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호 KEI 센터장, “천황폐하 만세” 삼창...광복회 ‘사퇴촉구’
이정호 KEI 센터장, “천황폐하 만세” 삼창...광복회 ‘사퇴촉구’
  • 고혜진 기자
  • 승인 2016.06.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책연구기관 센터장, 워크숍 도중 ‘친일파 발언’ 논란

KEI 이정호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장
지난 1월 세종시의 한 식당.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주최한 워크숍 참석자 수십 명의 얼굴이 굳어졌다. 식당에서 천황폐하 만세라는 소리가 울려 퍼진 것.

참석자들을 경악하게 만든 주인공은 바로 KEI 이정호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장이다.

워크숍 이후 충격의 도가니에 빠진 국민들의 분노가 절정에 치닫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정호 KEI 센터장의 만세삼창 관련, KEI가 사태 수습을 위해 거짓말한 사실이 들통 난 것.

논란이 거세지자 광복회는 KEI 이정호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장의 사퇴까지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1월 세종시의 한 식당. 그곳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천황폐하 만세
 
지난 23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의 이정호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장이 최근 세종시에서 열린 환경문제 관련 워크숍에서 스스로를 친일파라고 밝히며 천황폐하 만세삼창을 외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환경정책·평가원구원(KEI)이 주최한 워크숍. 회의장은 술과 함께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이 센터장이 술잔을 들었다. 워크숍을 주최한 기관의 센터장으로서 인사말과 건배사를 건네기 위함이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그는 나는 친일파다. 할아버지가 일제 강점기 동양척식주식회사의 마지막 사장이었다. 일본은 어머니의 나라다라며 운을 뗐다. 동양척식주식회사는 1908년 일본이 동양척식주식회사법으로 한국 경제를 독점·착취하기 위해 설립한 회사다. 이어 이 센터장은 천황폐하 만세라고 세 번 외치며 건배사를 대신했다. 워크숍 참석자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이렇게 이 날 워크숍은 참석자들의 불쾌감반감속에서 끝이 났다.
 
워크숍 이후 소문은 일파만파 퍼지기 시작했다. 정부는 국민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국책연구기관 센터장이 공식석상에서 스스로를 친일파라 밝히고, “천황폐하 만세를 외친 충격적인 이 센터장의 언행에 대한 진상조사를 착수했다.
 
지난 24일 국무조정실 고위관계자는 정상적인 사고라고 볼 수 없는 사건인 만큼 조용히 넘어 갈수 없는 문제다. 철저한 진상조사를 벌여 진상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KEI를 지원·감독하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합동 조사팀을 꾸려 진상파악에 들어갔다. 조사팀은 당시 이 센터장이 워크숍에서 어떤 발언과 행동을 했는지를 집중적으로 파악해 국무조정실에 보고할 예정이다. 국무조정실은 국책연구기관 감독을 총괄하는 곳이다.
 
들통 난 KEI ‘거짓말
 
KEI의 발 빠른 자체 조사에도 불구, 네티즌들은 났다. KEI의 자체 조사는 들통 난 자신들의 거짓말을 수습하기 위함이기 때문.
 
KEI는 언론보도 이후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며, 이 센터장은 그러한 말이나 행동을 한 적이 없다. 그는 이러한 워크숍을 참여한 사실이 없고, 해당 워크숍에서 천황폐하 만세삼창을 들었다는 소문은 사실일 수 없다. 해당 워크숍은 애당초 열린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KEI는 해당 언론사가 이 센터장과 통화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해 당사자가 사실을 인정한 점이 드러나자, 자체 진상조사를 벌이겠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출연 연구기관 센터장이 공개석상, 그것도 정부부처들이 한곳에 모인 세종시에서 친일 선언과 만세 삼창을 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일제강점기에나 떠돌던 일왕에 대한 충성맹세를 21세기에 우리 정부 관계자를 통해 듣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분노했다.
 
‘5차례워크숍 참석
 
워크숍 등 출장 간 바가 없다KEI거짓말이 들통 났다. 지난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KEI 측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센터장은 지난 11일 임명된 뒤 워크숍에 총 5번이나 참석한 것으로 확인된 것.
 
지난 23KEI는 첫 번째 해명 발표 이후 이 센터장 본인에게 확인하니 그런 일이 없다고 하더라. 일단 우리 입장에서 이 센터장을 믿을 수밖에 없어 급한 대로 해명했던 것이라고 얼버무렸다.
 
앞서 KEI이 센터장은 부임 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열린 워크숍, 세미나, 심포지엄, 토론회 등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관련 출장 기록도 없다고 말한 것과는 상반된 대답이었다.
 
이 센터장은 지난 1월 부임하자마자 14~15일 센터 자체 워크숍을 열어 연구원 경비 170여만원을 지출했다. ‘센터의 지난해 업무 및 연구성과 점검을 통한 발전방안 토론올해 연구계획 발표를 통한 연구진 의견수렴 및 발전방안 토론명목으로 개최한 워크숍이었다.
 
