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암 삼성증권 사장, '자산관리 명가' 지켜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 '자산관리 명가' 지켜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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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관리 역량 집중, 고객 신뢰 회복 ‘성과 돋보여’
▲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이 내년 1월로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최근 윤 사장은 금융자산 30억원 이상인 고객을 직접 챙긴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삼성증권이 조직개편을 통해 리테일본부 내 조직이던 초우량고객 전담 ‘SNI사업부를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격상시켜 큰손들을 CEO가 직접 챙기기로 한 것이다. 윤 사장의 유임이 확정된 가운데 업계에서는 삼성증권이 자산관리 부문의 경쟁력을 유지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고객 신뢰만이 살 길

올해 1월에 취임한 윤 사장은 35년간 삼성그룹에 몸 담아온 정통 삼성맨출신으로 지난해까지 삼성자산운용 대표를 지낸 금융 전문가다. 윤 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고객 신뢰와 수익률 관리를 강조했다. 그가 자리를 옮긴 이후 회사는 증시 호조와 함께 큰 폭의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4만원대에 머무르던 주가 역시 지난 467800원까지 치솟는 등 50%가 넘는 급등세가 전개되면서 올해 삼성증권의 실적 개선을 이끌어냈다.

윤 사장은 투자전략센터를 신설해 자산관리 부문을 직접 챙기기도 했다.

윤 사장은 지난 3월 개최된 삼성증권 사장 기자간담회에서 영업과 내부 평가 등 회사 경영을 고객수익률 중심으로 모두 바꾸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는 금융사의 조직 기반은 고객이기 때문에 고객 신뢰 없이는 회사가 존재할 수 없다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고객 수익률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을 중요한 경영 방침으로 삼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윤 사장은 고객수익률 기준의 건전매출개념을 도입했다. 이는 영업직원이 관리하고 있는 고객자산의 손실이 높은데도 잦은 매매로 회사엔 높은 수익을 남겼다면 해당고객 관련 영업실적을 평가에서 제외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포트폴리오 컨설팅도 도입했다. 고객의 투자성향뿐만 아니라 투자목적·기간·방식까지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상품 추천과 사후관리를 하는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를 말한다.

특히 삼성증권은 거액자산가들이 주로 투자하는 글로벌 자산배분상품 분야에서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삼성증권의 대표 글로벌 자산배분상품인 ‘POP UMA’는 출시한 지 13개월 만인 지난 7월 운영자산 2조 원을 넘겼다.

또 윤 사장은 중국 증시가 폭락했을 때 수십억 원 규모의 자산을 맡긴 고객을 직접 찾는 등 거액자산가 고객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증권의 거액자산가 고객 수는 올해 1분기 88천 명에서 2분기에 93천 명으로 증가했다.

자산관리 강화 방점

이렇게 자산관리에 집중한 전략은 상반기 증시 거래대금 호조와 맞물려 양호한 실적의 기반이 됐다. 다만 지난 여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는 외국인투자자들의 공세를 정면으로 받아내야 했다. 3분기에는 후강퉁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해외주식거래 감소로 위탁매매 수수료이익이 전 분기보다 27%나 감소했다. 또 중국 증시 급락에 따른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손실이 영향을 미치면서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삼성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업종 내 최고 수준의 고객예탁금 및 부유층 고객기반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3분기 주춤했던 실적을 4분기에는 무난히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풍부한 예탁자산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성장 및 수익 개선과 직결되는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다.

최근 삼성증권은 자산관리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하기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해 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다양해진 고객의 수요에 맞는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 영업채널을 도입하고 상품 리서치와 글로벌 자산배분 역량 등 본사 차원의 자산관리 지원 인프라를 대폭 강화했다.

기존 리테일본부‘WM(웰스매니지먼트)본부로 바꾸고 사재훈 전 홀세일 본부장(상무)을 초대 수장으로 임명했다. 사 본부장은 기관과 개인·법인 등을 대상으로 한 영업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전천후 영업맨 출신으로 고객의 다양한 수요에 맞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WM본부는 상담과 업무처리 기능 등이 혼재해 있던 기존 지점을 상담 중심의 ‘WM지점‘WM브랜치’, 상담·업무처리·법인영업 등의 기능을 모두 수행하는 대형지점으로 세분화했다.

새해에도 고객수익률 중심

특히 리테일본부 내 조직이던 초우량고객 전담 ‘SNI사업부와 온라인고객 전담 스마트사업부를 분리해 CEO 직속으로 격상시켰다.

아울러 기존 '고객전략실'‘CPC(Customer-Product-Channel)전략실로 바꿔 고객 특성에 맞는 상품과 채널전략을 총괄하도록 했다. 초대 CPC전략실장에는 이상대 전 리테일본부장(전무)이 임명됐다. 상품마케팅실장과 리테일본부장 등을 두루 거친 이 실장은 고객과 상품·판매채널 등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토대로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을 개발하고 최적의 판매채널을 통해 제공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된다.

삼성증권은 자산배분 역량 강화를 위해 CPC전략실 산하에 상품 리서치와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을 담당하는 WM리서치팀을 설치했다.

이 밖에 신규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인수금융을 강화하고자 IB본부 산하에는 투자금융사업부도 신설했다. 

이번 개편을 통해 삼성증권은 자사가 보유한 고객 자산관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객수익률 중심 경영체제를 안착시키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윤 사장 역시 취임 첫 해 연착륙에 성공한 만큼 자신의 경영철학 실현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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