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신동빈, 운명 가를 '국적 논란' 싸움
신동주·신동빈, 운명 가를 '국적 논란' 싸움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6.0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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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주·신동빈 회장

신동빈 회장과 친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오는 25일 일본롯데홀딩스 경영권을 두고 표대결을 펼친다. 특히 롯데의 국적 논란은 향후 향방을 가를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일본 주주들에게 민감할 수 있는 기업의 국적부분에 대해 신동빈 회장은 롯데는 세계적 기업으로 한국기업으로 인식되고 있고 다만 지주사인 롯데홀딩스는 일본기업이라고 반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주 회장은 롯데는 글로벌 기업이라는 입장을 밝혀왔으나 이중 플레이라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신동주 회장은 지난달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을 일본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하는 안건을 주총에 상정해달라고 일본 롯데홀딩스에 공식 요구했다. 신동주 회장 측은 신동빈 회장이 주주총회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을 이용, 경영권 탈환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신동주 회장은 주총에서 롯데 국적 논란 비자금 의혹 및 검찰 조사 상황 호텔롯데 상장 이유 인수합병한 기업 중국 사업 부진 원인 등을 집중적으로 파헤칠 전망이다.

이 중 롯데 국적 논란관련, 신동주 회장은 이미 일본어로 된 공식 자료를 통해 롯데가 한국 기업임을 분명히 하는 경영자에게 향후 롯데 그룹을 맡길 수 있겠는가?”라며 국적 감정을 건드린 바 있다.

신동주 측은 롯데 경영 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www.l-seijouka.com)’ 일본어 사이트를 통해 신동빈 씨는 지금까지 한일 양국에서 경영을 해 온 롯데그룹에 대해 글로벌 기업이 아니라 한국 기업이라고 공식 석상에서 밝혔다. 또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 회사 역할을 할 호텔롯데에 대한 일본 롯데그룹의 주식 보유 비중을 낮추겠다고 한국 국회에서 설명했다. 현재 롯데가 일본 기업인지 한국 기업인지는 중요하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가 한국 기업임을 분명히 하는 경영자에게 향후 롯데 그룹을 맡길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롯데를 한국 기업이라고 선언한 신동빈에게 어떻게 롯데그룹을 맡기겠느냐?”며 일본 주주들에게 호소를 한 것이다. 해당 일본어 문건은 일본어 사이트에만 올라와 있다. 신동주 측은 한국 사이트에는 이 문건을 올리지 않았다. 이에 당시 한일 양국에서 이중 플레이를 한다는 논란이 일었다.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롯데가 한국 기업임을 분명히 하는 경영자에게 향후 롯데 그룹을 맡길 수 있겠는가?’라는 신동주 회장의 주장에 관해 신동주 회장은 그동안 롯데가 글로벌 그룹이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신동빈 회장의 흑백논리는 오히려 한국인들이 반감을 가질만한 요소가 담긴 것으로 이를 반박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신동주 회장의 국적 논란과 관련해선 신동주-신동빈 회장은 모두 한국인 국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롯데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동빈 삼부자의 국적은 현재 한국이지만 일본에서 태어난 두 형제는 이중 국적으로 병역도 다하지 않았다. 90년대 들어서야 일본 국적을 포기했다.

특히 두 형제의 한국어 구사 실력이 국적 논란에 불을 지폈다. 신동빈 회장은 어눌하지만 그나마 한국어를 구사할 줄 안다. 반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한국말을 못해 신격호 총괄회장과의 대화를 일본어로 하는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지면서 공분을 샀다.

집안 내력도 구설에 올랐다.

신격호 회장의 일본 이름 시게미쓰 다케오(重光武雄)는 일본으로 건너가 만든 게 아니다. 일제강점기 때 창씨개명한 이름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히로유키, 신동빈 회장은 아키오로 불린다. 신동빈-신동주 형제의 친모는 일본인 시게미쓰 하츠코다. 시게미쓰 하츠코는 시게미쓰 마모루 전 일본 외무대신의 조카다. 시게미쓰 마모루는 윤봉길 의사가 중국 상하이 홍커우 공원에서 던진 폭탄에 다리가 잘린 인물이다.

신동빈 회장 역시 일본 여성을 아내로 맞았고 그 아들도 일본인과 결혼했다. 재미교포와 결혼한 신동주 회장은 가족들이 모두 일본에 거주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니 일본기업이 한국기업 행세를 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온다. 외국투자 기업으로서 혜택이 필요할 때에는 외투 기업 대우를, 국내 기업 이미지가 필요할 때에는 국내 기업으로 대접받았다는 비판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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