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경색과 기업의 자금조달
채권시장 경색과 기업의 자금조달
  • 김선제 경영학박사
  • 승인 2015.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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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경제발전기인 1990년대 이전에는 대기업들이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의 조달을 전적으로 국민저축을 바탕으로 한 은행에 의존하였다.

2000년 이후 자금공급측면에서 증권시장의 발전과 더불어 직접금융시장이 크게 성장하였고, 자금수요측면에서 대기업들의 글로벌화한 성장과 더불어 신용도가 크게 높아짐에 따라 기업들의 자금조달 방법이 은행, 보험회사 등 금융기관의 대출을 통한 간접금융에서 채권과 주식 발행을 통한 직접금융으로 이동됨으로써 직접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금액이 간접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금액 보다 커졌다.

최근 들어 중국의 경제성장률 하락에 따른 수출 감소 및 글로벌 경기둔화 전망으로 기업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데다가 대우조선해양의 5조원대 적자발생에 따른 기업구조조정 우려로 채권시장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되면서 기관투자가들이 우량기업 회사채까지 외면하자 기업들은 만기도래한 회사채 상환을 위하여 은행대출창구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채권시장에서 원활한 자금조달이 어렵게 되자 대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직접금융인 회사채 발행에서 간접금융인 은행대출로 다시 이동하고 있다.

 무보증 회사채의 월별발행금액을 보면, 6월 5조 8,314억원에서 7월 4조 4,200억원, 8월 2조 6,400억원, 9월 2조 8,372억원으로 크게 감소한 반면에 5대 시중은행의 대기업에 대한 월별 여신잔액은 6월말 95조 7,486억원에서 9월말 97조 6,419억원으로 크게 증가하였다. 회사채 발행 희망기업들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했지만 신용등급이 AA급이거나 AA+급인 우량회사들까지 원하는 조달금액만큼 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하거나 채권조달비용이 상승함에 따라 회사채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경색되었다.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선진국처럼 발전하려면 채권시장의 발전은 필연적이다. 기관투자가들이 우량회사채까지 매입을 꺼리는 것은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평가손실 발생 가능성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기업의 신용도를 우려하는 것이다.

대우조선이나 대형건설사처럼 갑자기 대규모 부실금액이 발표되는 상황에서 신용등급을 완전히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에 회사채 투자에서 Credit Risk 확대를 두려워하고 있다. 기업정보의 완전한 공개가 신용평가회사와 투자자들이 기업신용도를 정확히 평가하고, 채권시장을 발전시키는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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