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한국경제, 이제야 희망이......
[데스크칼럼] 한국경제, 이제야 희망이......
  • 남은호 기자
  • 승인 2004.0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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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장인어른과 식사를 함께 하면서 들은 이야기이다. 당신은 황해도에서 1.4 후퇴 때 서울로 오신 분이다. 어린시절 이야기를 하시면서 삼겹살 구우면서 나온 기름에 심지를 넣고 굳히면 훌륭한 등불이 된다는 말씀을 하셨다.

부유한 집안에서 자랐지만 당신 어린 시절에는 전기라는 것이 없었던 시절의 모습이다. 당신은 대한민국의 전깃불이라는 것이 없던 시대부터 모빌 폰으로 동영상을 전송하는 시대까지, 전쟁을 겪으시고 자수성가 하셔서 고층 아파트에 살고 계시는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증인이시다.

붉은색으로 물결치던 한국의 경제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발전해 왔다. 이렇게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경제 성장의 배경에는, 여러 가지 오점과 부작용이 있기도 하지만 우리 조상들의 뜨거운 교육열과 함께 잘 살아 보겠다는 꿈을 가지고 키워온 민족적인 저력 이였다.

하지만 선진국에 진입하려는 대한민국의 경제에는 공든 탑이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내수만으로는 독립적으로 강한 경제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있는 한국 경제는 요즘 외우내환에 시달리고 있다.

IMF를 경험한 많은 국민들이 경제 여건이 더 어려워졌다고 한다. 이십대의 반이 백수라는 이태백, 이제는 삼십대도 퇴출위기라는 삼팔선, 사십대와 오십대는 퇴임정년이라는 말들이 우리 사회 속에 공공연하게 난무한다. 정부는 아니라고 외치지만 전혀 근거 없는 연기는 아닌 것 같다.

기업과 노조의 양보 없는 협상으로 시민들의 가슴은 멍들고 있다. 부동산 버블과 사교육비는 서민 경제에 커다란 짐이다. 여기에다 중국발 투자규제 쇼크, 고유가, 미국의 이자율인상 등은 멍든 우리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가했다. 지난 주말에는 국민의 혈세로 조성된 대규모 공적 자금이 호화 사생활비로 도용 되었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 되었다.

아무튼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 가운데 오랜만에 정부와 재계는 한 가닥 희망을 지폈다. 대통령과 대기업 대표들이 만나서 많은 담화를 했다고 알려졌다.

회담 후 주요 대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늘리고 중소 협력업체들에 대해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간담회 후속 조치를 발표 했다.
삼성은 2002년 투자의 2배 수준인 19조 3천억으로 상향하고 향후 3년간 핵심 기술 분야에 70조를 투자하며 금년 채용을 1만 7천명까지 늘이겠다는 발표를 했다.
LG도 올해 10조 규모, 향후 5년간 50조원 투자, 1만 1천명 채용 계획을 발표 했다. 현대차, SK, 한진 등 다른 주요 그룹들도 비슷한 계획을 내놓았다.

꿈을 다시 지필 수 있는 한 가닥 희망을 찾은 것처럼 반갑다. 왜냐하면 기업들이 투자를 결정한 배경에는 정부의 지원 요청도 있었지만 기업들의 향후 경제를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기업의 생리상 투자할 만한 가치가 없는 데 손해보고 투자하지는 않는다.

아주 오랜만에 정계 지도자와 재계의 총수들이 듣기 좋은 화음을 만들었다. 천기라고 생각될 만큼 경제가 어렵다. IMF 환율 위기를 지나오면서 한국 경제가 벌써 많이 지쳐버린 것이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한국 경제가 국민소득 2만 불 시대에 진입하기도 전에 꿈을 잃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노인네들이 투표를 하지 않아도 대한민국이 잘 굴러간다고 할 것이 아니라, 험난한 세대를 피와 땀과 그리고 근검절약으로 위기에 처해 있었던 나라를 일으킨 우리 선대를 본 받아 다시 일어서자. 대한민국 미래 경제가 키울 수 있는 희망을 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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