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자음과모음' 사태, 집단서명 등 파문 확산
출판사 '자음과모음' 사태, 집단서명 등 파문 확산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6.0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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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모음, 부당 발령 논란..."쓰레기장 같은 사무실"
▲ 윤정기 씨의 새 사무실 모습 (사진: 언론노조 출판지부)

 

출판사 자음과모음부당 발령문제로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자음과 모음은 지난해 3월 편집자 윤정기(30)씨를 부당 전보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번에는 윤 씨에게 해고와 다름없는 발령을 낸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불거졌다.

현재 해당 출판사를 고발하는 자료 등은 각종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자음과모음의 계열사에서 책을 출간한 한 작가는 스스로 절판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자음과모음의 노동탄압에 반발하는 인터넷 서명 운동도 시작됐다.

 

쓰레기장 같은 사무실 보내더니

 

29일 현재 전국언론노동조합 서울경기지역 출판지부(지부장 이승한)자음과모음에 항의하는 독자, 저자, 출판노동자 공동 서명을 받고 있다. ( http://goo.gl/forms/0Y4pWoumyeb7oFBg1 )

이를 통해 자음과모음의 노동탄압에 반대하고 윤 씨의 원직복직을 요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해당 서명글에서 출판지부는 지난 27, 우리는 윤정기 편집자를 쓰레기장 같은 사무실로 보내고 욕설과 협박을 자행한 자음과모음의 행태에 크나큰 충격을 받았다회사의 부당한 조처에 항의했다는 이유로 권고사직하고, 권고사직을 거부했다고 물류창고로 부당 발령을 보내더니 명목상의 도급회사를 만들어 본사와 격리했다. 협박과 괴롭힘으로 입을 틀어막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책을 만든다. 노동자를 사람으로 대우하는 최소한의 상식조차 없는 출판사 자음과모음에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면서 우리는 좋은 책이 좋은 노동환경에서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우리가 읽고 쓰는 책이 출판노동자를 착취한 결과물이기를 원치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출판지부는 독자·저자·출판노동자와 함께 ▲윤 씨의 원직복직과 정상적인 노동환경 보장 ▲노동자 탄압 중단과 공식적인 사과 ▲재발방지대책 마련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들은 자음과모음이 우리의 요구사항을 이행할 때까지 윤 씨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대표 인문·문학 출판사? 치욕

 

앞서 출판지부는 저열한 일터 괴롭힘으로 노동자 입 틀어막는 자음과모음 규탄한다는 성명을 지난 28일 발표했다.

출판지부에 따르면 윤 씨는 지난해 3월 부당전보 사건 이후 복직했지만 10개월이 넘는 동안 정상적인 업무 배정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 22일 강병철 사장이 새로 관리자로 임명한 문모 이사는 자음과모음에 출근하는 윤 씨에게 마포 도화동 새 사무실로 출근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왜 이사를 가는지도, 그곳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도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지부는 새 근무지로 출근한 윤 씨를 맞이한 것은 씻지도 않은 설거지거리, 벽면에서 떨어져 나와 너덜너덜거리는 벽지들, 도대체 어디에 앉아서 일하라는 건지 모를 먼지 쌓인 책상과 컴퓨터, 그리고 널부러진 잡기들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실제 공개된 사진 속의 해당 사무실은 쓰레기장을 연상시킨다는 게 누리꾼의 반응이다.

이어 출판지부는 심지어 문모 이사는 그런 말도 안 되는 사무실 안에서 서슴없이 흡연을 하면서 이 새끼’, ‘어떻게 해야 널 죽여버릴까 싶다라는 협박까지 내뱉었다항의하는 윤 씨에게 문 이사는 싫으면 그만두든가라고 속마음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덧붙였다.

출판지부는 지난 1월부터 6차례에 걸쳐 자음과모음의 새로운 하청회사(더 이룸)에 배속된 편집자 윤 씨를 본사가 직접 고용하라며 자음과모음과 교섭을 벌인 바 있다. 그러나 사측 교섭위원은 윤 씨와 출판지부의 요구사항을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출판지부는 고용주인 강병철 사장이 직접 나와 교섭하라는 요구에 강 사장은 중국에 가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말만 반복했다해결 의지 없이 임하던 교섭마저 더 이상 진행하지 않겠다고 지난 24일 통보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화로 해결하자는 노동조합의 목소리를 묵살하고 정상적으로 책을 만들게 해달라는 최소한의 요구조차 온갖 모욕, 괴롭힘, 폭력적 처사, 협박으로 입을 틀어막는 것이 자음과모음의 상식인가라며 인간을 인간답게 대우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조차 지켜지지 않는 회사인 자음과모음이 한국의 대표적인 인문-문학 출판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우리 출판노동자들과 독자들에게 치욕이라고 비판했다.

자음과모음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윤 씨의 시작이 자음과모음이었던 것은 맞으나 현재는 우리 직원이 아닌 더 이룸의 직원이라며 부당발령을 낸 사실이 없고 해당 논란이 사측과는 관계가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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