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수·김석기 사장, 결국 '낙하산' 타고 '정계'로
박완수·김석기 사장, 결국 '낙하산' 타고 '정계'로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5.1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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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한국공항공사 사장 동반 퇴진 '초유의 사태'

박완수(59) 인천공항공사 사장과 김석기(61) 한국공항공사 사장이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퇴임한다. 인천공항과 김포·제주공항 등 국내 14개 공항을 이끄는 양대 수장 자리가 정계 진출을 위해 모두 공석이 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 두 사람은 모두 친박계 인물로 인천공항 사장 자리는 유독 현 정부 들어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교체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는 박 사장과 김 사장이 제출한 사표가 청와대 승인을 받아 지난 19일 인사혁신처에서 면직처리됐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박 사장은 내년 4월 치러지는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경남의 정치 1번지로 꼽히는 창원시 의창구 출마가 확실시된다. 김 사장도 고향인 경북 경주에서 출마할 예정이다. 박 사장은 21, 김 사장은 22일 각각 퇴임식을 갖은 뒤 곧바로 예비후보로 등록, 선거전에 뛰어든다.

박 사장과 김 사장은 공항 건설과 관리·운영을 전혀 모르는 박근혜 정부의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다. 이들의 정계 진출은 이미 예측됐다.

창원시장 출신인 박완수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친박계 지원을 받아 새누리당 경남도지사 경선에 나갔다가 홍준표 현 지사에 패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공항공사 사장에 임명됐다. 하지만 취임 12개월 만에 또다시 선거 출마를 이유로 사퇴한 것이다.

인천공항은 수년 전만 해도 세계 공항 서비스 평가(ASQ)에서 압도적인 세계 1위였지만 2위 싱가포르 창이공항과 격차가 최근 2년 새 급격히 줄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천국제공항이 경쟁 공항에 1위 자리를 내주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우려하고 있다. 수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바람에 중장기 발전 전략을 제대로 세우고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999년 인천공항공사가 설립된 이래 수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20136월 임명된 정창수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작년 2월 강원도지사 선거에 출마하겠다며 취임 9개월 만에 사표를 던졌다. 이후 7개월간 인천공항공사 사장 자리는 공석이었다. 이 기간에 공항 서비스 평가에서 창이공항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김포·제주·김해공항 등 전국 14개 공항을 운영하는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201310월 취임했다. 경찰 간부 출신인 김 사장은 주()일본 오사카 총영사이던 2012년 고향인 경주에서 출마하기 위해 후임자가 정해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사표를 내고 귀국해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그 후 박근혜 후보 대선 선대위 일본 지역 부위원장을 맡아 활동한 바 있다.

하지만 김 사장이 임기 10개월을 남겨둔 상황에서 다시 출마하기 위해 사표를 내자 일각에서는 김포공항·제주공항·김해공항의 시설 포화 문제 등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공항공사 사장 자리가 출마를 위한 징검다리냐는 비판이 나온다. 결국 국가 공기업 사장 자리를 정계 진출의 발판으로 이용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한편 비전문가란 이유 때문에 사장 취임부터 낙하산 인사란 구설수가 많았던 김 사장이 임명된 지난 201310월 이후에도 한국공항공사의 각종 비리사건은 끊이지 않았다. 경찰 고위간부 출신인 김 사장이 사령탑을 맡았지만 직무 소홀, 금품수수와 납품비리, 근무지 무단이탈, 성희롱 등 비리와 근무 기강 해이가 여전해 여러 차례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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