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개편방안 의미와 전망
과기부 개편방안 의미와 전망
  • 한국증권신문
  • 승인 2004.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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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청와대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정과제회의에서 확정된 과기부 개편방안은 과기부가 `혁신주도형 경제`의 구심적 역할을 수행한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번 과기부 개편방안은 세계 경제의 글로벌화에 따라 금리, 환율, 통화 등 거시경제 수단으로는 우리경제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기에 한계가 있어 산업전반의 효율성 향상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는 혁신주도형 경제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정부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이 같은 혁신주도형 경제의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는 기술 경쟁력 제고와 혁신기능을 과기부가 수행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확정된 과기부 개편방안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가 수개월동안 관계부처협의와 토론을 거쳐 마련한 것으로 과기부 장관의 부총리 격상을 통해 과기부가 국가 과학기술 정책을 주도하도록 한다는게 핵심이다. 개편방안은 이 같은 과기부 기능강화를 위해 과기부 장관을 부총리로 격상시켜 그동안 수평적 관계였던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등 타 부처에 대해 우월적 지위를 부여함으로써 과학기술 정책과 국가연구개발 사업을 능동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줬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국가 R&D예산의 배분·조정권을 과기부가 맡도록 하고 과학기술 인력 수급계획의 수립.조정 기능, 지역혁신을 위한 R&D예산 조정과 가이드라인 및 평가기준 제시 등의 역할도 부여했다. 개편방안은 또 과기부를 개방형 조직으로 전환해 외부의 민간전문가를 충원해 활용토록 하고 직위분류제 추진 시범부처로 선정한다는 대목을 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과기부가 정부조직 개편을 통해 그 위상이 크게 강화되는데 비해 기존 조직이나 인력으로는 이 같은 막중한 역할을 수행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부부처에서 일부 직위에 한해 운영되는 개방형 직위제도를 과기부에 전면적으로 도입하고 과기부를 직위분류 추진 시범부처로 선정함으로써 과기부의 인적자원쇄신을 꾀하려는 것이다. 개편방안은 또 그동안 산자·정통 등 관계부처간 소관업무를 놓고 갈등을 빚어온 과기부의 R&D사업 집행기능을 개별 부처로 내주도록 하는 대신 범부처적으로 공통기반이 되는 대형복합·태동기 기술에 대한 발굴과 연구사업, 기초연구사업 중 목적기초사업은 과기부가 맡도록 했다. 이는 R&D사업의 집행기능을 타부처로 이관하는 데 아쉬움을 갖고 있지만 그런대로 만족스런 결과라는 게 과기부의 입장이다. 이에 따라 과기부는 이번 개편방안에 대해 타부처를 의식, 일체의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 오명 과기부장관도 “이번 개편방안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의 소관인 만큼 간부들은 불필요하게 오해살 수 있는 발언을 삼가라”고 입단속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부측으로서는 타부처와 논란 또는 갈등을 빚었던 쟁점사항들이 이번 개편방안에서 상당히 만족스런 결과로 나타난데 안도하면서 이에 대해 불만을 가진 일부부처의 반발을 우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 개편방안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반영돼 오는 6월 중순께 임시국회에 상정될 예정이어서 최종 국회를 통과하기까지 타부처의 이의제기나 반발 등으로 변경될 가능성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과기부는 이번 개편방안에 따라 부총리급 부처로서의 지위와 예산에 대한 심의·조정권 등에 의한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타 부처를 선도하면서 국가 과학기술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과기부는 그러나 위상강화에 수반하는 막중한 책임을 떠맡게 되고 급변하는 세계 기술발전 환경, 내부의 인적쇄신, 타 부처의 불만 등 산적한 도전과 난제에 직면해 있어 앞으로 이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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