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농협 수장, 김병원의 역전극...'개혁' 칼날 예고
새 농협 수장, 김병원의 역전극...'개혁' 칼날 예고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6.0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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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의 기다림..."지역 농협·농협중앙회 다 살린다"

농민 대통령이라 불리는 농협중앙회 신임 회장에 김병원(62) 전 농협양곡 대표가 선출됐다. 김 신임 회장은 전남 나주 남평농협 조합장 3선을 지낸 인물로 호남 출신이 농협중앙회 수장에 오른 것은 민선 이래 처음이다. 그는 121차 투표가 시작되기 전 소견발표에서 “8년동안 회장을 준비해왔다지역농협을 살리고 농협중앙회도 살리는 수단이 다 있다는 말로 변화를 예고했다.

김 신임 회장은 오는 3월부터 4년간 조합원 229만여 명, 자산 432조 원, 계열사 31, 임직원 88000여 명에 이르는 거대 조직을 이끌게 된다. 그가 이끄는 농협 일대에 거센 개혁의 바람이 불 전망이다.

김 신임 회장은 12일 서울 서대문 농협중앙회에서 선거인 289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선거에서 이성희(67) 전 경기 낙생농협 조합장과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극적으로 승리했다.

김 신임 회장은 1차 투표에서 이 전 조합장에게 13표를 뒤져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대의원과 농협중앙회장 등 선거인 291명 가운데 289명이 참여한 결선투표에선 163(56.4%)를 얻어 126표에 그친 이 전 조합장에 역전승했다

이는 최덕규 전 경남 합천가야농협 조합장이 1차 투표에서 3위로 떨어지면서 결선 투표가 수도권 대 비수도권 구도로 진행돼 지역 조합장들의 표심이 쏠려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07년과 2011년에 이어 3번째 도전 만에 농협중앙회장 자리에 오른 김 신임 회장은 2007년 선거에서는 1차 투표에서 1위를 했지만 2위로 올라온 최원병 현 회장이 2차 투표에서 더 높은 표를 얻어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김 신임 회장은 첫 호남 출신 선출직 농협중앙회장이기도 하다. 초대 민선 한호선 회장은 강원, 2대 원철희 회장은 충청 출신이었고 3대 정대근 회장과 4대 최원병 현 회장은 영남 출신이었다.

이에 따라 김 신임 회장이 앞으로 농협의 개혁을 강도 높게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4년 임기를 어떻게 보낼지 고민을 많이 했다는 그는 “1년은 농협중앙회의 잘못된 관행을 고치는 데 쓰고 1년은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 1년은 10만 임직원 가슴 속에 농민을 심어주는 교육을 위해, 1년은 국민의 농협을 만드는 데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회와 지역 농협이 경쟁을 하게 만드는 경제지주를 폐지할 것이라며 상호금융을 독립시켜 수익이 5% 이상 나올 수 있도록 환원하겠다는 다소 파격적인 공약도 내걸었다.

이 밖에 중앙회장 선출 직선제 전환 중앙회 내 '조합컨설팅지원부' 설립 협동조합 이념교육관 설립 등도 약속했다.

김 신임 회장은 오는 3월말 예정된 2015년 농협중앙회 결산 총회 다음날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임기는 4년 단임이다. 농협중앙회장은 농민신문사 회장을 겸하고, 법적으로 비상근 명예직임에도 무려 72000만원의 연봉을 받는다.

김 신임 회장은 1953년 전남 나주에서 태어나 광주농업고등학교, 전남대학교 대학원 석·박사를 졸업했다. 1978년 농협에 입사해 나주 남평농협에서 전무를 거쳐 1999년부터 2014년까지 13~15대 남평농협 조합장을 지냈다. 이어 최원병 현 회장 재임 기간 중 NH무역 대표, 농협양곡 대표를 역임했다.

그는 당선 직후 조합장 여러분이 이끌어가는 어려움을 짊어지고 여러분의 고민거리를 해결해드리는 회장이 되겠다세계 속에 빛나는 한국 농협을 만들어 234만 농업인 조합원이 웃고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농협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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