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연 분당 위기, “콩가루 싸움판에 당 두 쪽 난다”
새정연 분당 위기, “콩가루 싸움판에 당 두 쪽 난다”
  • 김진동
  • 승인 2015.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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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분당 위기론‘전모’

-安, 혁신전대 최후통첩에 文이틀만에 공식 거부

-정치권, 安신당행 선택 땐 새정치 분당 가능성 커

새정치민주연합이 최대 위기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권을 둘러싸고 주류와 비주류간의갈등이 첨예화되고 있다. 그동안 정권창출에 실패하고 이길수 있는 선거에서도 연패했다. 당의 존재감도 없다. 현 지도체제로는 정권교체는 커녕 내년 총선승리도 어렵다는 게 공통적인 인식이다.

주류인 친노(친노무현)계와 비노에 갈등이 심각하다. 비주류의 대표사퇴 목소리에 문재인 대표는‘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연대’를 통해 위기탈출을 모색한다. 문과 박은 취지에 공감한다. 하지만 안이 반대하면서 위기에 봉착한다. 안은 6일‘당 대표 사퇴, 혁신 전당대회 개최’제안을 했다. 이에 문이 거부한다. 안 의원은 잔류냐 탈당했다. 안의 신당행이 거론된다. 이로써 국회의원 127명의 제1야당은 탈당(脫黨)과 분당(分黨)의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리고 있다.

문·안 전쟁이 시작됐다. 국회의원 127명의 제1야당이 둘로 쪼개질 위기의 단초가 된 것은 내년 총선 공천권. 문 대표의 개혁이나, 비주류(비 노무현계)의 대표 사퇴 요구도 공천 때문이다. 문과 안은 야당의 예비 잠룡. 둘싸움이 격해 지는 것도 공천권을누가 쥐느냐에 대권 향배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한 치의 양보 없이 전쟁으로 치닫는 것도 그 이유다.지난달 문은 비노의 사퇴압력에 맞서 최고위원회와 사전 협의없이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공동지도부’구상을 발표한다. 문과 박은 취지에 공감했다. 안은 반대한다. 비주류도 혁신과 통합이 아닌 호남을 배제한 지분과 권력나누기라고 반발한다.

문·박이 뭉치고 안과 비주류가 한편이 된다. 비주류는 탈당한 안의 행보에 응원하며 지원사격에 나서는 스탠스다. 지난 6일 안이 최후통첩을 한다. 문의 당 대표직 사퇴와 혁신전당대회 개최를 제안한다. 이틀 후인 8일 문은 이를 거부한다. 이날 문은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경쟁하자는 전대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제가 가진 대표의 권한으로 어떤 상처를받더라도 끝까지 뚝심 있게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문은 새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는 열수 없다고했다. 대표직을 내려놓을 생각이없음을 강조했다. 대신 정의당과천정배(신당)의 세력과 함께 통합하는 전대 때는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했다.문은 안을 더욱 압박했다. 그는“당을 만든 공동창업주인데탈당하면 국민이 가만있지 않을것”이라고 말했다. 당의 기강도 강조했다.

문은 “화합을 위해 당을 해치는 행위를 참아 왔는데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혁신과단합을 위해서라도 기강을 세워가겠다”고했다.

중진·중도파까지 문재인사퇴론 합류

문의 행보는 자충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 ‘(문의)당 대표직 사퇴와 혁신전당대회 개최’를 제안한 뒤 안은 칩거에 들어갔다. 대신 비주류가 안을 대신해 문을공격하고 나섰다.문 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는비주류뿐 아니라 중진과 중도파까지 확산되고 있다. 당내 중립인사 모임인‘통합행동’은 9일모임을 갖고 문 대표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냈다.

문의‘2선 후퇴’와 비상 대책 기구 구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행동은 박영선·조정식·민병두 의원 등 중도 성향 전·현직 의원 8명으로 구성됐다.문희상·이석현·원혜영 의원 등 중진 의원 10여 명도 대책을 논의했다. 또한 비주류 의원모임인‘구당(救黨)모임’도 성명을 통해 혁신전당대회를 수용할것을 촉구했다.호남 비주류 좌장 격인 박지원의원은“안 의원의 탈당은 문재인 대표와 당에 치명타를 가할 것이다. 그것은 본격적인 분당(分黨)의 시작”이라고 했다.야당의 한 중진 의원은“문 대표가 사퇴하고 비상대책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했다.

