 따르면 담낭 절제의 경우, 담낭을 제거해도 소화기능 등에 전혀 지장이 없으며, 수술 후 별도의 약을 먹거나 피해야 하는 음식은 없다. 담낭의 유무 여부가 생활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 부회장이 이를 악용해 군대 면제의 수단으로 사용했다. 관련자에 대한 로비 등 역비리 가능성에 대한 의혹까지 든다. 그간 병무청이 병역 면제가 되는 특이병력을 정하는 규정을 수차례 변경하는 등 면제 대상 특이병력 결정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고 비판했다.

네티즌들은 현대로템 정의선 부회장 뿐 만 아니라 현대가 3세인 정몽근 역시 군 면제를 받았다. 국내 대기업 오너 일가의 사회적 연대의식책임의식이 갈수록 희박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조계도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민국 국민의 의무 중 하나인 국방의 의무를 회피하는 재벌가의 도덕적 해이를 바로잡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

이에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특권층, 예를 들어 고위 관료와 재벌가에서는 그에 합당한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재벌가의 경우 이해가 되지 않는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현대로템은 대한민국 철도차량 제작 업체이며, 2001년 현대자동차그룹이 한국철도차량을 인수해 2007년 현재의 사명인 현대로템으로 변경했다. 지난달 29일에는 K1·K1A1 전차에 대한 창정비 계약을 체결했다.

 

풍산 류진 가족, ‘미국 국적 취득

20145, 풍산그룹 류진 회장이 그룹 지주회사인 풍산홀딩스보유 지분 일부를 가족들에게 증여했다. 이 과정에서 류 회장의 부인과 아들이 한국 국정을 포기하고 미국 국적을 취득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최대주주 등 소유 주식 변동 신고공시에 따르면 류 회장이 보유 중인 86800주를 각각 가족인 헬렌 노(Helen Lho), 류성왜, 로이스 류(royce Ryu) 등에게 증여했다. 헬렌 노는 3600, 류성왜와 로이스 류는 각각 25400주씩 증여 받았다. 헬렌 노와 로이스 류는 미국 국적을 취득한 아내 노혜경과 아들 류성곤의 새로운 이름이다.

일각에서는 류 회장 아들인 류성곤은 1993년생으로 군대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나이다.류 회장이 아들의 병역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국적을 취득한 것이 아니냐. 풍산그룹 창업주인 고() 류찬우 회장이 사업보국(事業報國·사업을 통해 나라에 보답한다)’을 창업 이념으로 내건 것과도 맞지 않은 행동이다고 비판했다.

관련업계는 평소 류 회장은 임진왜란을 극복한 조선 중기 명재상인 서애 류성룡(1542~1607)13대손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해왔다. 재계에서는 이런 류 회장이 부인과 자식의 한국 국적을 포기하게 한 것에 대해 뜻밖이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류 회장 부인 노혜경은 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차녀라는 점 역시 화두에 올랐다. 대한민국 최고 명문가라 할 수 있는 집안에서 국적 이탈이 이워졌기 때문이다. 이른바 지도층 가문의 납득하기 힘든 행동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정부를 상대로 하는 사업이 많은 풍산그룹이 국민정서에 반하는 행동을 한 배경이 무엇일지 궁금하다. 류 회장 부인과 자년 국적 변경이 의아하다며 이목을 집중했다.

 

LIG넥스원 구본상 부회장 면제

LIG넥스원의 구자원 회장의 장남 구본상 부회장도 병역면제를 받았다. LIG넥스원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육해공 전 분야 무기체계에 대한 통합솔루션을 제공하는 종합방위산업체로 정밀유도무기, 감시정찰무기, 지휘통신무기 등을 개발, 생산하고 있다. 구본상 회장의 차남인 구본진 LF(LG패션) 부사장도 병역면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S&T중공업 최평규 회장도 군 문제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최회장은 1971년 경희대학교 기계공학과에 입학, 대학 4학년 때 받은 징병검사에서 '무종(무등급)'을 받아 군대를 면제 받았다. S&T중공업은 중기관총, 변속기 등을 생산하고 있다.

무인항공기와 헝공 IT 시스템 등을 개발하는 대한항공은 조양호 회장의 아들인 조원태 상무가 공인요원으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역 이수한화그룹 일가 대조적

한편,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과 아들들이 병역의 의무를 다해 대조를 이뤘다. 한화그룹(회장 김승연)은 그룹의 역사가 한국화약이라고 하는 방산업체를 모태로 삼고 있는 까닭에 김 회장이 병역사항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해야 한다는 지론을 내세운 영향이라고 보고 있다.

김 회장은 공군장교로 군복무를 마친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장남 김동관 씨의 경우 공군 통역장교로 군복무를 마쳤고, 차남 김동원 씨 역시 공군장교로 군복무를 마쳤다.

삼남 김동선 씨는 마장마술 선수로 활동을 했으며,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획득하는 활약으로 인해서 예술체육요원으로 군대를 합법적로 면제를 받았다.

 

대기업 오너, ‘황제 병역

방산기업 뿐 만 아니라 대기업 오너와 일가 역시 황제 병역을 일삼고 있다.

한솔그룹 창업주 이인희 고문 손자인 조현승은 지난 2012년부터 최근까지 서울 금천구의 한 금형제조업체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일했다. 산업기능요원은 국가산업의 육성과 경쟁력 제고를 함양하기 위해 병무청장이 지정한 지정업체에서 제조, 생상인력으로 활동하는 대체복무자를 말한다.

조씨는 해당 업체에서 부품 설계 도면을 작성하고 보조하는 업무를 맡아 일하면서 해당 업체로부터 갖가지 특혜를 받았다. 따로 마련해 준 사무실로 출퇴근했고, 일주일에 1~2차례 병가를 내는 등 근무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전경련 회장)의 장남 허윤홍 GS건설 상무는 제2국민역 판정을 받았다. 사실상 면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씨와 박정원 두산건설 및 ()두산 회장은 각각 일본과 싱가포르 국적자로 분류되면서 군대를 가지 않았다. 특히 롯데가는 2세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이어 3세인 신유열씨도 병역 의무를 피해갔다.

정용진 부회장은 재벌 관련 병역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단골로 등장한다. 정 부회장은 유학을 다녀 온 1990년에 징병검사를 받았다. 몸무게는 104kg으로 과체중에 의한 면제 판정을 받았다. 당시 면제 기준인 103kg1kg 초과한 것이다. 유학생활 중 스트레스를 받아 체중이 급격히 늘어날 수도 있지만 의혹의 시선이 만만치 않았다.

이에 전문가들은 계속해서 일어나는 대기업의 병역비리는 대한민국의 씁쓸한 비애. 영국의 경우 왕실에 속한 귀족들은 장교 신분으로 반드시 군 복무를 이행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대한민국 역시 재벌 총수 일가도 사회 갈등 해소 차원에서 병역 기피 관행을 스스로 청산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사회 상류층들은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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