지난 428~29일에는 자체 워크숍을 한 번 더 열어 456만원 정도를 썼다. 아울러 2회에 걸친 광역지방자치단체 적응대책 수립 워크숍’, ‘미래세대 대상 초등교안 개발 및 보완 워크숍등에 참석했다.
 
뿐 만 아니다. 이 센터장은 워크숍 외에도 포럼에 2, 세미나와 간담회에 각각 1번 참석했다. 지난달 4일 참석자로 이름을 올린 파리협정 및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의 적응부문 대응방안 모색세미나는 언론에 사진과 함께 보도까지 된 바 있다.
 
출장기록 역시 화려하다. 올해 들어 약 6개월 동안 국내 출장 48, 해외출장 15일 등 총 63일에 걸쳐 출장을 다녀왔다. 센터장 재직일의 3분의 1 수준이다. 그가 출장 기간 사용한 출장비 및 법인카드 사용액은 총 1430만원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정부출연 연구기관 직원의 출장 빈도와 사용금액은 업무 특성마다 다를 수 있지만 출장 자체를 부인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정보공개 요구가 들어오면 다 알려질 내용인데 왜 발뺌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직접들은 '만세삼창'
 
해당기사와 관련없음
 
거짓말쟁이 KEI부실조사에 따른 추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천황폐하 만세삼창을 직접 들은 직원들의 진술이 확인된 것. 이는 해당 워크숍은 열린 적 없다던 거짓말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 27일 이 센터장의 천황폐하 만세삼창과 관련해 벌인 내부 조사 과정에서 1월 워크숍에 참석했던 직원 다수가 해당 발언을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KEI 진상조사단이 그런 사실이 없다며 내놓은 자체조사 결과와는 정 반대다.
 
지난 24일 정부 국무조정실 산하 출연연구기관인 KEI는 세종시 사무실에서 내부 직원을 대상을 일대일 면담 등을 통해 논란이 된 워크숍에서 벌어진 이 센터장의 언행에 대한 자체조사를 벌였다.
 
익명을 요청한 복수의 관계자는 천황폐하 만세발언은 건배사라서 당연히 들을 수밖에 없었고, 조사에서도 몇몇 직원이 들었다고 증언한 것으로 안다고 입을 모았다.
 
KEI는 해당 발언이 처음 알려진 지난 23, 불과 몇 시간 만에 당사자 및 관련자에 대한 면담 및 관련자료 등을 종합 조사한 결과, 공식 또는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천황폐하 만세삼창을 외친 사실이 없다며 자체조사 결과를 내놨었다. 그러나 정작 관련자에 대한 실질적인 조사는 다음 날인 24일 대부분 이뤄졌다. 앞서 내놓은 해명과는 정 반대의 증언이 나온 셈이다.
 
이에 당황한 KEI 조사단 측은 직원들을 불러 그 일을 누구에게 말하고 다닌 적이 있느냐, 이 센터장이 해당 발언을 할 때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었던 사람이 누구였는지 기억나느냐며 추궁했다. 이는 진상조사보다 내부제보자 색출에 주력한 것으로 풀이될 만한 대목이다.
 
네티즌들은 까도 까도 계속 나오는 양파 같은 KEI의 거짓말. 그들이 계속해서 이 센터장의 편에 서서 손 잡아주는 이유는 무엇인가. 신뢰를 잃은 KEI는 잘못된 사실을 인정해 올바르게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복회 사퇴촉구
 
광복회 성명서

광복회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친일 발언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이 센터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선 것.

지난 25일 광복회는 성명을 통해 이씨의 천황폐하 만세삼창 망언에 대해 우리 국민과 함께 울분과 분노를 느낀다. 이 씨의 망령된 행보는 일본의 극우주의자들에게 조롱거리가 될 뿐이며, 정부산하기관의 일원으로서 참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센터장은 조용히 공직에서 사퇴하고 독립운동 선열들과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천황폐하 만세구호는 오늘날 일본인들도 부르지 않는 말이며, 우리 민족에게는 수치와 모욕의 구호라고 지적했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수많은 독립투사들이 광복된 조국을 보지 못하고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죽어갈 때, 반민족친일행위자들은 민족을 판 대가로 일왕에게 은사금과 훈장을 받으며 부귀영화를 누렸다. 독립 된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친일파들은 고개를 들어서는 안 된다고 울분을 토했다.
 
네티즌들은 온전한 정신을 가진 이라면, 어떻게 자신을 친일파라고 스스로 밝힐 수 있을까. 자신의 할아버지가 대표적인 식민지 수탈기관인 동양척식주식회사의 고위간부였다는 것이 자랑거리인가. 어떻게 이런 사람이 정부기관의 대표가 될 수 있는지 한심스럽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