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김 한국지엠 사장 ‘위기론’ 대두...각종비리, 신형 말리부 차별논란
제임스 김 한국지엠 사장 ‘위기론’ 대두...각종비리, 신형 말리부 차별논란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6.0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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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김 한국지엠 사장
제임스 김 사장이 이끄는 한국지엠이 위기의 늪에 빠졌다. 최근 출시한 쉐보레 신형 말리부 국내 모델 사양이 북미버전과 다른 것이 악재로 나타나고 있다. 납품·채용비리까지 이어지면서 고위임원과 노조간부들이 잇따라 체포돼 검찰의 칼끝은 한국지엠의 심장부까지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최악의 적자 1조원을 기록한 한국지엠은 올 1월 취임한 제임스 김 사장을 앞세우면서 흑자전환을 꾀한 바 있다. 김 사장이 위기의 늪을 의욕적인 행보로 빠져나갈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제임스 김 사장 위기의 시작

지난 1일 제임스 김 사장은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GM 프리미어 나이트 2016'에서 "스파크가 지난 3월 내수시장 판매 1위 모델에 올랐고 신형 말리부는 출시 이후 사전계약 15000대를 달성했다""한국지엠 역사상 최고로 올해 판매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한국지엠 CEO를 맡은 지 5개월이 됐다""그동안 임직원, 협력사 등과 소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향후 경차부터 프리미엄모델, 전기차까지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을 선보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의 이 같은 행보에 한국지엠은 지난 5월 한 달간 국내외에서 총 51907대를 판매했다. 내수판매는 1717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8% 증가한 것으로 2002년 회사 출범 이래 5월 실적으로는 최대치이자 올 들어 월 기준 최고 실적이다.

업계에선 신형 말리부와 경차 시장에서 판매량이 높은 신형 스파크가 진두지휘 했다고 분석한다. 특히 9세대 풀 체인지(완전변경) 말리부는 5월 국내에서 전년 동월 대비 169.1% 늘어난 3340대가 판매됐다. 신형 말리부의 인기는 탁월한 디자인·성능·안전시스템·가격 등에 있다. 무엇보다도 미국 현지 판매가격보다 약 300만원 저렴하다는 점에서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했다.

그러나 신형 말리부가 북미지역의 판매모델과 다르다는 논란이 일었다. 북미지역 판매 모델과 가장 큰 차이점은 변속기와 에어백이다. 북미에서는 8단 자동 변속기를 사용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보다 가격이 저렴한 6단 변속기를 사용한다는 것. 한국지엠은 미국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의 한국 법인이다.

이에 한국지엠은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한국에선 기대하는 8단 변속기의 성능이 나오지 않는다""6단 변속기에 기어비를 최적화해 우리나라 환경에 맞췄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변속기에만 있지 않았다. 북미 모델은 10개의 4세대 어드밴스드 에어백을 장착한 반면, 국내 모델은 그보다 두 단계 아래급인 2세대 디파워드 에어백 8개를 장착한 것이다. 4세대 어드밴스드 에어백은 스마트 에어백이 가지고 있는 기능에 탑승자의 무게를 감지해 팽창률을 제어하며 디파워드 에어백은 승객의 상해를 줄이기 위해 1세대보다 압력을 일부 줄인 시스템을 갖고 있다.

일각에선 북미지역의 안전 규제로 어드밴스드 에어백 장착이 불가피 해 국내와 차이점을 보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또한 한국지엠측이 원가 절감을 위한 선택이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이전 말리부 모델에는 3세대 에어백이 탑재돼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김 사장이 공식적인 사과 입장을 내놔야 한다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이밖에도 본 넷 지지대·뒷좌석 열선 장착 등에 있어서도 북미지역과 한국 판매용 모델이 차이를 보여 한국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한국지엠측은 원가를 절감하기 위한 것은 오해라는 입장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국가마다 법규가 달라 주행완경, 모델에 탑재되는 기능, 성능들이 다를수는 있다국내 신형 말리부의 상품성은 자신 한다"고 말했다.

연이은 체포·구속...

검찰은 최근 각종 물품을 납품받는 과정에서 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아 챙긴 혐의로 한국지엠 현직 노조 간부를 체포했다. ·현직 임원들과 전직 노조 간부에 이어 현 노조까지 검찰 수사가 확대되는 상황이다. 인천지검 특수부는 배임수재 혐의로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지엠 지부 조직쟁의실장 A씨를 지난 20일 체포, 조사 중이다. A씨는 회사가 명절이나 체육대회 행사 때 직원들에게 나눠줄 선물세트나 사은품 등을 납품할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특정업체를 도와주고 '뒷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A씨가 특정 업체의 물품이 납품될 수 있도록 사측에 입김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A씨와 같은 배임수재 혐의로 한국지엠 전 노사부문 부사장 B씨와 노사협력팀 상무 C씨를 각각 지난 3일과 5일 구속했다. B씨는 지난달 31'일신상의 이유'로 갑자기 퇴임했다가 지난 3일 체포된 뒤 지난 5일 구속됐다. 이에 업계는 그동안 노조와 사측의 각종 협상을 이끌던 B씨가 최근 드러난 노조 비리와 관련해 책임진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또 검찰은 사측이 일부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과거 노조가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측이 인사 규정을 어기고 노조 간부의 자녀나 가족을 채용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아직 검찰수사 과정이라 말을 하기 어렵다"고 했다.

잇따른 적자를 흑자전환 시키고 자동차 시장을 진두지휘하던 김 사장이 연이은 악재를 극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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