최고위원직 사퇴도 연이어지고 있다. 오영식 의원에 이어 주승용 의원도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비주류 최재천 정책위의장과 정성호 민생본부장 등도차례로 당직에서 사퇴할 방침이다. 최 의장은“주승용·오영식최고위원이 사퇴하고 이종걸 원내대표가 당무 거부를 하기 때문에 최고위원회는 정치적으로 무너진 것”이라며“당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9일 박지원·박영선의원 등과 모임을 한 뒤 최고위원회의 불참을 선언했다.비주류뿐 아니라 중립 성향 인사들까지 사퇴 요구에 가담하면서 문 대표의 부담은 더 커지고있다. 안이 불을 놓은 싸움은 주류와 비주류의 전면전 양상으로치닫고 있다.

안의 탈당은 분당 신호탄

안이 어떤 구상을 하고 있는가가 정치권의 관심사. 안은 6일 이후 칩거에 들어간 후 12일 탈당을 발표했다.

안 의원은 “담대한 결단이 필요한 시기라고 거듭 강조하고 호소했지만 답은 없었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은) 혁신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야당지지 유권자들은 내년 총성부터 문재인이냐 안철수냐는 선택을 강요받게 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선거구를 포함한 선거 제도와 공천 룰 등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안철수 신당’은 큰 변수로 남게 됐다.

비주류 구당모임에 참여하고있는 최원식(초선, 인천계양구을, 원내부대표)의원은 비주류의원 탈당 가능성에 대해“호남은 아마 꽤 될 것이다. 탈당을 많이 할 것 같다. 1차적으로 10명이넘을 것”이라며“저쪽(친노)에서계속 박하게 하면 명분을 쌓아나갈 사람이 늘 것이다. 서울(수도권)은 분열되는 것은 예측 불허”라고 했다.안측 문병호 의원은“(안 전 대표가) 탈당을 하면 1차에 7~8명,또는 10명, 2차까지 하면 20~30명 정도가 새정치를 떠날 것”이라며“호남의원들이 많이 탈당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현 문 대표 독주체제는‘제2의 이회창’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있다”고했다.

호남중심 신당 바람

천정배 무소속 의원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호남신당’창당으로 가닥을 잡았다. 신당 당명은가칭‘국민회의’. 국민회의는 고김대중 대통령이 지난 1995년 창당한‘새정치국민회의’를 연상시키고 있다. 9일 천 의원은 안의 탈당설에대해“국민회의 신당의 취지와가치, 비전에 공감하는 분이라면널리 함께하려 한다”며“안전대표는 현역 의원이고 야당과 우리정치에 큰 영향력을 가진 지도자이기 때문에 (신당에) 동참할 의향이 있다면 얼마든지 함께할 수있다”고 말했다.

추진위는 오는 13일 발기인대회를 열고 내년 1월을 목표로 창당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새정치 소속 당원들이 탈당하여‘국민회의’신당 합류가 가시화되고 있다.

콩가루 집안 새정치

새정치를 가리켜 콩가루 집안이라는 비난이 쏟아진다.세월호, 성완종 등 여당에 대형 악재 속에 치러진 선거 때마다 패배했다. 정치권 밖에선 차라리 해체하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문의 리더십은 끝났다. 연이은선거패배 후에도 공천권을 쥔 대표직 욕심에 당은 두 쪽이 날 상황이다. 안의 리더십은 도마 위에 올랐다. 정치에 뛰어든 뒤 제대로 된 색깔을 드러낸 적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문·안 싸움에서까지 자기를 지키지 못한다면 대망을 접어야 한다. 호남 기득권을 놓고 천정배·박지원 의원에‘리틀DJ‘자리를 놓고 한판대치가 예상된다. 또 칩거 중인손학규 전 의원과 김두관 전 경남지사에 정치복귀가 언제쯤 이뤄질 것인가도 관심사로 쏠리고있다.춘추전국시대에 영웅이 난다.지금 야당의 상황이 그렇다. 리더가 없다. DJ·노를 잇는 새로운 리더가 나타나면 전쟁은 끝날것으로 보인다. 그 리더가 누가될 것인가에 정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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