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 도 넘은 '도덕적 해이'...사회 '양극화' 주범
금수저, 도 넘은 '도덕적 해이'...사회 '양극화' 주범
  • 김진동 대기자
  • 승인 2016.06.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재벌 범죄 해법 <3>
▲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재벌의 부도덕성이 심각하다. 이들의 이혼, 불륜, 패륜, 마약, 간통, 폭행 등은 막장 TV드라마의 단골 소재다. 이런 막장 재벌2세들에게 경영 승계가 추진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이는 한국경제가 걱정되는 대목이다. 한국은 부()의 편중이 재벌로 쏠림현상이 심각하다. 기업이 망하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그런데 대부분의 재벌2-3세들이 막장 인생을 살고 있어 걱정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대표적 기업은 대한항공 땅콩회항의 주역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비롯해 조원태 부사장, 조현민 전무 등도 한가닥 날렸다. 조 부사장은 욕설파문과 노인폭행으로, 조 전무는 고소여왕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412월 미국 뉴욕의 JFK 국제공항에서 승무원의 견과류 서비스를 문제 삼아 항공기를 램프리턴토록 하고 사무장은 강제로 내리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조 전 부사장은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받았지만 항소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돼 풀려났다.

집행유예를 통해 풀어주는 재벌범죄의 공식이 적용된 셈이다.

이는 국민들로부터 반기업·반재벌 정서를 더욱 심화시키는 계기가 댔다. 이들 남매의 행위는 재벌개혁의 기치를 내세운 정치권에서조차 주목하고 있다.

이들의 행동은 예고편 정도. 재벌2-3세의 도덕적 해이를 넘어선 부정적 행위는 심각하다.

재벌 횡포, 사회적 문제

재벌가의 비뚤어진 오너십과 특권 의식에서 비롯된 각종 사건사고는 잊을만하면 불거졌다.

지난 4월 미스터피자와 마노핀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정우현 MPK그룹 회장은 자사 브랜드가 입점한 건물의 경비원을 폭행했다. 정 회장은 서울 서대문구에 신규 오픈한 매장에서 식사를 하고 나오던 중 건물 경비원의 목과 턱을 수차례 때린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오너가 3세인 정일선 현대 비앤지스틸 사장이 수행기사들에게 욕설과 폭행을 일삼았다는 언론보도도 나와 충격을 안겼다. A4 100여 장에 달하는 정 사장의 수행기사 갑질 매뉴얼에는 모닝콜과 초인종 누르는 시기·방법 등 하루 일과가 매우 구체적으로 담겨있었다. 이 매뉴얼대로 하지 못한 수행기사는 정사장에게 ‘X신같은 X라는 욕설과 함께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수행기사에게 경위서까지 쓰게 한 뒤 벌점을 매겨 감봉까지 했다.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도 운전기사에게 상습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일삼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 부회장의 운전기사였던 A씨에 따르면 뒷좌석에 앉은 이 부회장이 운전하고 있는 자신을 향해 물병을 집어던지거나 운전석을 발로 차는 일도 있었다. A씨는 이 부회장이 자신에게 미동도 느끼지 못할 정도의 출발과 정지를 강요했고 그렇지 못하면 온갖 욕설이 쏟아졌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A씨에게 사이드미러를 접고 운전하게 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지난 1월에는 김만식 몽고식품 명예회장이 자신의 운전기사를 향한 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건도 있었다. 당시 몽고식품의 운전기사 외에도 관리부장, 비서실장, 전직 운전기사 등이 연이어 김 명예회장의 갑질횡포를 폭로해 분노한 소비자들이 몽고간장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사회적 책무는커녕 범죄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철원 전 M&M 대표의 맷값 폭행 사건도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최 전 대표는 2010년 회사 인수합병 과정에서 고용승계를 해주지 않는다며 SK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탱크로리 기사를 회사 사무실로 불러 야구방망이와 주먹으로 폭행했다. 이어 2천만원을 준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징역 1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대신 검찰은 폭행 피해자를 업무방해죄 등으로 기소했고 기소 검사는 이듬해 SK건설 전무급 임원으로 영입됐다.

최 전 대표 사건은 올해 1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베테랑의 모티브가 됐다.

주가조작으로 100억원대 시세차익을 올린 혐의로 재판대에 선 LG그룹 방계 3세 구본호씨, 경영권 유지를 위해 분식회계와 사기성 기업어음(CP)을 발행한 구본상 전 LIG 넥스원 부회장과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 등도 범죄에 연루된 대표적인 사례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고 정주영 회장의 손녀인 정모씨 등도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바 있다.

이 같은 일이 벌어질 때마다 재벌가는 잘못된 특권의식, 기본적 윤리의식 부족 등으로 지탄받았다. 그 여파는 경제민주화나 재벌개혁 담론으로 이어졌다.

소위 금수저로 태어나 고생하지 않고 아버지로부터 기업 경영권을 물려받은 이들이 사회적 책무를 외면한 채 오히려 범죄를 저지르는데 대한 국민적 공분은 커져왔다.

실제 경제개혁연구소가 재벌의 경영권 승계에 관한 국민 의식을 조사한 결과 부정적으로 보는 이(54.8%)가 긍정적이라고 답한 이(34.4%)에 비해 훨씬 많았다.

그 이유로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에 역행하기 때문’, ‘그 과정이 공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주를 이뤘다. 여전히 우리 국민은 재벌가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거두지 않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 같은 불평등 심화가 집단 간 갈등으로 이어져 범죄 등 사회를 어렵게 만드는 큰 요인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