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운 두산, 박정원 회장 체제 "경영세습 VS 위기 돌파"
위태로운 두산, 박정원 회장 체제 "경영세습 VS 위기 돌파"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6.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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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두산 이끌 박정원 신임 회장, 경영능력 검증 "글쎄"
▲ 두산그룹 회장직에 (주)두산 지주 부문 박정원 회장이 선임된다.

주요 계열사의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두산이 4세 경영 체제를 예고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 2그룹회장직을 승계할 때가 됐다며 차기 이사회 의장으로 박정원 두산 지주부문 회장을 천거했다. 박정원 회장은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 박두병 창업 회장의 맏손자다. 두산그룹은 재계에서 유일하게 형제들이 번갈아가면서 그룹 회장을 맡는 형제경영을 유지하고 있다. 박용만 회장 이전에는 박용성 회장, 박용현 회장 등이 그룹 회장직을 수행했었다. 박 회장이 그룹 회장에 올라서며 본격 4세 경영이 시작된 셈이다.

현재 두산 그룹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등이 실적 부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2012317만원을 넘었던 () 두산 주가는 오늘 기준 8만원 대로 주저앉은 상태다. 이 과정에서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건설 신용등급이 각각 BBB+BBB-로 강등됐고 두산중공업과 두산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신용 강등이 이어지면서 회사채 상환에도 비상등이 켜지는 등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대 젊은 사원까지 명퇴시켜 지난해 대외적으로 큰 곤혹도 치렀다. 면세점과 연료전지 등 최근 시작한 사업은 궤도에 안착하지 못했다.

이같은 총체적 난국 속에 박정원 회장이 두산의 체질개선을 얼마나 빨리 이뤄낼 수 있는 지 재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차기 회장으로 일찌감치 예정돼 있었던 인물이지만 이런 위기를 극복할 능력이 있는 지는 검증되지 않았다는 평이 나온다.

그동안 30년 넘게 여러 계열사에서 경영수업을 쌓았다고 하지만 외부로부터 경영능력을 평가받는 기회는 없었다는 것. 경영능력에 의문이 제기되는 과거 실적을 보면 1994OB맥주 상무에 취임한 박 회장은 당시 조선맥주(옛 하이트맥주)에 업계 선두자리를 내줬고 결국 외국계에 매각했다. 2009년부터 두산건설 대표이사 회장인데 이 회사는 지난해 당기순손실 5207억원을 기록하는 등 2011년 이후 5년 연속 적자에 빠져 있다.

또한 박 회장은 국적 세탁관련으로 여러 차례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과거 싱가포르 영주권을 받아 병역을 면제받았고 둘째 아들은 싱가포르 영주권자 자격으로 외국인학교에 입학시킨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이 사실을 지난 2014년 폭로한 정의당 정진후 의원에 따르면 박 회장의 차남은 싱가포르에 거주는커녕 가본 적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두산그룹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저희는 일단 아는 바가 없고 말씀 드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박 회장의 경영능력에 의문을 나타내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선 이미 경영자로 활동한지 오래 됐고 두산 지주부문 회장으로 있으면서 연료전지 사업, 면세점 사업 진출 등 그룹의 주요 사업 추진에 핵심역할을 했다. 박용만 회장님이 회장직을 승계할 때가 됐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지난 몇 년 동안 업무도 차근차근 이양해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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