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장남 노재현, 조세회피처 유령회사 설립 '역와탈세?'
노태우 장남 노재현, 조세회피처 유령회사 설립 '역와탈세?'
  • 박태현 기자
  • 승인 2016.0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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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로펌 유출 자료 분석.."한국 이름 195명 확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 씨가 조세회피처인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3곳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역외탈세 의혹이 제기됐다.

4일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서울 정동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함께 중미 파나마의 최대 로펌인 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의 내부 유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재현 씨를 비롯해 195명의 한국인 이름을 확인됐다고 밝혔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재헌 씨가 지난 2012년 5월18일 3개 회사를 설립해 스스로 주주 겸 이사로 취임했다. 3개 회사는 1달러 싸리 주식 1주만을 발행한 전형적인 페이퍼컴퍼니이다.

이 회사의 주소지는 버진 아일랜드 소재 빌딩으로 수천곳의 유령회사가 주소지로 삼고 있는 것이다.

재헌씨는 회사 설립 당시 자신의 주소를 홍콩으로 기재했다. 노씨는 2013년 5월 페이퍼컴퍼니의 이사직에서 사퇴했다.

이사직은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첸 카이와 한국인으로 보이는 김정환씨가 물려받았다. 두 사람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김용진 대표는 이날 정동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재현씨의)자금 이동의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자본금 1달러짜리 회사를 세운 목적은 명확하다"면서 "조세도피처 법인 명의로 해외에 비밀계좌를 만드는 것이다. 국내 조세당국과 금융당국의 감시를 벗어나서 자유롭게 자금을 운용하려는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노씨가 해외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할 시기가 이혼과정과 겹치고 있다. 1990년 전 신동방그룹 장녀 신정화 씨와 결혼했으며, 2011년 한국과 홍콩에서 이혼 소송을 제기해 2013년 이혼이 확정됐다.

뉴스타파는 노씨가 이혼 과정에서 재산이 공개될 우려에 처한 시기가 있었다는 점에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비밀계좌를 만들고 조세당국의 감시를 벗어나 자금 운영을 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SK그룹과의 관련성도 제기됐다. 최태원 회장은 노씨의 누나 노소영의 남편이다. 처남과 매형관계다.

노 씨가 최근까지 등기이사였던  IT기업 인크로스는 2007년 설립해 20009년 2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SK계열사 크로스엠인사이트를 4억원에 헐값인수 했다.  이 인수로 연 93억원에 이었던 인크로스의 매출은 360억원대로 수직상승한다. 2010년에는 매출 490억원에 이르는 SK계열사 이노에이스를 인수합병한다. 지분 절반이상 매입하는데 든 비용은 60억원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크로스의 매출은 주로 SK에서 나왔으며, SK의 지원으로 성장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처남을 앞세운 최 회장의 위장 회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뉴스타파는 노씨가 페이퍼컴퍼니 설립당시 주소로 적었던 홍콩 주소가 인크로스 홍콩 현지 법인의 주소지였고, 당시 현지 법인 대표였던 점을 들어 인크로스와 관련된 비자금 의혹을 추론했다. 만약 노 씨가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가 인크로스와 연관이 된 것이라면 최태원 회장과의 연관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뉴스타파는 추론한다.

이 사건을 보도한 뉴스타파의 심인보 기자는 노씨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사실확인을 거부당했다. 다만 간접적인 경로로 "개인적 사업 목적에서 회사를 세웠다. 회사를 이용해서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는 답변만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뉴스타파는 모색 폰세카에서 유출된 자료분석을 통해 밝혀진 한국인 195명에 대해 시원이 확인되는 대로 금주 중에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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