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카 사랑’ 이건희, 방치된 수입차 124대
‘슈퍼카 사랑’ 이건희, 방치된 수입차 124대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5.09.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TX보다 빠른 슈퍼카 등 수입차 447억원어치 보유
▲ 부가티 베이론

자동차 애호가로 유명한 이건희(73) 삼성전자 회장이 억대 수입차만 124대를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7일 주간조선은 국토교통부의 ‘1억원 이상 수입 자동차자료를 입수해 이 회장이 보유한 차량 목록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명의로 등록된 1억원 이상 수입 자동차는 KTX보다 빠른 슈퍼카를 비롯, 무려 124대다. 차량 가액을 합치면 약 4472482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이 회장이 지난해 5월부터 급성 심근경색 치료로 병실을 지키면서 그의 슈퍼카들도 차고 안에 멈춰 섰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슈퍼카

이 회장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델의 차를 몇 대나 보유하고 있는지와 차량 등록가격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장이 보유한 차량 가운데 가장 비싼 차종은 '부가티 베이론(9SA15)’으로 국토부에 등록한 금액은 266337만원에 달한다. ‘부가티 베이론은 독일 폭스바겐에 인수된 이탈리아의 스포츠카 전문생산업체 부가티가 생산한 차다. 이 슈퍼카는 최대 출력 1200마력에 최고 시속 431를 자랑한다. KTX보다 100km 이상 빠르다. 당시 일반 도로에서 합법적으로 주행할 수 있는 양산차 중 가장 빠른 차였던 것.

두 번째 고가 차량은 포르쉐 918 스파이더123400만원이다.

이 밖에도 이 회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카 중 하나로 알려진 ‘SSC 얼티밋 에어로(Ultimate Aero) TT’76000여만원에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SSC 얼티밋 에어로 TT’는 미국의 수퍼카 생산업체 SSC(셸비 수퍼카)가 생산한 자동차다. ‘부가티 베이론과 기네스북의 자동차 세계 최고 속도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또 람보르기니의 무르시엘라고 LP670-4’ ‘아벤타도르 LP700-4’ ‘가야드로 LP560-4 스파이더모델을 보유했다. 영국의 슈퍼카 애스턴마틴 ‘DBS’ 모델은 두 대, 독일 아우디의 슈퍼카 ‘R8’5대를 갖고 있다.

이 회장이 보유한 1억원 이상 자동차 가운데 가장 싼 차는 일본 닛산의 ‘GT-R R35’로 등록금액은 1454만원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의 트랜드세터

이 회장은 자동차 애호가이자 스피드광으로 이미 정평이 나있다. 그는 거기서 머물지 않고 1995년 삼성자동차를 직접 설립했다. 하지만 삼성자동차는 외환위기(IMF)를 겪으면서 1999년 최종 부도 처리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뒤 이듬해 9월 프랑스 르노자동차에 매각됐다.

2009년에는 용인 에버랜드 안 자동차 경주장에서 벤츠의 SL63 AMG 로드스터를 타고 나홀로 레이싱을 즐기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당시 스피드 웨이에 주차된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 10여대의 명품 차량이 모두 이 회장 소유의 것으로 알려지며 눈길을 끌었다.

뿐만 아니라 이 회장이 인근 별장에 기거하며 매일 아침 저녁으로 차를 달리고 국내외 유명 레이서를 불러다 수개월간 숙식을 제공하며 강습을 받은 일화도 유명하다. 이 회장을 가르친 한 레이서는 실력을 보기 위해 서킷을 한바퀴 돌아보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달려 깜짝 놀랐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는 독일 AMG나 브라부스가 제작한 고성능튜닝버전도 여러 대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은 신차가 나오면 제일 먼저 구입해서 최고 속도로 운전을 해보는 것은 물론, 자동차를 직접 분해하고 조립하며 성능을 분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와병 전 탔던 차량으로는 롤스로이스 팬텀 EWB’마이바흐62S 랜덜렛이 유명하다. 이 회장이 회사 출근 때나 공식행사 참석 시 가장 즐겨 타던 마이바흐 62S 랜덜렛의 국토부 등록 가격은 21000만원이다. 이 회장은 국내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세터이기도 하다. 2007년 이 회장이 마이바흐를 구입하자 이건희 차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고 이후 재계 총수들이 앞 다퉈 사들이는 계기가 됐다.

그는 지난 20131월 삼성그룹 시무식 행사에 평소 즐겨 타던 마이바흐 62S’ 대신 롤스로이스 팬텀을 타고 와 화제가 됐다. ‘롤스로이스 팬텀 EWB’의 차량 가격은 95700만원이다.

방치된 회장님의 슈퍼 애마

특히 같은 모델명의 차를 수대 이상씩 갖고 있는 것도 이 회장의 독특한 마니아적 기질을 보여준다. 페라리는 19, 포르쉐 911시리즈는 35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911터보라는 모델 이름을 가진 차량이 12대로 가장 많다. 같은 모델이지만 각각의 차량 등록가격이 차이가 나는 것은 연식과 생산량 등에서 차이가 나는 차를 프리미엄을 주고 구입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벤츠 SL65 AMG’6대를 보유하고 있다.

다른 재벌 총수와 달리 공식 업무에 쓰는 차까지 개인 명의로 구입하는 것도 각별한 자동차 사랑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아버지보다 차에 대한 관심이 덜한 것으로 보이는데 국토부 자료에는 이재용 명의로 1억원대 ‘BMW 650i’, ‘BMW X5’, ‘아우디 A8L 4.2 quattro’가 등록돼 있다. 모친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 이름으로는 2억 원대 벤츠와 아우디 등 2대가 있었다. 이 회장에 비해서는 평범한 모습이다.

그러나 정작 자동차광으로 유명한 이 회장이 애지중지해온 고급차들은 주인의 부재로 달리지 못하는 상태.

그가 에버랜드 인근에 삼성화재교통박물관(자동차 박물관)을 만들어 클래식카를 전시해 두고 있기도 하나 124대에 달하는 이건희 회장의 슈퍼 애마들은 이 회장의 와병 후에는 사실상 방치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와병 중이고 회장님자동차이기 때문에 함부로 사용하거나 처분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자세한 건 가족만이 알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