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인 대림산업의 오너 3세 이해욱 부회장이 운전기사에게 상습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22일 이해욱 부회장의 운전기사였던 A 씨는 한 매체를 통해 이 부회장으로부터 인격을 모독하는 폭언과 욕설을 자주 들었다고 폭로했다.
A 씨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운전기사가 운전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붙여, 이 XXX야" "이 XX야, 똑바로 못해"라는 폭언은 물론이고 뒷자석에서 머리를 때리는 등 폭행을 일삼았다.
과거 대림산업의 운전기사였던 사람들은 "지난해에 교체된 이 부회장의 운전기사는 약 40명에 달한다"고 입을 모았다. 심지어 지금도 대림산업의 운전기사는 '모집 중'이다. 이해욱 부회장이 평소 운전에 민감해 운전기사들이 일주일도 못 버티고 나갔다는 것이 A 씨의 증언이다.
A 씨는 뒷좌석에 앉은 이 부회장이 운전하고 있는 자신을 향해 물병을 집어던지거나 운전석을 발로 차는 일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A씨는 이 부회장이 자신에게 미동도 느끼지 못할 정도의 출발과 정지를 강요했고 그러면서 앞차와의 간격유지에서 마음에 들지 않으면 온갖 욕설이 쏟아졌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운전기사에게 “사이드미러를 접고 운전하라”는 등 위험천만한 지시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다른 폭언의 경우 어느 정도 견딜 수 있었지만 이 같은 요구에는 공포까지 느꼈다고 증언했다.
A 씨는 “변수가 많은 실제 도로에서, 대기업 임원을 뒷자리에 태우고 룸미러와 사이드미러 없이 운전하는 것은 극도의 스트레스와 공포를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또 “고속도로는 그나마 낫다”며 “요금소에서 차량이 많을 때는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 부회장을 수행하는 기사들에게 내려진 가이드도 공개됐다.
보도에 따르면 이 부회장 운전기사의 증언을 뒷받침하듯 “차선을 변경할 경우 사이드미러로 확인하는 것 보다 몸과 고개를 뒷좌석 유리까지 돌려 사각지대를 확인하고 차선을 변경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또 해당 수행가이드에는 ‘브레이크 제동 시, 브레이킹 후 마지막에 미세하게 브레이크를 풀어 몸이 앞으로 쏠리지 않도록 부드럽게 정지한다’ ‘곡선과 유턴 등 급 선회시 핸들을 감는 속도와 원위치로 오는 속도를 동일하게 한다’ 등이 적시돼있었다. A 씨는 이처럼 아예 수행 가이드를 마련해 놓고 기사들을 연습시킨다고도 말했다.
이 외에도 ‘본의 아니게 과격한 언어를 사용하더라도 절대 진심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실언하실 경우 곧이곧대로 듣고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 한다’는 등 사실상 폭언을 참아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보름가량 이해욱 부회장의 운전기사로 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대림산업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잘 모르겠다. 사실 관계를 확인 중에 있다”는 간단한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해에는 몽고식품 김만식 회장이 운전기사와 직원들에게 욕설과 폭행을 한 사실이 드러나 사회적 공분을 샀다. 당시 김 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