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쇼크' 글로벌경제 대격변...우리 시장은?
'브렉시트 쇼크' 글로벌경제 대격변...우리 시장은?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6.0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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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네덜란드·덴마크…‘EU 탈출’ 도미노 우려

우려하던 브렉시트(Brexit)’가 현실이 됐다. 지난 24일 세계 5위 경제대국 영국 국민들이 브렉시트를 선택했다. 영국이 43년만에 유럽연합(EU)을 탈퇴하면서 세계질서 지형에 대격변이 예상된다.

이미 EU를 비롯한 세계 각국은 혼돈 속으로 빠져들었다. 향후 시장이 미칠 파급력에도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영국의 EU 탈퇴 결정이 우리금융시장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일시적 큰 충격은 있지만 점차 진정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43년 만의 EU탈퇴

이날 파운드화 가치는 1985년 이후 31년래 최저로 떨어졌다. 아시아증시도 혼란스럽다. 엔화가치는 폭등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이 예상 이상으로 충격을 받았다. EU를 비롯한 각국은 브렉시트 상황에 대비한 비상회의를 소집하는 등 후폭풍이 일고 있다.

EU 잔류 진영을 이끈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경우 사퇴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잔류 진영에서 책임을 묻는 것은 물론, 국론 분열을 초래한 책임론이 확실시된다. 20155월 캐머런 영국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이전에 공약으로 내걸었던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기정 사실화됐다.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재투표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스코틀랜드 투표를 이끌었던 스코틀랜드 전 총리와 스코틀랜드 국민당 당수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스코틀랜드의 영연방 독립 재투표 여론이 조장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무엇보다 영국의 EU 탈퇴로 하나의 유럽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타 회원국들의 반 EU성향에 불을 지펴 도미노 이탈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이탈리아, 폴란드, 덴마크, 체코 등 반 EU성향이 높은 나라들의 탈퇴 여론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역시 2017년 선거를 앞두고 민족주의극우주의 정당을 중심으로 EU 탈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는 영국의 국민투표를 앞두고 내가 대통령이 되면 EU 탈퇴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말했다.

금융허브 런던비상

영국은 EU 회원국들과 2년에 걸쳐 관세, 규정, 국가 간의 이동 등 전반적인 사항들의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협상기간이 지나면 영국은 자동으로 EU에서 탈퇴된다. 협상기간은 영국과 EU 이사회가 만장일치할 경우 연장 가능하다. 그러나 경제적 실리를 내세운 반대여론으로부터 여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반대론자들은 EU 회원국으로서 얻는 경제적 혜택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이유를 내걸며 브리메인(Bremain, 영국의 유럽연합 잔류)을 주장해왔다.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영국의 교역 위축, 런던의 금융허브 지위 위협, 경제성장률 하락 등이 예상된다. 이에 상당수 영국 기업도 EU 잔류를 호소해왔다.

EU5억 인구를 가진 세계 최대 단일 시장이다. 영국은 2015년 기준 연간 영국의 총상품 수출액 중 약 47%1342억 파운드를 EU 회원국으로 수출해왔다. 이에 따라 EU탈퇴 시 무역 장벽을 감수해야 할 수 있다.

또한 영국 기업들은 그동안 관세없이 거래했던 EU 국가들과 무역 통상 규정을 재협상해야 한다. EU로 수출하는 상품 중 35%4% 이상의 관세가 부가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브렉시트로 금융 안정성이 훼손될 경우 런던의 글로벌 금융허브 기능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기업 투자 지연뿐 아니라 해외 투자 유입도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경제분석기관들은 영국 경제성장률이 잔류할 때와 비교해 단기적으로 1.3~3.3%포인트, 중장기적으론 0.1~7.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충격...우리 시장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행보도 다시 안갯속에 휩싸였다. 월가에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불거졌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지난 21일과 22일 상원과 하원 청문회에 잇달아 출석해 브렉시트는 미국 경제에 상당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일본은행(BOJ)의 추가 부양책 실시 여부도 관심사다. 이달 BOJ는 브렉시트 투표 결과를 우선 확인하겠다는 목적에서 정책동결을 결정했다. 브렉시트로 초강세를 보인 엔화가 더 가파르게 오르면서 더 이상은 추가 부양책 실시를 주저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 또한 상품교역과 금융시장 모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코트라(KOTRA) 런던무역관이 영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31곳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71%가 브렉시트는 자사 영업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영국 내 수요가 줄어 2020년까지 한국의 수출이 연간 4~7억달러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들은 대부분 관세율이 높아져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는 점을 꼽았다.

외환시장에서는 안전자산인 달러, 엔화에 매수세가 몰려 원화 가치가 급락할 수 있다.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 들어왔던 영국 등 외국계 투자자금이 대거 빠져나갈 수도 있다. 영국계 자금의 주식 순매수 금액은 전체의 15% 수준으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브렉시트에 따른 여파는 주로 단기 금융시장에 집중되고 실물 경기에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글로벌 경기 둔화 기조가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향후 EU 추가 탈퇴 가능성이 남아 있는 만큼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은 계속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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