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용 회장, 전 재산 기부...'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이준용 회장, 전 재산 기부...'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 조혜진 기자
  • 승인 2015.08.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녀 상속 대산 통일운동에 전 재산 기부...개인재단 보다 공익 재단 기부 통해 '경제적 기부'실천

▲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이 통일운동을 위한 기금으로 전 재산 2,000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18일 대림산업에 따르면 이 명예회장은 지난 17일 통일운동을 위한 공식 기부금 모집단체인 재단법인 ‘통일과 나눔’(이사장 안병훈)의 통일나눔펀드에 자신의 개인 재산을 전액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대기업 총수(總帥)가 모든 재산을 기부했다.

이준용(77) 대림산업 명예회장이 그 주인공. 이 명예회장은 통일운동을 위한 기금으로 전 재산을 기부했다.

대림산업은 18일 이 명예회장은 조선일보사(방상훈 사장)가 추진하는 통일운동을 위한 공식기부금 보집단체인 재단법인 통일과 나눔(이사장 안병훈)의 '통일나눔펀드'에 개인 재산을 2000억원의 전액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 명예회장의 개인 재산은 대림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을 포함한 대림산업 관련 비공개 주식 등 2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 명예회장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가 내 이름을 걸어서 재단을 새로 만들고 운영해도 된다.그러려면 그게 다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개인 재단보다 공익재단에 기부하기로 결정한데는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84)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에 영향을 받았다.

이미 활동 중인 공익 법인 중에 '좋은 일을 제대로 하는 곳'이 있다면 그곳에 기부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 기부'라는 것,

워런 버핏은 자신의 재산 대부분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부부가 세운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에 기부하기로 약정했다.

버핏 회장은 올해도 28억4000만달러(약 3조4000억원)를 사회에 기부했다. 이 중 75%가량을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에 냈다. 버핏이 2006년부터 기부한 총액은 255억달러(약 30조2000억원)에 이른다.

이 명예회장은 지난해 12월 아내인 한경자 여사 작고한 후에 개인 재산을 사회에 기부키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명예회장은 "집 사람이 나를 추월해 먼저 갈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며 "얼마 안 되지만 내가 원하는 곳에 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후손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통일" "진정으로 후손을 위하는 것은 통일"이라고 했다.

또한 "일반 국민들이 십시일반으로 통일나눔펀드에 작은 정성을 보태는 것을 보고 감동했다"고 했다.

이 명예회장은 대림산업 임직원들도 통일나눔펀드에 동참하도록 권유하겠다고 했다.

이 명예회장은 평소에도 기부를 실천해 왔다. 지난 1995년 대구 지하철 공사현장 폭발사고 때도 피해 복구와 유가족 성금으로 당시 재계에서 가장 많은 20억원을 기탁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지난 1995년 별세한 대림그룹 창업주 고(故) 이재준 전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2세 경영인이면서도 평소 검소한 생활을 몸소 실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명예회장의 전 재산 기부는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는 평가다. 이번 기부로 국내 기부 문화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고 있다.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한국적 정서를 넘어 전 재산을 통일을 위해 쾌척한 데서 재계는 신선한 충격을 받아들이고 있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우리 사회 분위기상 많은 대기업 오너가 개인적인 기부를 드러내고 밝히지 않는데 공개적으로 밝혔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면서 “이 명예회장의 기부를 계기로 우리 사회에서 통 큰 기부를 칭찬하고 격려하는 분위기가 확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은 “이 회장이 2000억원이나 되는 재산을 내놓겠다는데 놀라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라면서 “본인 이름으로 직접 재단을 세울 수도 있는데 통일에 대한 열정으로 통일나눔펀드에 기부하겠다는 것은 대단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이 명예회장의 기부에 찬사를 보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성공한 기업인으로서 평생 이룬 부를 국가와 민족, 미래, 통일을 위해 쾌척했다는 것은 우리 사회 모든 사람에게 울림을 주는 대사건”이라며 “제2, 제3의 이 회장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정말 하기 힘든 일인데 이 명예회장이 훌륭한 결단을 내렸다”며 “다른 일도 아닌 통일에 쾌척한 데 대해 진심으로 존경을 표한다”고 했다.

이석현 국회부의장(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은 “통일은 말로만 얘기해서 되는 게 아니고 이런 희생과 헌신에서 씨앗이 마련된다고 본다”며 “이 회장의 큰 결단이 우리 사회 모든 기업인과 샐러리맨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크게 귀감이 됐다”고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