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때 공천 역시 받을 것“100% 확신”
-정병국·정두언 의원 등과‘공감대’물밑 접촉
새누리당 원내 대표에서 사실상‘경질’됐던 유승민 의원이 돌아왔다. 원내대표로 활발히 활동하던 시절만큼은 아니지만 조금씩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각에서는‘배신의 정치’낙인을 받고 자중하던 그가 내년 총선을 겨냥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 7월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존재감을 키웠던 그의 행보에 정가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입지 강화 나서
유승민 의원이 자신이 대표 발의한‘사회적 경제기본법’에 관해 목소리를 냈다. 지난 3개월 간 자중하는 모습을 보이던 유 의원이 자신이 발의한 법안을 지지하는 주민들을 만났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정치행보를 다시 시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9일 대구시 동구지역의 소셜 카페에서 열린‘동구 사회적 경제 굿토크’에 패널로 참석한 유 의원은 사회적 경제기본법을 발의하게 된 배경과 현재 진행 상황 등을 설명했다.
타 매체에 따르면 유 의원은“19대이든 국회가 다시 구성되는 20대이든 통과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사회적경제가 정치적일 때 기 취지와 가치를 잃게 된다”고도 했다.
그는“법안은 오래전 마련됐지만 새누리당과 보수측에서는 사회주의 아니냐며 매도하고 있고, 새정연에서는 복지는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것인데 국가가 책임을 회피하는 것 아니냐며 추구 방향이 다르다고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며“그러나 사회적경제 기본법은 19대에서 통과가 안되더라도 20대에서는 반드시 통과될 법”이라며 관계자들에게 말했다.
자신이 대표 발의한 법안에 대해 목소리를 낸 점에 의의를 두는 정계 일각에서는‘본격적인 총선 대비에 들어갔다’는 해석을 내고 있다.
“공천 100% 확신”
유의원은 그동안 지역구(대구동구 을)와 국회 국방위원회 일정을 소화하는 등 의정 활동에 매진해왔다. 국방위 소속으로 대정부 질문 때 의원으로서 역할에 충실했지만 정작 논란이 되고 있는 당 현안이나 자신의 행보에 관해서는 거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의원 본분에 벗어나지 않는 한에서 사실상‘침묵’에 가까운 자중이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그의‘침묵’은 끝났다.
최근 당내 주요 현안으로 떠오른 공천 룰 문제를 비롯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 등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들에 대해 잇달아 언급하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10월 7일대구지역언론간담회에서“나하고 뜻을 같이했다는 이유로 (다른 동료 의원들이) 공천에서 압력이나 차별을 받거나 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자신과 측근들을 둘러싼‘대구·경북 지역구 의원 공천 물갈이설’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분명히 한 것. 또 같은 달 16일 대구 계산성당에서‘대구, 개혁의 중 심이 되자’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던 중“당연히 내년 총선을 위해 새누리당 (공천) 경선에 참여하고, 공천 역시 받을 것이라고 100% 확신한다”고 말했다.
최근 정계 일각에서 청와대와 친박계가 유 의원과 그 측근들에게 공천 보복이 가해질 것이란 이야기가 퍼진 것을 겨냥해 원내대표 사퇴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서‘경고’를 했다는 분석이다.
날선 모습‘여전’
유 의원은“대한민국 역사를 움직이기 위해서는‘새로운 보수’로 가야 한다”며 자신이 지난 4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내놓았던“정의롭고 평등하고 공정하며 진실되게 따뜻한 공동체 건설을 위해 땀 흘리고 노력하는 보수를 꿈꾼다며 일견 역풍을 맞을 수도 있는 개혁 소신을 거침없이 토해냈다. 이와 더불어 유 의원은 최근 정부와 여당에서 추진 중인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식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한편,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 사업에 대해서도 지적을 했다.
유 의원은 원내대표 당시에도 증세와 복지 논쟁,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 등에 관해 공론화를 시도해 청와대와 친박계에 날을 세웠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그가 다시 정부 정책에 관한 자신만의 강한 소신을 밝힘으로써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해석이다. 유 의원은 또한 원내 대표 사퇴 이후 한동안 하지 않았던 언론 인터뷰에도 다시 나설 계획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이 긴 침묵을 가졌던 만큼 언론 주목도가 높아진 상황이라 그의 행보에 따른 언론의 대응 등 향후 파급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행보‘주목’
일각에서는 유 의원의 행보가 점점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 총선이 다가오면서 여당은‘중도표’를 잡기 위해 현재 정치적 성향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원내대표 시절에도 정부와 각을 세웠던 유 의원이 중도표를 의식해 움직인다면 좀 더 넓은 보폭을 보이지 않겠느냐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정계 한 인사는“새누리당 내 중도적 색채를 담당하는 의원들에게 두루 신망이 있는 유 의원의 역할이 (총선 때)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도층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수도권 의원들까지 힘을 보탠다면 유 의원 측 세력은 몸집을 더 불릴 수 있게 된다. 벌써 수도권 중진인 정병국·정두언·진영 의원 등은 물밑에서 유 의원과 적잖은 교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중 정두언·정병국 의원은 최근 라디오 방송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지적하며 유 의원과 가까운 입장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