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이 외면하는 주식시장
개인투자자들이 외면하는 주식시장
  • 신동민기자
  • 승인 2004.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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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종목은 주가가 크게 떨어지고 팔아치우는 종목은 오른다.”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너무 많이 당해 와서 시장에 대한 신뢰를 갖지 못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면 여기저기서 상승장의 분위기를 분석하는 보고서가 쏟아져 개인투자자를 끌어들이지만 실제로는 반토막 나기 일쑤였다. 또한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하면 기다렸다는 외국인은 매도물량을 쏟아내 주식이 급격한 낙폭을 나타내어 개인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개인투자자들은 기관이나 외국인에 비해 주식 정보 접근에 있어 절대적 열세에 위치해 있다. 그러므로 증권거래소, 코스닥시장, 증권사 등 주식정보를 가지고 있는 기관에서 주식정보의 사전위험성이나 호재를 철저히 분석하여 개인투자자에게 공개해주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최근 외국인이 차익실현을 위해 대량 매도로 주가가 떨어지고 있지만 4월까지 외국인 매수세로 인한 상승장으로 인해 증권거래소나 코스닥시장은 이익을 많이 남겼지만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정책에 있어서는 미비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국민 홍보나 이에 대한 정책 등을 뒤로 한 채 작년 주식시장통합에 대한 자기 밥그릇 싸움에나 증권거래소 리모델링 등 내부문제에 주력하고 있어 개인투자자들을 씁쓸하게 만들고 있다. 증권사의 경우 올초 코스닥시장의 전망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가 지난달 연중 최고치를 내달릴리는 상황에서 코스닥시장이 좋다는 전망 보고서를 쏟아내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 4월 2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코스닥시장은 2000년 IT 버블과 더불어 그동안 소외돼왔지만 이제는 새롭게 재평가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히고 있지만 증권사들의 박자더딘 분석들은 올해초부터 지속적으로 외국인들에게 주식을 팔아온 개인 투자자들에게 분노를 일으키게 하고 있다. 최근 증권사들의 상승전망 발표이후 개인투자자들이 다시 매수로 돌아서고 있지만 오히려 외국인은 매도로 돌아서 주식이 큰 낙폭을 기록하고 있어 개인투자자들을 두 번 죽이고 있어 증권사들의 분석보고서에 회의감을 느끼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현상때문에 주식시장은 종합주가지수가 900선을 넘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상승 장세를 펼치고 있으나 개인의 증시 외면 현상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증권거래소 등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작년 4월부터 ‘팔자’에 나서 올들어 지금까지 개인의 순매도 금액은 2조6115억원으로 나타났다. 개인 자금의 실제 증시 유출입 상황을 나타내는 실질 고객 예탁금도 지난 4월까지 13개월 연속 빠져나갔다. 삼성증권이 지난달 26~30일 사이에 개인투자자 124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5월에 주식시장이 상승할 것이라고 대답한 이들의 비율은 39.3%에 그쳤다. 이는 지난달의 55.4%에서 16.1%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반면 하락하거나 횡보할 것이라고 대답한 이들은 각각 20.1%, 40.5%로 지난달의 11.9%, 32.6%에서 크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5월 중 주식투자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응답한 이들은 지난달 35.9%에서 27.6%로 감소했으며 축소하겠다는 의견이 12.1%에서 19.2%로 증가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보수적인 시각 전환을 드러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이 내다본 5월 종합주가지수 평균은 지난달 조사(878.26)보다 높은 908.58이었다. 또 5월 종합주가지수 최고치에 대한 전망도 지난달에 기록한 고점인 939.52보다 높은 947.96으로 집계돼, 최근의 주가지수 하락에도 불구하고 상승추세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기대심리는 살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개인투자자 가운데 6개월 전에 비해 지금의 경기가 나아졌다고 대답한 이들은 40.7%로, 지난달의 32%보다 많아졌다. 하지만 6개월 뒤의 경기가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본 이들은 지난달 69.3%에서 68.1%로 소폭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과거 종합주가지수가 700~800선을 넘어 상승세를 타면 개인이 증시에 뛰어들었지만 지금은 이같이 경향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개인이 가계 부채와 신용카드 빚에 발목이 잡힌데다 정부의 부동산 안정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 심리가 너무 커 증시에 대한 매력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과거에는 주가가 750선 정도까지 오르면 개인이 증시에 들어와 그때까지 장세를 이끈 외국인과 바통을 주고 받았다”며 “그러나 지금은 가계 부채와 신용카드 문제로 자금이 부족하고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주식을 팔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내수 회복으로 소득 향상이 예상되는 올 하반기에나 개인의 증시참여를 기대할 수 있지만 추가 이탈을 진정시키는 정도가 될 것”이라며 “신용불량자지원 제도와 모기지론 제도의 정착 여부가 중요한 변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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