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갑질'논란... 이문용 대표 검찰에 고소당해
하림 '갑질'논란... 이문용 대표 검찰에 고소당해
  • 박철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16.0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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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업체대표 “하림이 계약을 이행하지 않아 60억 원 이상 손실을 봤다”

최근 대기업에 편입된 하림그룹(회장 김홍국) 경영진이 고소당했다.

업계에서는 “결국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하림이 계하림의 육계(식육용 닭) 관리를 대행하는 A사의 박 모 대표는 “하림이 약속을 어겨 큰 손실을 봤다”고 지난 2월 중순 ㈜하림 이문용 대표를 포함한 하림 경영진을 상대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피소(被訴)된 이 대표는 하림그룹 김홍국 회장의 최측근이다. 이 대표는 2003년부터 13년간 ㈜하림의 대표를 맡아왔다.

본래 이 대표는 한화그룹에서 근무했다. ㈜빙그레 상무이사인 물류본부장과 콜럼버스(COLUMBUS CORP. LTD) 대표, 빙그레 생산·구매본부장, 전무이사로서 사업1본부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 대표는 1993년 계육사업이 미래산업으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게 하림 인수를 제안하기도 했던 인물이다.

▲피소(被訴)된 이문용 대표는 하림그룹 김홍국 회장의 최측근이다. 이 대표는 2003년부터 13년간 ㈜하림의 대표를 맡아왔다.

“하림이 계약을 이행하지 않아 60억 원 이상 손실을 봤다”는 게 박 대표의 주장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하림과 A사는 육계 관리 대행 계약을 체결했다. A사가 하림에 육계를 납품하면 3,000㎡당 1억5000만 원의 수익을 보장해준다는 내용이었다. 계사(鷄舍), 즉 닭장 신축비의 50%도 하림이 지원해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현재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부장검사 정희원)에 배당돼 있다. 조사2부 관계자는 “조사 중인 사건이기 때문에 자세히 밝힐 수 없다”고 언급을 피했다. 조만간 박 대표를 고소인 신분으로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주)하림의 김대식 부장은 “고소사건과 관련, 아는 내용이 없다”면서 “검찰에 확인하라”고 일축했다.


한편 하림그룹은 지난해 해운업체인 팬오션(옛 STX팬오션)을 인수했다. 그룹의 자산이 9조 원대. 하림그룹은 대기업에 진입했다.

하림그룹은 2000년대 들어 사업을 급속히 확장했다. 인수·합병을 통해 문어발식 확산으로 덩치를 키웠다.

그 과정에서 축산농가와 분쟁이 잦았다. “하림의 횡포로 빚만 늘어났다.”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영세 농가들과 적지 않게 부딪혔다.


▲전북 익산에 위치한 하림 본사전경.

하림그룹은 2007년 돈육 가공업체인 선진을 인수, 양돈업에 진출했다. 2008년에는 대상그룹의 축산물 사육·가공 사업 부문인 대상 팜스코의 지분 65%를 인수했다.

양돈업계가 강하게 반발했다. 전북 익산에 있는 하림 본사를 찾아가 단체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양돈업계는 “하림이 육계 시장의 40%를 장악했다”면서 “육계 농가는 단순한 위탁 사육 농가로 전락했고 양돈농가 역시 하림과 종속 관계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냈다.

육계 관리업체인 P사가 최근 하림을 검찰에 고소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슈퍼 갑’으로 불릴 정도로 하림의 횡포가 도를 넘었기 때문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하림그룹은 사료 구매와 시설자금 등으로 지난 10년간 800억 원 이상의 정부 지원금을 받았다”면서 “지역 농가를 배려하는 자세가 요구 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하림그룹 측은 “양계협회와의 분쟁은 현재 모두 끝난 상태”라며 “그동안 상생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고소를 당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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