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경영 '낙제점'...선박 가압류에 유동성 위기
조양호 경영 '낙제점'...선박 가압류에 유동성 위기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6.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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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간 한진해운의 선박 한 척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억류됐다. 용선료 연체를 참다못한 외국 선주들이 한진해운 소유의 선박을 담보로 잡고 실력행사에 나선 것. 한진해운이 연체한 선박료는 천 억원 이상이다. 용선료를 받지 못한 다른 선주가 추가 압류에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태가 심각한 국면에 접어들면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한진해운은 지난 25벌크선 한 척이 용선료 미지급 문제로 지난 24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억류됐다선주들과 용선료 지급에 관해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진해운 선박이 유동성 문제로 해외에 억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선박은 82158DWT급 벌크선인 한진패라딥(HANJIN PARADIP)’호다. 그동안 한진해운이 곡물이나 광물 운반용으로 투입했지만 자금 부족으로 해당 외국 선주에게 수개월 치 용선료를 지급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 선주가 남아공 법원에 선박 억류를 요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한진해운은 컨테이너선 95척과 벌크선 56척을 운영 중이다. 이 중 외국 선주로부터 빌린 배는 91척이다.

이번에 억류된 배는 벌크선이어서 컨테이너선을 위주로 영업을 하는 한진해운에 결정적인 타격은 아니다. 하지만 앞으로 해외 선주들이 정기 노선에 투입된 배까지 압류할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된다. 이 경우 화물의 주인들이 한진해운에 운송을 맡기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다. 한진해운 측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선박과 지분을 매각한 대금이 아직 들어오지 않아 발생한 일이라며 협상을 통해 억류된 선박 용선료 문제도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상황은 여의치 않다. 한진해운은 용선 비용과, 유류비, 항만사용료, 하역비 등 운영자금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채권단도 신규자금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자체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 선주들은 또 용선료 인하 협상을 벌이는 한진해운에 먼저 밀린 용선료부터 내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은 현재 조양호 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떼면서 대한항공 등 계열사 자금지원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같은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려면 사실상 그룹 차원의 지원 외엔 방법이 없다는 게 정부와 채권단의 입장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재로썬 그룹 차원의 지원 의사는 없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은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하면서 41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발표했으나 현재 1500~1600억원 규모의 자산매각을 이행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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